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성 주중 대사가 25일 중국 베이징에서 중국 외교 실무 사령탑인 양제츠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과 면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국이 한국에 대한 외교적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내년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의 3연임 도전에 앞서 베이징(北京)올림픽 성공 개최를 통해 상승 국면을 마련해야 하지만 미국, 일본 등 주요국이 올림픽 보이콧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다. 

28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장하성 주중 한국대사는 부임 후 처음으로 지난 25일 양제츠(楊潔)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과 개별 면담했다. 이번 일대일 면담은 장 대사가 2019년 4월 부임한 이후 무려 2년 6개월 만에 성사된 것이다. 양 정치국원은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보다 서열이 높은 중국의 외교 사령탑으로 꼽힌다. 올 하반기 들어 양 정치국원이 외국 대사를 따로 만난 것은 한국과 북한 대사뿐이다. 

◆ 베이징올림픽 성공 개최, 종전선언 관여 등 논의된 듯 

양 정치국원은 회담을 통해 장 대사에게 "시진핑(중국 국가주석)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黨) 중앙의 영도 아래 중국 인민은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 건설이라는 새로운 길에 더 고무된 자세로 전진하고 있으며 이는 지역과 세계 발전에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또 "내년 (한·중) 수교 30주년을 기회로 양측이 고위층 교류와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고, 각 영역의 교류 협력을 확대해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새로운 발전을 추진하자"고 말했다. 

이에 장 대사는 양 주임에게 "한국은 한·중 관계 발전을 고도로 중시하며 중국과 함께 양국 수교 30주년 활동을 적극적으로 준비하길 원한다"며 "베이징올림픽의 원만한 성공을 축원한다"고 화답했다. 
  
이번 면담은 중국 정부가 베이징올림픽 성공 개최에 사활을 걸고 있는 가운데 한국 정부에 지지 의사를 확실하게 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한국과 미국이 추진 중인 종전선언이 문안 협의까지 마무리 단계에 들어서면서 중국 정부의 관여 의사를 밝히기 위한 면담으로도 해석된다. 이번 면담에 대해 외교부는 "한·중 관계와 한반도 문제 등 공통 관심사안에 대해 폭넓은 의견 교환이 있었다"며 "구체적인 소통 내용에 대해서는 외교 관례상 답변 드리기 어렵다"고 밝혔다.

◆ 시진핑 3연임 도전...올림픽 성공 개최로 상승국면 마련 

시 국가주석은 내년 가을 20차 당대회를 통해 3연임에 도전한다. 베이징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러야 3연임까지 상승국면을 이어갈 수 있지만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에 이어 일본도 베이징올림픽 동조 가능성을 시사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최근 뉴욕타임스에 "올림픽 참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동맹들과 논의하고 있다"면서 정치적 보이콧 확대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어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도 지난 25일 언론 간담회에서 "현 시점에서 미국 정부의 대응은 발표되지 않은 상태"라며 적절한 시기에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중국은 러시아, 인도 등 우방국들과의 면담을 통해 지지 여론을 확보 중이다. 또 최근에는 한국은 물론 북한과도 연쇄 회동을 진행 중이다. 앞서 양 정치국원은 지난달 28일 리룡남 주중 북한대사와 면담했다. 중국 외교부는 "(양국은) 한반도 사무 등 공동 관심의 문제에 의견을 교환하고, 소통과 협업을 계속 강화하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또 지난 23일에도 쑹타오(宋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리 대사와 추가로 만나 양국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또한 최종 발표가 임박한 '종전선언'과 관련된 논의도 언급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가 종전선언 문안을 놓고 미국과 막바지 협상을 벌이는 가운데 양국 간 최종 문안 협의는 80% 이상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미국과의 협의가 끝나는 대로 북한에 종전선언문 초안을 전달할 예정으로, 북·미와의 협상이 마무리되면 중국과 관련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월 유엔총회에서 종전선언의 주체로 남·북·미·중을 언급한 만큼 중국도 종전선언 조율에 관여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싱하이밍 주한 중국 대사도 최근 종전선언과 관련해 "뭔가 하더라도 중국하고 상의해서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히면서 관여 가능성을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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