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방송통신발전기금 징수보다 집행에 신경쓸 때

신승훈 기자입력 : 2021-08-28 13:59
오는 10월로 예정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정감사에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포털·복수채널사업자(MPP)에 대한 방송통신발전기금(이하 방발기금) 징수’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방발기금은 지상파, 종편, 보도PP, SO(종합유선방송사업자), 위성방송, 인터넷TV(IPTV), 홈쇼핑사 등이 ‘방송광고 매출액에 최종 징수율을 곱한 값’만큼 징수금액을 내고 있다. SBS는 가장 많은 분담금(122억원)을 낸 방송국으로 이름을 올렸고, MBC(88억원), KBS(65억원)가 뒤를 이었다.

OTT와 포털, MPP 사업자에도 방발기금을 징수해야 한다는 논리에는 현행 기금 제도가 시장 구조의 변화와 경쟁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OTT, 포털, MPP의 성장으로 기존 레거시 미디어 광고시장이 위축됐고, 결국 방발기금이 쪼그라들고 있으니 곳간을 채워줄 새로운 사업자를 찾아보자는 것이다.

국회가 방발기금 확대를 밀어붙이고 있지만, 정부는 신중한 모습이다. 분담금 징수는 조세 외에 금전지급 의무이기 때문에 법적 정당성과 해외 사업자에 대한 집행 실효성 등을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서 방발기금 징수에 대해 “현실적인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면서 “정책 추진은 현재 상황을 보고 어떤 방식으로 추진하는 것이 적합한지 구체적인 방안을 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공론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방발기금은 방송통신발전 기본법 제26조(기금의 용도)에 따라 방송통신에 관한 연구개발 사업, 인력 양성 사업, 시청자와 이용자의 피해구제, 권익증진 사업, 해외 한국어 방송 지원, 남북교류·협력 지원 등 16개 사업에 쓰인다.

이런 가운데 양향자 의원이 정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기기 사용요금이나 구입 보조금을 지원하는 사업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정부는 방발기금으로 전화 통화가 어려운 청각·언어장애인의 의사소통을 지원하는 ‘손말이음센터’를 운영 중이다. 센터 운영비는 연간 17억9000만원으로 올해 방발기금 전체 예산인 1조4418억원의 0.12%에 불과했다.

양 의원은 방발기금 사용 용도에 국민기초생활수급자, 장애인, 한부모가족 등에 대한 통신기기 구입비용, 이용요금 지원을 담은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현재 과방위에서 계류 중이다. 정부와 국회는 방발기금을 거둬들이는데 골몰하기보다는 방발기금의 쓰임을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할 때다. 
 

IT모바일부 신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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