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이 비용절감과 코로나19 이후 비대면(언택트) 채널을 강화하면서 보험설계사의 입지가 줄어들고 있다. 여기에 올해부터 시행된 1200%룰과 불완전판매 규제조치 등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기존에 단순한 보험판매사가 아닌 고객의 재무를 설계할 수 있는 역량이 향후 보험설계사의 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보험설계사, 영업 경쟁 격화로 보험사기 유혹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한화손해보험, 삼성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소속 설계사들이 보험사기가 적발 제재를 부과했다.
일각에서는 기존에 단순한 보험판매사가 아닌 고객의 재무를 설계할 수 있는 역량이 향후 보험설계사의 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보험설계사, 영업 경쟁 격화로 보험사기 유혹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한화손해보험, 삼성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소속 설계사들이 보험사기가 적발 제재를 부과했다.
삼성화재의 전 보험설계사는 지난 2017년 10월 입원 첫날 물리치료만 받고 다른 치료를 받지 않았음에도 광주 소재 병원에서 2주간 입원치료를 받은 것처럼 입·퇴원 확인서를 발급받아 제출했다. 이 설계사는 이런 방식으로 보험사 두 곳으로부터 보험금 143만을 챙겼다.
한화손보에서는 전 소속 설계사가 2018년 6월 11~25일 기간 중 실제 입원치료를 받은 사실이 없음에도 모 한방병원에서 가짜 입원확인서와 진료비 영수증 등을 발급받아 제출하는 방식으로 3개 보험사로부터 376만원의 보험금을 받아냈다. 현대해상 전직 설계사는 지난 2015년 12월부터 2017년 4월까지 본인의 고객이 보험금 청구를 하면서 교부한 입·퇴원 증명서, 진단서 등의 내용을 포토샵을 이용해 친인척 및 지인의 인적사항으로 수정한 뒤 위조된 서류와 함께 보험금 청구서를 제출하는 방법으로 총 21회에 걸쳐 보험금 1억4700만원을 수령했다. 이 밖에도 올해에만 보험사기로 금감원에 적발된 보험설계사는 10명이 훌쩍 넘는다.
최근 보험 설계사의 보험사기 적발건수도 늘어나고 있다. 금감원의 보험사기 적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모집종사자(보험설계사)의 보험사기 적발 건수는 1408건으로 2년 새 12.6% 급증했다.
이처럼 보험설계사의 보험사기가 급증하고 있는 데는 설계사 급증과 비대면 채널 확대로 설계사의 보험영업 경쟁이 격화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금감원 금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기준 생명·손해보험 설계사는 28만5499명으로 1년 전(27만7918명)보다 7000명 이상 늘었다. 2010년 이후 꾸준하게 감소하던 보험설계사 수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2019년 6월 말 26만9213명까지 떨어졌던 보험설계사 수는 이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보험설계사 수는 늘었지만, 설계사의 소득은 감소하고 있다. 생명보험협회가 8개 생보사의 1500명 이상 설계사를 조사한 결과 코로나19 1차 유행기(2020년 2월) 직후인 지난해 3월, 4월, 5월의 생명보험 전속설계사의 월평균 소득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6.8%, 4.9%, 6.3% 감소했다. 대면영업 환경 악화에 따른 보험계약 체결 건수 감소가 설계사의 월평균 소득 감소로 이어졌다. 설계사 소득이 감소한 지난해 3~5월 중 1인당 계약체결 건수는 1년 전보다 크게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3월 전속설계사 1인당 계약체결 건수는 3.84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29.3% 급감했다. 지난해 4월과 5월 전속설계사 1인당 계약체결 건수는 각각 3.04건, 3.06건을 기록하며, 전년 같은 기간보다 21.9%, 17.8% 감소했다.
보험사의 대면 채널 비중도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손보협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16개 손보사의 대면채널의 원수보험료는 전년 동기 대비 2.6% 감소한 20조6376억3200만원을 기록했다. 비대면채널인 사이버마케팅(CM)채널의 원수보험료가 같은 기간 23.3% 급증한 것과 대조적이다. 전체 원수보험료 중 대면채널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8년 1분기 90%에서 올해 1분기 85.3%로 5%포인트 가까이 하락했다.
