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석재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원장이 몇 년 전부터 찾고 있는 게 있다. 한국형 핵융합발전소 건설을 위해 필요한 추가적인 연구 공간이다. 지난 2018년 8월에 만났을 때도 그는 내게 그 얘기를 한 바 있다. 3년이 흐른 지난 11월 24일 전화 통화했을 때 연구 공간 확보에 진전이 있는지를 물어봤다. 유석재 원장은 “현재 과학기술부와 기획 연구를 하고 있다”라고만 말했다. 뚜렷한 성과가 없다는 걸로 들렸다. 
 

[유석재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원장]

유석재 원장은 추가 연구 공간이 필요한 이유와 관련해 “프랑스에 짓고 있는 ITER(국제 핵융합 실험로) 기술만으로는 한국이 핵융합 발전을 바로 시작할 수 없다. 한국 스스로가 확보해야 할 기술이 있다”라고 말했다. ITER가 내놓을 기술을 갖고 한국형 핵융합발전을 바로 시작할 수 없다. 그 틈을 메꿀 기술을 ‘갭(gap) 기술’이라고 한다. ITER 회원국 각자가 ‘갭 기술’ 연구를 위한 작업을 하고 있다는 것. 유석재 원장은 “한국도 갭 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시설을 서둘러 구축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ITER는 현재 공정률 74.8%를 보이고 있으며, 2035년까지 핵심 데이터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ITER는 핵융합 반응이 계속적으로 일어나게 할 수 있다는 걸 보이는 게 목표다. 유석재 원장은 장작불에 불 피우는 것에 비유해 핵융합 기술 연구를 설명했다. 장작에 불을 붙이려면 처음에 불쏘시개가 필요하다. 불쏘시개가 장작에 불을 붙이고 시간이 지나면 장작은 자기 에너지로 계속 탄다. ITER라는 ‘인공 태양’도 불쏘시개를 갖고 불을 붙여야 하고, 이후 자기 에너지를 갖고 핵융합 반응이 계속 일어나게 만들려고 한다. 유석재 원장은 “ITER에서 핵융합 반응이 계속 일어나면, 그게 인공 태양의 완성이다. 여기까지가 ITER의 목표다. 전기 생산은 직접 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유석재 원장에 따르면 그다음 작업은 전기 생산에 필요한 증기 터빈 발전기를 붙이는 것이다. 그는 “ITER회원국 각각은 2035년부터 핵융합 반응로 건설을 위한 설계에 들어가고 건설공사는 2038년에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10년 정도 공사 기간을 거치면 발전소는 2048년쯤 완공할 수 있고, 이후 2년간 시범 운전을 하게 된다. 그리고 2050년 실제 전기 생산을 하게 된다. 한국도 비슷한 일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여기까지는 ITER 시간표에 따른 작업이다. 그런데 영국 정부와 민간 기업이 핵융합 에너지의 실용화에 뛰어들면서 시장이 요동치고 있는 것이다. 유석재 원장은 ‘핵융합 에너지 개발에 뛰어든 한국 기업이 있느냐’는 질문에 “없다”라고 말했다. 

유석재 원장은 ‘RE100’이라는 게 새로운 국제 상거래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RE100은 신재생에너지(Renewable energy)만을 써서 100% 생산한 제품이라는 걸 가리키는 용어다. 미국 기업 애플은 2030년부터 ‘RE100’을 충족시키는 제품만을 납품받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니 한국 기업이 화석연료를 사용해 만든 전기를 갖고 물건을 생산해봤자, 애플과 같은 기업은 그걸 구매하지 않는다. RE100은 대기업들이 앞다퉈서 채택하고 있다. 2050년 탄소배출 중립은 정치적인 선언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RE100은 구체적으로 한국 기업이 변신해야 하는 이유라고 유석재 원장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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