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인사] LG전자 사장에 ‘해외통’ 조주완…‘이기는 성장’ 내세운 승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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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선 기자
입력 2021-11-25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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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법인장 시절 3년간 매출 12% 성장…2년간 CSO 맡아 젊은 조직문화 구축

LG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LG전자의 새로운 최고경영자(CEO)로 조주완 사장이 낙점됐다.

25일 LG전자에 따르면, 조 사장은 재직 기간 34년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근무한 ‘글로벌 전략가’다. 해외에서 다양한 시장과 고객 가치를 경험하고 풍부한 이해를 바탕으로 회사의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다. 회사는 “조 사장이 최근 2년간 CSO를 맡으며 '이기는 성장, 성공하는 변화' 철학을 전사적으로 심어왔다”고 소개했다.
 

LG전자 신임 CEO 조주완 사장 [사진=LG전자]

◆글로벌 감각과 사업전략 역량 두루 갖춘 사업가

조 사장은 지난 1987년 금성사로 입사해 해외 주요 시장을 두루 거쳤다. 1996년 독일 뒤셀도르프 지사에서 근무하며 해외사업 역량을 쌓기 시작, 이후 캐나다법인장과 호주법인장을 맡았다.

특히 그가 미국법인장으로 부임한 2014년부터 3년간 미국 시장 매출은 12% 이상 늘었다. 당시 성과를 인정받아 2017년부터는 미국과 캐나다를 관할하는 북미지역대표를 겸임했다. RAC(Residential Air Conditioning·가정용에어컨)사업부장 당시에는 인버터 기술을 적용한 프리미엄 제품을 앞세워 2013년에만 두 자릿수 이상의 매출 성장을 이뤄냈다.

◆시장과 고객 이해도 높아, 결단의 순간에 승부사 면모 발휘
 
조 사장은 사업의 변곡점을 정확하게 포착하고 빠르게 움직이는 ‘승부사’로 통한다. 그가 북미지역대표 재임 당시 글로벌 시장에 본격화 하는 보호무역주의 기조에 선제 대응하고 북미 가전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총 3억6000만 달러를 투자,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세계 최고 수준의 지능형 자율공장 설립을 이끈 일화가 대표적이다.

연면적 7만7000㎡ 규모로 부품 제조-모듈 조립-생산까지 원스톱 통합생산체계를 갖춘 이 공장 덕분에 현재 LG 세탁기는 미국 최고 권위 소비자매체의 성능평가에서 경쟁사를 압도하고 있다. 드럼세탁기와 통돌이세탁기는 1위부터 5위까지 모두 LG전자 제품이다. 미국 내 900달러 이상 프리미엄 드럼세탁기 시장에서도 최고 입지를 자랑한다. 업계는 LG전자 생활가전 사업이 연간 매출에서 올해 처음으로 글로벌 경쟁업체를 제치고 1위 입지를 다질 것으로 전망한다.

◆‘이기는 성장’ 위해 핵심 역량 강화와 미래 준비에 집중

조 사장은 CSO를 맡은 이후 사업에 변곡점이 될 수 있는 메가트렌드를 조기에 포착하고 전략적 사고를 통해 과감하게 사업을 추진해왔다. 세계 3위 자동차부품업체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손잡고 전기차 파워트레인 분야 합작법인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이하 LG마그나)을 설립한 것은 미래 사업의 본질적 경쟁력을 강화하고 성장의 포텐셜을 높이기 위한 대표 사례로 꼽힌다. LG전자는 LG마그나 출범을 기점으로 전장 사업을 △VS사업본부(인포테인먼트) △ZKW(램프) △LG마그나(전기차 파워트레인) 등 3개 포트폴리오로 나눠 육성하고 있다.

이에 따라 조 사장은 신성장 동력인 전장사업 강화와 조직 변화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LG마그나도 이번 인사를 통해 대표이사 CEO인 정원석 상무를 전무로 승진했다. 정 대표는 2019년 말 LG전자 VS사업본부 그린사업담당을 맡으며 전기차 파워트레인 사업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성과를 인정받았다. 향후 조 사장과 유기적으로 성장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LG전자의 또 다른 주력사업인 TV 사업은 하드웨어 경쟁력을 기반으로 한 제조 중심에서 소프트웨어, 콘텐츠와 서비스 역량을 더하며 디바이스뿐 아니라 플랫폼까지 포트폴리오를 넓혀 나가고 있다. LG전자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광고·콘텐츠 데이터 분석 전문업체 알폰소를 인수했고, 올 초부터는 스마트 TV 운영체제인 webOS 플랫폼도 세계 20여 TV 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아주경제 그래픽팀]


◆끊임없이 도전하는 조직문화, 디지털전환 박차 

조 사장은 회사가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려면 구성원들이 변화와 성공을 체감하고 공감할 수 있는 조직문화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CSO로 재임하며 사내벤처, CIC(Company in Company·사내회사), 사내 크라우드 소싱 등 기존에 없던 혁신적인 프로세스를 도입하는 등 젊고 속도감 있는 조직문화를 정착시켜 왔다. 이는 단기 성과보다는 성장의 포텐셜에 비중을 높이 두는 그의 경영 철학과도 궤를 같이한다. 

조 사장은 LG전자 디지털전환의 방향과 목표를 ‘DX for CX(Digital Transformation for Customer eXperience)’로 설정했다. 디지털전환이 고객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며, 더 나아가 LG전자 제품과 서비스를 한번 경험하고 나면 경험하지 않았던 때로 다시 돌아가기 힘든 록인(Lock-in) 효과를 만든다는 생각이다. LG전자는 지난 7월 디지털전환 가속화를 위해 전사 디지털 총괄조직인 CDO(Chief Digital Office), 데이터 기반의 LG 팬덤(Fandom)을 만들기 위한 플랫폼사업센터를 각각 신설한 바 있다.

◆LG, 경영전략부문 및 경영지원부문 신설...LG디스플레이 모바일사업부장 김명규 사장 승진 

한편 ㈜LG는 이날 COO 산하에 미래 신규 사업 발굴과 투자 등을 담당할 경영전략부문과 지주회사 운영 전반 및 경영관리 체계 고도화 역할을 수행할 경영지원부문을 신설했다. 

현재 경영전략팀장인 홍범식 사장이 경영전략부문장을 맡는다. 현 재경팀장(CFO)인 하범종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해 경영지원부문장 역할을 맡아 재경, 법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홍보 등 경영지원 업무를 관장하게 된다.

이날 LG그룹 주요 계열사들도 줄줄이 이사회를 열어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LG화학은 현재 첨단소재사업 본부장을 맡은 남철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LG디스플레이는 김명규 모바일 사업부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29명에 대한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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