보험사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일자리를 얻지 못한 인구가 보험설계사에 대거 뛰어들면서 보험영업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며 "이 때문에 보험설계사들의 수익이 감소하면서 과거보다 보험사기에 대한 유혹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보험사와 금융당국이 공동으로 보험설계사에 대한 교육을 강화할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대면채널 경쟁력 있어…보험사들, 설계사 역량 키운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주요 보험사와 GA의 우량 설계사 유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대형 GA와 주요 보험사는 최근 한화생명 전속설계사 영입을 추진했다.
한화생명이 소속 설계사를 자회사형 GA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로 이동시키기로 하면서, 이에 반발한 설계사를 흡수하기 위해서다.
미래에셋생명과 현대해상, 신한생명 등 최근 자회사형 GA를 설립하거나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보험사들도 설계사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올 초 미래에셋생명이 설립한 미래에셋금융서비스는 2025년까지 설계사를 포함한 판매조직을 현재 3500명에서 5000명까지 확충하기로 했다.
지난해 8월 출범한 신한생명의 신한금융플러스는 3000여명 수준인 현재 설계사 수를 올해 상반기 내에 4000여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 밖에 현대해상의 자회사형 GA인 마이금융파트너와 하나손해보험의 자회자형 GA인 하나금융파트너도 설계사 확충을 진행하고 있다.
설계사 영입 경쟁이 격화되자 설계사 신규 채용을 진행하는 GA 업체도 나왔다. 리치앤코는 '뉴 리치매니저(New Rich Manager)'를 모집하고 있다. 이번 채용은 기존에 설계사 자격증이 없는 일반인도 대상으로 한다. 리치앤코는 대신 초기 약 2개월의 교육기간 동안에는 교육비 약 200만원을 지원한다. 3개월부터는 최대 400만원까지 정착지원금을 제공하기로 했다. 특히 리치앤코는 이번 채용 요건으로 1990년대 이후 출생자를 대상으로 한정했다. 젊은 층이 중년층보다 보험 신규 교육이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보험사의 한 관계자는 "최근 설계사 숫자는 빠르게 늘고 있지만, 영업 경쟁력을 갖춘 실력 있는 설계사는 한정돼 있다"며 "보험사들이 최근 자회사형 GA를 설립하고 영업조직 확대에 주력하면서, 기존 GA들도 경쟁적으로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GA의 경우 과거에 실력 있는 설계사 영입을 위해 수수료 등 인센티브를 과도하게 약속하기도 했지만, 올해부터 1200%룰이 적용되면서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일부 GA가 설계사 영입보다 자체적으로 신규 설계사 육성에 나섰다는 것은 그만큼 보험시장에서 설계사 확보가 어렵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화손보에서는 전 소속 설계사가 2018년 6월 11~25일 기간 중 실제 입원치료를 받은 사실이 없음에도 모 한방병원에서 가짜 입원확인서와 진료비 영수증 등을 발급받아 제출하는 방식으로 3개 보험사로부터 376만원의 보험금을 받아냈다. 현대해상 전직 설계사는 지난 2015년 12월부터 2017년 4월까지 본인의 고객이 보험금 청구를 하면서 교부한 입·퇴원 증명서, 진단서 등의 내용을 포토샵을 이용해 친인척 및 지인의 인적사항으로 수정한 뒤 위조된 서류와 함께 보험금 청구서를 제출하는 방법으로 총 21회에 걸쳐 보험금 1억4700만원을 수령했다. 이 밖에도 올해에만 보험사기로 금감원에 적발된 보험설계사는 10명이 훌쩍 넘는다.
최근 보험 설계사의 보험사기 적발건수도 늘어나고 있다. 금감원의 보험사기 적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모집종사자(보험설계사)의 보험사기 적발 건수는 1408건으로 2년 새 12.6% 급증했다.
