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경제·산업 전망] 돈줄 죄는 美...한국 경제 타격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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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 기자
입력 2021-12-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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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은, 내년초 기준금리 인상 전망

제롬 파월 연준 의장[사진=AFP·연합뉴스]

 
한국 경제가 시험대에 올랐다. 세계 경제를 주도하는 미국이 최근 자산 매입 규모 축소(테이퍼링)를 가속하겠다고 발표했고, 내년에 세 차례 금리인상도 시사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경기부양을 위해 막대한 유동성을 공급해온 미국이 '돈줄 죄기'를 본격화하고 빠르게 금리를 인상할 경우 한국 경제 회복을 저해할 수 있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연준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이틀간 진행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내년 1월부터 본격적인 '돈줄 죄기'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현재 매달 150억 달러인 자산 매입 축소 규모를 내년부터는 300억 달러로 늘려 테이퍼링 마무리 시점을 내년 6월에서 3월로 앞당기기로 했다.

미국이 테이퍼링에 가속페달을 밟는 건 40년 만에 물가가 최악으로 치솟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한국보다 더 적극적으로 돈 풀기에 나선 미국은 최근 들어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다.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6.8% 급등했다. 1982년 6월(7.2%) 이후 39년 5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이다.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는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광범위하게 치솟았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코로나19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시행한 대규모 양적완화 정책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부추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함께 글로벌 공급망 병목현상,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이 맞물린 결과다.

미국의 금리인상도 한국 경제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연준은 이번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0.00~0.25%)는 동결했지만, 내년 최대 세 차례 금리인상을 예고했다. 연준이 공개한 금리 전망 점도표를 보면 FOMC 위원 18명 중 10명이 내년 0.88~1.12% 수준의 금리인상을 예상했다. 5명은 0.63~0.87%를 전망했다.

미국이 본격적으로 '돈줄 죄기'에 들어가면 한국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외국 투자금이 고금리를 찾아 떠나면서 환율은 물론 주식·채권 등 전 금융권의 불안감이 커질 수 있어서다.

문제는 연준이 금리를 언제, 얼마나 올리느냐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시장에 선반영됐다는 것은 "연준이 앞으로 금리를 세 번 더 올린다고 전망하긴 했지만 언제 얼마나 올릴 건지는 발표하지 않았다"며 "연준의 언급이 현실화하면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은 상당히 클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금리인상에 대비해 한국은행이 내년 초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릴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인플레이션, 외부적으로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 가속화가 맞물리면서 금리인상은 지금 한은이 택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선택지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금리인상 속도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현대경제연구원 모두 기준금리 인상 신중론을 거론하고 있다.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금리를 올리면 살아나고 있는 경기를 침체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KDI는 지난달 발표한 '2021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가파른 금리인상이 경기 회복을 지나치게 제약하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일시적 물가 상승을 통화 긴축으로 대응하면 경기 하방 압력이 가중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현대경제연구원 역시 지난달 내놓은 '최근 수입 물가 폭등의 원인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물가안정과 실물경기 회복 모두를 고려하는 신중한 거시경제정책이 추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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