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명품족이 온다] 64조 온라인 플렉스 장 '활짝'···명품플랫폼 '가성비'로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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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경 기자
입력 2021-08-28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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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온라인 명품시장이 코로나19 이후 사상 최대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 과거 오프라인 구매에 치중됐던 명품시장이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까지 확장되며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만들어낸 것이다. 이에 명품 거래 전문 온라인 플랫폼 기업들도 매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유통 단계에서의 거품을 확 줄이며 합리적인 가격을 제안해 MZ세대(1980년~2000년대 초 출생)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 "오픈런 없이 당일배송" MZ 주도 명품 온라인시장 폭풍 성장
28일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명품시장 규모는 1조5957억원으로 전년(1조4370억원) 대비 10.9% 성장했다. 5년 전인 2015년(1조455억원)과 비교하면 52%나 커졌다.

온라인 명품시장 성장을 주도한 건 MZ세대다. 이들에게 명품 소비는 단순 소비를 넘어 투자 대상이다. 당근마켓, 번개장터 등 중고거래 플랫폼을 이용해 명품을 되팔 수 있기에 재테크 목적으로 구매하는 사람도 많다. 한정판이나 소장가치가 있는 제품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비즈니스도 성장세다.

명품 플랫폼 캐치패션에 따르면 온라인 럭셔리몰은 25~34세(56.9%), 35~44세(29.7%) 등 밀레니얼세대가 주를 이뤘다. 무엇보다 플랫폼에 많이 방문한 연령대는 25~34세에 이어 15~24세로 Z세대의 방문 비중이 두 번째로 높게 나온 것이 주목할 만하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MZ세대는 ‘자본주의 키즈’라고도 불릴 정도로 어릴 때부터 자본주의 요소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돈과 소비에 편견이 없고 욕망에 솔직하다. 이들은 소비를 통해 행복을 추구하는 것에 주저하지 않는 성향을 가지고 있어 럭셔리 소비에도 거리낌이 없다"면서 "온라인 명품 시장이 코로나19로 가속화된 경향은 있으나 이는 온라인 중심 경제 시대에 예견된 변화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코로나19의 진정과 관계없이 럭셔리 소비에 대한 관심과 소비 활동은 계속 증가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 '골리앗 꺾은 다윗' 명품 쇼핑 플랫폼 가성비로 시장 주도

[사진=발란·머스트잇·트렌비·캐치패션]


온라인 명품 시장에서 단연 눈에 띄는 건 명품 전문 플랫폼을 운영하는 스타트업들이다. 이들은 그간 명품 시장에서 볼 수 없었던 할인 제공을 비롯해 전자상거래를 활용한 가성비(가격 대비 높은 성능) 트렌드를 대거 선보이며 대형 유통사들의 플랫폼들과는 차별점을 뒀다. 플랫폼 소비자들은 명품을 사기 위해 오프라인 매장 앞에서 오프런을 할 필요도 없다. 클릭 한 번으로 문 앞까지 안전하게 당일배송으로 상품을 받아볼 수 있다.

그 결과 이들 기업은 투자 유치와 실적 상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시장에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9년 서비스를 시작한 캐치패션은 최근 210억원 규모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하며 서비스 출시 3년 만에 누적 투자액만 총 380억원에 달하며 사세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스마일벤처스가 운영하는 캐치패션은 정보통신기술(ICT) 경쟁력을 기반으로 350만의 전 세계 공식 명품을 비교 검색하는 온라인 명품 전문 플랫폼이다. 메타서치 서비스를 갖추고 결제까지 한 곳에서 해결할 수 있다.

명품 전문 플랫폼 업계 1위인 머스트잇도 연평균 80% 넘게 성장하며 업계에서는 유일하게 10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2018년 950억원이던 이 업체의 거래액은 이듬해 1500억원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거래액이 전년보다 66% 성장한 2500억원을 기록했다. 

트렌비는 '진짜 명품'을 내세우며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는 중이다. 가품 유통 시 200% 보상 정책으로 정품 인증이 중요한 소비자들의 욕구를 채워주고 있다.

2017년 문을 연 트렌비의 경우 약 4년 만에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가 450만명, 월 거래액 150억원을 달성했다. 트렌비의 강점은 한국을 포함한 세계 각지 판매처에서 최저가를 찾아주는 검색엔진 ‘트렌봇’이다. 해외 6개 지역에 자회사를 설립해 물류센터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 "에르메스부터 롤렉스까지" 다양한 명품 라인업···정품 입증은 한계

[사진=트렌비]


온라인 명품시장이 커지면서 명품 전문 플랫폼들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미래시장 선점을 위해 카카오, 네이버, 롯데 등 대기업들까지도 대거 럭셔리 판매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있어서다. 이에 명품 전문 플랫폼들은 상품 카테고리를 빠르게 확장하며 맞서고 있다. 실제 이들은 오프라인 매장에선 쉽게 만나볼 수 없는 에르메스, 샤넬, 고야드 등 다양한 명품 브랜드를 확보하고 있다는 강점이 있다. 현재 캐치패션에는 1만5000여개, 머스트잇은 1300여개, 발란은 800여개의 명품브랜드가 입점해 있는 상태다.

여기에 더해 각 사는 올해 모두 명품 외 리빙, 키즈, 골프웨어, 뷰티 카테고리를 신규 추가해 소비자 유입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라 앞으로의 실적 성장이 더욱 기대되고 있다. ‘발란’은 가을 시즌 뷰티를 시작으로 주얼리, 시계, 라이프스타일 순으로 카테고리를 확대한다. 회사는 신규 카테고리 섹션이 본격 가동되는 11월부터 월 거래액이 종전 대비 약 두 배 늘어난 400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트렌비’는 최근 뷰티와 리빙 카테고리를 추가하고 올 매출 목표를 전년 대비 2.5배 신장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외에도 캐치패션은 리빙, 라이프스타일, 펫용품 등을 통합 구성한 리빙관을 론칭한다. 머스트잇은 1030 남성 중심에서 3040, 여성 고객 확보를 위해 올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골프·레저, 뷰티, 리빙, 테크까지 점진적으로 카테고리를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정·가품 여부에 대한 사례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성장 한계로 꼽힌다. 해외의 명품 부티크나 온라인 플랫폼, 병행 수입 업체 등을 활용해 물건을 떼오다 보니 유통 과정에서 가품이 섞일 가능성이 남아 있어서다. 한 명품 업계 관계자는 “병행 수입이 불법은 아니지만, 수입 과정들이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아 어떤 유통 경로를 통해 소비자에게 전달됐는지 명확히 밝히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면서도 “업체들도 이런 소비자들의 우려를 파악해 가품 확인을 위한 노력과 함께 200% 환불·보상 정책을 내놓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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