이처럼 보험설계사의 보험사기가 급증하고 있는 데는 설계사 급증과 비대면 채널 확대로 설계사의 보험영업 경쟁이 격화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금감원 금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기준 생명·손해보험 설계사는 28만5499명으로 1년 전(27만7918명)보다 7000명 이상 늘었다. 2010년 이후 꾸준하게 감소하던 보험설계사 수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2019년 6월 말 26만9213명까지 떨어졌던 보험설계사 수는 이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보험설계사 수는 늘었지만, 설계사의 소득은 감소하고 있다. 생명보험협회가 8개 생보사의 1500명 이상 설계사를 조사한 결과 코로나19 1차 유행기(2020년 2월) 직후인 지난해 3월, 4월, 5월의 생명보험 전속설계사의 월평균 소득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6.8%, 4.9%, 6.3% 감소했다. 대면영업 환경 악화에 따른 보험계약 체결 건수 감소가 설계사의 월평균 소득 감소로 이어졌다. 설계사 소득이 감소한 지난해 3~5월 중 1인당 계약체결 건수는 1년 전보다 크게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3월 전속설계사 1인당 계약체결 건수는 3.84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29.3% 급감했다. 지난해 4월과 5월 전속설계사 1인당 계약체결 건수는 각각 3.04건, 3.06건을 기록하며, 전년 같은 기간보다 21.9%, 17.8% 감소했다.
보험사의 대면 채널 비중도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손보협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16개 손보사의 대면채널의 원수보험료는 전년 동기 대비 2.6% 감소한 20조6376억3200만원을 기록했다. 비대면채널인 사이버마케팅(CM)채널의 원수보험료가 같은 기간 23.3% 급증한 것과 대조적이다. 전체 원수보험료 중 대면채널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8년 1분기 90%에서 올해 1분기 85.3%로 5%포인트 가까이 하락했다.
보험사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일자리를 얻지 못한 인구가 보험설계사에 대거 뛰어들면서 보험영업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며 "이 때문에 보험설계사들의 수익이 감소하면서 과거보다 보험사기에 대한 유혹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보험사와 금융당국이 공동으로 보험설계사에 대한 교육을 강화할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대면채널 경쟁력 있어…보험사들, 설계사 역량 키운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주요 보험사와 GA의 우량 설계사 유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대형 GA와 주요 보험사는 최근 한화생명 전속설계사 영입을 추진했다.
한화생명이 소속 설계사를 자회사형 GA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로 이동시키기로 하면서, 이에 반발한 설계사를 흡수하기 위해서다.
미래에셋생명과 현대해상, 신한생명 등 최근 자회사형 GA를 설립하거나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보험사들도 설계사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올 초 미래에셋생명이 설립한 미래에셋금융서비스는 2025년까지 설계사를 포함한 판매조직을 현재 3500명에서 5000명까지 확충하기로 했다.
지난해 8월 출범한 신한생명의 신한금융플러스는 3000여명 수준인 현재 설계사 수를 올해 상반기 내에 4000여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 밖에 현대해상의 자회사형 GA인 마이금융파트너와 하나손해보험의 자회자형 GA인 하나금융파트너도 설계사 확충을 진행하고 있다.
설계사 영입 경쟁이 격화되자 설계사 신규 채용을 진행하는 GA 업체도 나왔다. 리치앤코는 '뉴 리치매니저(New Rich Manager)'를 모집하고 있다. 이번 채용은 기존에 설계사 자격증이 없는 일반인도 대상으로 한다. 리치앤코는 대신 초기 약 2개월의 교육기간 동안에는 교육비 약 200만원을 지원한다. 3개월부터는 최대 400만원까지 정착지원금을 제공하기로 했다. 특히 리치앤코는 이번 채용 요건으로 1990년대 이후 출생자를 대상으로 한정했다. 젊은 층이 중년층보다 보험 신규 교육이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보험사의 한 관계자는 "최근 설계사 숫자는 빠르게 늘고 있지만, 영업 경쟁력을 갖춘 실력 있는 설계사는 한정돼 있다"며 "보험사들이 최근 자회사형 GA를 설립하고 영업조직 확대에 주력하면서, 기존 GA들도 경쟁적으로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GA의 경우 과거에 실력 있는 설계사 영입을 위해 수수료 등 인센티브를 과도하게 약속하기도 했지만, 올해부터 1200%룰이 적용되면서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일부 GA가 설계사 영입보다 자체적으로 신규 설계사 육성에 나섰다는 것은 그만큼 보험시장에서 설계사 확보가 어렵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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