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사모펀드 운용사 IMM 프라이빗 에쿼티(이하 IMM)와 조창걸 한샘 명예회장 및 그의 특수관계자 사이에서 주식매매체결(SPA)은 목표로 했던 9월 말을 지났으나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한샘 오너의 지분 매각 과정은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이번 M&A의 '알파이자 오메가'였던 최양하 한샘그룹 전 회장과 관련한 비가격적 요소, 높은 인수 가격 등으로 협상 과정에서 잡음이 상당했다.
IMM은 한샘 오너 일가의 까다로운 요구를 상당부분 맞춰준 유일한 인수자였다. 주당 23~25만원 수준의 가격(인수대금 기준 약 1조5000억원)에도 합의했다. IMM은 블라인드펀드 로즈골드4호를 통해 약 4500억원, 인수금융으로 약 8000억원, 전략적투자자(SI)인 롯데쇼핑을 통해 약 3000억원의 자금을 마련할 계획을 세웠다.
증권사가 인수금융을 해 줄 때는 주택담보대출처럼 LTV(담보가치에 따른 대출금 비율)가 주요 기준이 된다.
상장사인 한샘의 주가는 담보가치와 직결된다. 현재 한샘의 주가 및 시가총액(10만7000원 기준 시가총액 약 2조5000억원)과 IMM이 보유하게 될 한샘의 지분 기준(37.77%, 자사주 미고려 시)으로 LTV 비율은 84%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인정되는 LTV 비율이 대략 50%임을 고려할 때 이번 LTV비율은 꽤나 높은 상태"라면서 "아무리 공격적인 한투라고 해도 이 정도의 인수금융을 제공한다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IMM이 한샘을 고가로 인수할 때부터 난항이 예상됐는데 주가도 떨어지고 있어 문제가 더 커졌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샘의 주가가 추가로 떨어진다면 인수는 더욱 어려워진다. 주가 하락으로 LTV 비율이 오르게 된다면 조달할 수 있는 인수금융이 줄어들게 된다. 그렇다고 나머지 카드도 여의치 않다. 전략적 투자자는 이미 구했고, 블라인드 펀드도 통상적으로 용인되는 활용 비율을 최대한 끌어다 쓸 예정이다. 인수 막바지에 프로젝트 펀드를 만들기도 쉽지 않다.
남은 것은 인수 가격을 조정하거나 주가가 회복되는 것 뿐이다. 인수 가격이 조정된다면 이번 딜이 원만하게 진행됐지 않았다는 반증이 된다. 만약 진행이 원활했다면 정해진 기간에 양측이 계약서에 서명을 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주가 회복을 기대하기에는 주식시장 전반적으로 미국의 부채비율, 예산안 통과, 원자재가 급등, 중국발 이슈 등 악재가 산적한 상태다.
한샘 내부 상황도 이번 M&A에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다. 강승수 한샘 회장 등 사내이사 5명은 2대 주주인 테톤 캐피탈 파트너스로부터 '최대주주 보유 주식 매각 관련 이사의 위법행위 유지 가처분' 신청을 받은 상태다. 가처분은 '위 5인은 한샘이 보유한 인허가, 자산, 지적재산권 및 주요 계약들에 관한 자료의 제공 등 매각조건 가격 등을 정하기 위한 기업 실사에 협력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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