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텔 110조 베팅·中 반도체 굴기…삼성전자만 ‘고군분투’

석유선 기자입력 : 2021-09-09 00:09
글로벌 반도체 패권 글로벌 경쟁 심화…"우리 정부, 전방위 지원 없어 아쉽다"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패권 경쟁 틈바구니 속에서 오는 2030년 반도체 세계 1위를 공언한 삼성전자가 고군분투하고 있다. 인텔이 차량용 반도체 수요가 높은 유럽에 대규모 투자를 예고하면서 위기감은 한층 고조되고 있다. 여기다 중국 정부의 과감한 지원을 등에 업은 SMIC도 잇달아 투자 계획을 밝히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의 복귀로 반도체 관련 투자가 속도를 내고 있지만, 우리 정부도 보다 과감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텔, 파운드리 투자 이어 유럽까지 '과감한 투자'

8일 외신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최대 950억 달러(약 110조3000억원)를 투자해 유럽에 반도체 제조시설 투자에 나선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7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오토쇼에서 “유럽의 새로운 부지에 최소한 두 개의 새로운 첨단 반도체 공장을 세울 계획”이라며 “이번 총투자는 약 10년에 걸쳐 950억 달러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미중 패권 경쟁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그러면서 “반도체 수요가 계속되는 새로운 시대를 맞아 대담한 사고방식이 필요하다”며 “공장 신설 계획은 더 확대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반도체 공급 부족의 최대 피해자인 자동차 업계를 위해 아일랜드 공장의 제조 역량을 차량용 반도체 부문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인텔은 밝혔다. 앞서 겔싱어 CEO는 지난 2월 인텔 사장 취임 후 진행된 첫 대면 기조연설에서 2020년대 말까지 차량용 반도체 시장이 두 배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프리미엄 자동차의 경우 재료비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율이 2019년 4%에서 향후 20% 이상으로 치솟을 것으로 전망했다.

인텔의 이번 유럽 투자 계획은 지난 3월 200억 달러를 들여 미국 애리조나주에 공장 두 곳을 신설하고 뉴멕시코주 공장에 35억 달러를 투자해 증설하겠다고 공언한 이후 불과 반년 만이다. 올 들어 파운드리 사업에 재진출을 선언한 겔싱어 CEO는 최근 미국과 유럽의 정상들과 잇따라 만나 각국 정부의 반도체 보조금 확보를 위한 로비에 나서기도 했다.

이에 질세라, 중국 최대 파운드리 기업인 중신궈지(SMIC)도 올 들어 대규모 투자계획을 잇달아 발표하며 몸집을 불리고 있다. 중국 정부의 전폭적 지원을 등에 업고 미국에 과감히 맞서는 '반도체 굴기'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SMIC는 최근 상하이에 10조원 규모의 파운드리 공장을 신설하기로 했다. 이 공장은 SMIC의 현 주력 공정인 28나노미터(10억 분의 1m) 이상 제품 생산을 목표로 한다. 앞서 SMIC는 지난 3월과 8월에도 선전과 베이징에 각각 2조6000억원과 9조원을 들여 지방정부와 합작해 반도체 공장을 짓는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를 감안하면 올해 SMIC의 투자 규모는 20조원이 훌쩍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韓 정부, 삼성전자만 의지...보다 적극적 지원 필요"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와 인텔과 SMIC 등이 반도체 생산 역량을 대폭 확대하기로 하면서 삼성전자의 향후 투자 계획도 숨 가쁜 모습이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이 부회장 복귀 이후 지난달 24일 향후 3년간 240조원 투자 계획을 밝힌 것을 계기로 반도체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170억 달러(약 20조원) 규모의 미국 파운드리 부지 선정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최종 부지가 어디로 결정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파운드리 추가 공장이 결정되면 내년 하반기 착공, 오는 2024년 하반기 생산이 이뤄질 수 있다.

삼성전자는 미 파운드리 투자 확정은 물론 평택 신규 반도체 팹인 ‘P3’에 첨단 파운드리 라인을 설치하며 신규 물량 확보에 주력할 계획이다. 평택 P3라인은 2022년 하반기 완공 예정이다. 시운전 기간 등을 고려해도 2023년이면 생산이 가능하다. 삼성전자가 대규모 투자와 준공 계획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정부의 마땅한 지원 사격이 없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이 반도체 패권을 잡기 위해 기업에 규제 개선과 세제 지원, 매칭 투자 등을 펼치고 있다”며 “반면 우리 정부는 삼성전자의 투자 계획에만 의지하고 있어 보다 과감하고 종합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 전경 [사진=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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