​국가별 증시 희비…프랑스 '명품'에 웃고 홍콩 '규제'에 울고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강현창 기자
입력 2022-01-02 15:13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코스피가 좀처럼 3000선 안착에 성공하지 못하는 사이 일부 해외 증시는 전인미답의 고지를 밟았고, 어떤 곳은 악재를 고스란히 반영하며 침체했다.

나라별 희비를 가른 것은 주도산업과 규제였다. 코로나19의 수혜주로 꼽히는 명품주가 대거 거래되는 프랑스 증시는 사상 최고 수준으로 올랐지만, 이 시국에 중국 본토발 규제에 일격 당한 홍콩 증시는 10년 만의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1월 2일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MSCI(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 기준 선진국 증시의 수익률은 +20.4%를 기록했다.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한 국가는 프랑스와 미국이다. 프랑스의 대표지수 CAC40는 1년 동안 29.4% 오르며 7000선을 넘었다. 이는 사상 최대 수준이다. 미국의 S&P500도 1년 동안 27.4% 오르며 역사적인 신고가를 연일 기록 중이다.

프랑스 증시의 상승을 주도한 것은 에르메스와 LVMH(루이비통) 같은 명품주다. 에르메스는 1년 동안 74.9% 오르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고 루이비통도 42.2%나 올랐다. 

그 결과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은 올해 610억 달러(약 72조5595억원)의 재산이 늘어나 총 1760억 달러(약 209조3520억원)를 보유해 세계 부자 3위에 오르기도 했다.

명품주는 코로나19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은 대표적인 업종이다. 코로나19뿐만 아니라 물가상승과 실질임금 등락, 소비심리 등 일반적인 경제지표와 따로 움직이는 '저세상' 주식이라는 평가다. 명품 수요층이 탄탄한 덕분이다.

미국은 에너지가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셰일기업 데번에너지가 1년 동안 190.5%나 올랐고 마라톤오일도 148.3% 상승했다. 두 에너지 기업은 S&P500 지수 내 수익률 1~2위를 달성했다. 코로나19 백신으로 수혜가 집중된 모더나보다 수익률이 높다.

미국 셰일기업들의 평균 손익분기점(BEP)은 배럴당 40달러 수준으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의 73달러에 비해 아주 낮다. 여기에 셰일가스 생산의 부산물인 천연가스 가격까지 지난해에만 50% 넘게 상승해 셰일기업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는 설명이다.

반면 홍콩은 우울하다. 홍콩의 대표지수 항셍지수(HSI)는 지난 1년 동안 14.5% 하락했다. MSCI 선진국지수 내에서 유일하게 떨어진 지수다.

홍콩 증시의 부진은 해외상장기업에 대한 중국 정부의 고강도 규제 여파를 반영한 때문이라는 게 증권가의 설명이다. 

HSI 지수 내 대표 기업인 알리바바 그룹은 1년 동안 51.3% 하락하며 반 토막이 났고, 전자상거래 플랫폼 메이투안도 24.4%나 하락했다. 웹서비스 업체 JD닷컴도 24.0%나 떨어지는 등 대형주의 상당수가 중국발 규제에 주가가 떨어졌다.

중국의 규제 강화 기조는 지난 2019년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가 당국의 입김을 '낡은 규제'라고 비판하고 나선 뒤 더 심각해졌다. 이에 중국은 지난 한해 고강도 규제를 쉼 없이 펼쳤다. 138조 시장으로 평가되는 사교육 시장을 한 번에 침몰시키는 수준의 규제를 시행하는 한편 플랫폼과 부동산, 문화, 엔터테인먼트 등 대부분의 업종이 규제강화에 지수 하락을 겪고 있다. 

이런 홍콩증시의 부진은 대만증시의 호황과 비교되고 있다. 

대만의 대표지수 TAIEX는 MSCI 선진국 지수가 아니라 신흥국 지수에 편입된 지수다. 지수의 레벨은 단계가 낮지만 수익률은 월등하다. TAIEX는 지난 한 해 동안 21.4% 올랐다. 

대만의 지수 상승을 이끈 것은 대표업종인 해운주다. 세계 컨테이너 선사 톱10에 대만의 상장 해운사가 3개사(에버그린·양밍·완화이) 포함되어 있다. 이 종목들은 지난 한 해 250~320% 수준의 급등세를 시현했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대부분의 나라에서 금융주가 강세를 보인 가운데 프랑스는 명품, 미국은 에너지 등의 강세가 돋보였다"며 "홍콩은 부진했지만 최근 중국 지도부가 규제 완화와 경기 부양 의지를 보이고 있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