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창업가들이 프랜차이즈 가맹점과 같은 생계형 창업에 몰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환갑을 넘긴 나이에 회사를 세우는 ‘시니어 창업’이 급증하고 있다. 100세 시대를 맞아 은퇴 후 창업을 통해 인생 제2막을 열려는 움직임이다. 하지만 제대로 된 창업 교육 없이 벼락치기로 준비하다 보니 대부분은 프랜차이즈 창업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한 집 건너 한 집이 치킨집이나 편의점, 커피숍이 된 이유다. 더 큰 문제는 이처럼 창업률이 높은 업종이 폐업률도 높다는 점이다. 이런 부작용을 막기 위해서는 시니어 창업에 대한 정부의 교육과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창업기업 148만4667개 중 60세 이상 고령층이 대표인 기업은 24만438개로 전체의 16.1%를 차지했다. 최근 몇 년간 추이를 봐도 시니어 창업률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창업기업 수는 2016년 대비 19% 증가한 반면 60세 이상의 창업기업 수는 96.3% 늘었다. 4년 사이 시니어 창업이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같은 기간 같은 기간 30대와 40대의 창업기업 수는 각각 7.6%, 6.5% 느는 데 그쳤다.

시니어 창업자는 대부분 음식업‧숙박업 등 서비스업을 택했다. 지난해 60세 이상이 설립한 창업기업 24만438개 중 서비스업은 21만648개로 무려 87%의 비중을 차지했다. 소상공인의 평균 창업 준비 기간이 10개월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비교적 짧은 기간 안에 적은 비용으로 떠밀리듯 창업하다 보니 진입 장벽이 낮은 ‘생계형 창업’에 몰린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생계형 업종은 상대적으로 손쉽게 창업하는 만큼 폐업률도 높다. 특히 시니어 창업자가 가장 많이 뛰어드는 음식업종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무더기로 폐업했다. 실제로 지난해 60세 이상 폐업자 수는 19만9046명에 달했다. 한 해 동안 발생한 창업과 폐업 수를 단순 비교하면 60세 이상 시니어 창업자 약 24만438명 중 19만9046만명, 즉 6명 중 5명이 폐업에 내몰린 셈이다.

시니어 창업가들의 생존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생계형 창업이 아닌 기술형 창업(제조업, 정보통신·전문과학, 사업서비스, 교육·보건 등)에 대한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니어 창업가들은 이미 인생 1막을 거쳐오며 특정 분야에서 기술과 경험, 인맥 등을 쌓았기 때문에 외부의 도움과 자원을 활용한다면 기술형 창업이 유리하다는 평가다.

하지만 현재 정부의 창업 교육과 지원 정책은 청년층에만 집중돼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1조5179억원을 들여 194개 창업 지원 사업을 실시하고 있지만 대부분은 만 19~39세 청년층이 대상이다. 멘토링‧컨설팅 분야에서는 총 19건의 사업 중 1건만이 시니어 전용 지원 사업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창업교육 분야에서는 15건의 사업 중 시니어 전용이 단 1건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의 창업 지원 사업 전담 기관인 창업진흥원 관계자는 “정부 정책이 청년층의 일자리 창출을 목적으로 하다 보니 청년들의 창업을 우대해서 지원한 건 사실”이라면서도 “대부분의 창업 지원 사업은 모든 연령층에 제한 없이 열려 있다”고 설명했다. 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는 “청년들이 일자리를 구하기 쉽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긴 했다”면서도 “어느 세대나 창업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특정 연령대에 지원 사업을 집중하진 않는다”고 부연했다.

이와 달리 전문가들은 시니어만을 위한 전용 창업 지원 정책이 보다 확대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창업경영연구원장인 김진수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인구 구성비상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50대 중후반~60대 초반 베이비붐 세대는 100세 시대를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들이 제2의 경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맞춤 창업 지원이 필요한데 중기부의 사업은 최소한의 형태로 운영되고 있어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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