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캐스퍼'로 19년 만에 경차 시장에 진입했다. 기존에는 없던 차급으로 실용성을 강조하는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족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의 전략은 적중했다. 수치로 증명된다. 지난달 14일 사전 계약 첫날에만 1만8940대를 기록하며 내연기관차 중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현재 2만5000대를 넘어서는 예약이 이뤄지며 올해 생산 판매목표인 1만2000대도 훌쩍 넘어섰다. 이 같은 캐스퍼의 흥행 이유를 지난달 27일 경기 용인에 위치한 '캐스퍼 스튜디오'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캐스퍼는 외관부터 기존 경차와는 달랐다. 작은 차체지만 볼륨감을 강조해 SUV 특유의 느낌이 물씬 풍겼다. 전면부에 있는 원형 발광다이오드(LED) 주행등은 크게 뜬 눈을 연상시켜 귀여웠다. 전면에 넓게 배치된 파라메트릭 패턴 그릴과 그 아래 스키드플레이트가 스포티한 느낌을 줬다.

측면에서 바라봤을 때는 165㎝인 기자의 눈높이에 얼추 맞을 정도로 생각보다 전고가 높았다. 후면 램프에도 파라메트릭 패턴을 적용해 포인트를 줬다. 캐스퍼는 전고 1575㎜, 전장 3595㎜, 휠베이스 2400㎜, 전폭 1595㎜다.

실내는 생각보다 널찍했다. 답답할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탁 트인 창문이 개방감을 선사했다. 운전석에 앉자 전고가 높아 머리 위쪽도 공간이 남았다. 다른 차량에 탄 남성들도 무리없이 앉아 있었다. 2열에 앉았을 때도 무릎 앞이 1열에 닿지 않을 정도로 공간이 확보됐다. 처음 트렁크를 봤을 때는 다소 좁다고 생각했지만 2열 시트를 앞으로 최대한 밀면 301ℓ의 적재공간이 확보됐다. 운전석과 동승석이 완전히 접히는 '1, 2열 풀폴딩'을 하면 성인이 누울 정도의 긴 공간도 만들어졌다. 

이날 시승은 캐스퍼 스튜디오에서 출발해 경부고속도로, 평택제천고속도로를 지나 지방도 제23호선을 통해 다시 출발지로 돌아오는 왕복 60㎞가량의 코스였다. 

주행 성능은 만족스러웠다. 브레이크는 크게 예민하지 않고 적절했다. 고속도로에서 엑셀을 밟아보자 다소 느리게 반응하기는 했지만 무리 없이 속도가 올라갔다. 스포츠 모드를 사용하면 조금 더 경쾌한 주행이 가능했다. 스노·샌드·머드 등 험로 주행 모드 등도 있었다. 에코모드는 없다. 다만 경차 특성상 노면소음이나 풍절음, 어느 정도의 진동은 내부로 들어왔다. 

인상 깊었던 것은 운전자 보조 기능이다. 기존 현대차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을 사용하자 자동차가 알아서 앞차와의 간격을 조절하며 운전을 도왔다. 현대차는 경차의 취약점으로 꼽히는 안전문제 해결에도 특히 신경썼다. 전방 충돌방지 보조, 차로 이탈방지 보조, 전방차량 출발 알림 등 각종 안전 사양을 전 트림에 기본 적용한 이유다. 또한 센터 사이드 에어백을 포함한 7개 에어백을 탑재했다. 

이날 시승모델은 '캐스퍼 액티브' 인스퍼레이션 트림(등급)이다. 1.0 터보 엔진과 최고 출력 100마력, 최대 토크 17.5㎏f·m의 동력 성능을 갖췄다. 복합연비는 12.8㎞/ℓ다. 실제 주행에서는 13.8㎞/ℓ를 기록했다.

최상위 트림인 인스퍼레이션 트림(1870만원)에 각종 옵션을 더하면 2000만원대가 되는 가격은 아쉽다. 하지만 상위트림을 선택하고 에어매트, 캠핑트렁크 등 옵션을 활용하면 '차박'을 즐기거나 나만의 공간으로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캐스퍼는 귀여운 외관 디자인과 용도에 따라 조절할 수 있는 실내 등, 가성비보다는 자기만족을 추구하는 요즘 소비 트렌드에 최적화된 자동차다.
 

현대자동차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캐스퍼' 주행 모습.[사진=현대자동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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