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변동성, 반도체 쇼크까지… 불안한 한국 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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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모·이재빈 기자
입력 2021-08-1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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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년 3월 이후 첫 7거래일 하락 조정 나와

  • 외국인 7조 기관 1.4조 매도 폭탄 이어져

  • 일주일새 삼전·SK하이닉스서 50조 증발

  • 전문가 "당분간 코스피 박스권 등락 예상"

  • 美 테이퍼링 좌우할 잭슨홀 미팅에 주목

[사진=연합뉴스]



코스피지수가 7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3170포인트 선으로 밀렸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발표 시기인 지난해 3월 중순에 기록한 7거래일 하락세 이후 가장 긴 조정기간이다. 지난 한 주간 개인들은 9조원에 가까운 주식을 순매수하며 지수 방어에 나섰지만, 외국인은 7조원을 던졌으며 기관 역시 1조4000억원을 순매도했다.

경기 피크아웃(정점을 찍은 후 하락) 우려와 미국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4분기 D램(RAM)가격 하락 우려로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한 매도세가 진정되지 않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경기 하락 우려와 반도체 업종에 대한 불신감을 여전히 국내 증시를 위태롭게 하는 요인으로 지적하고, 증시 조정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9~13일) 코스피 지수는 5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99.07포인트(3.02%) 내린 3171.29로 장을 마쳤다. 개인이 8조9116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하락을 방어 했으나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7조454억원, 1조4421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피 급락의 가장 큰 이유는 외국계 증권사가 반도체 업황 하락을 이유로 국내 주요 반도체 기업에 대해 매도 리포트를 잇달아 발간하면서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와 경쟁사의 투자 확대, 개발도상국의 반도체 패권경쟁 참전 등에 따른 경쟁 심화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9일부터 13일까지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식 약 7조6915억원을 순매도했다. 종목별로는 삼성전자가 5조6738억원, SK하이닉스가 2조177억원 규모다.

한 주간 대규모 순매도가 이어지면서 양사의 시가총액은 50조원 이상 급락했다. 전주 8만1500원으로 마감했던 삼성전자 종가는 지난 13일 7만4400원으로 일주일 새 8.71%(7100원) 떨어졌다. 시가총액은 486조5372억원에서 444조1518억원으로 42조3854억원이 증발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 주가는 11만8000원에서 10만1500원으로 13.9%(1만6500원) 하락, 시가총액이 85조9042억원에서 73조8922억원으로 12조120억원 하락했다.

외국계 증권사 CLSA는 지난 9일(현지시간) 발간한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언더퍼폼(비중 축소)로 변경하면서 목표주가를 각각 11만원에서 8만6000원, 17만2000원에서 12만3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PC와 스마트폰 OEM 업체 등 반도체 주요 수요층이 재고 축적을 완화하면서 수요와 공급 간 불균형이 발생하기 시작했다는 이유에서다.

모건스탠리도 반도체 업황에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며 비중 축소를 주문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11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목표주가를 일제히 하향했다. 종목별로는 삼성전자를 9만8000원에서 8만9000원으로, SK하이닉스를 15만6000원에서 8만원으로 조정했다.

국내 증권사들도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12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DRAM 가격이 오는 4분기부터 6개월간 15% 하락한다고 가정하면 SK하이닉스의 2022년 영업이익 추정치는 종전 대비 25% 하향 조정된다”며 “목표주가를 16만5000원에서 13만원으로 하향한다”고 설명했다.

경기 피크아웃 논란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테이퍼링에 대한 우려도 국내 증시를 뒤흔드는 요인이다. 연준은 오는 26~28일 잭슨홀 미팅을 연다. 연준을 비롯해 40여개국 중앙은행 총재와 경제학자 등이 참석하는 이벤트로, 테이퍼링 시기가 언급될 것으로 예상돼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하반기 경제지표가 상반기 대비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위험자산 선호현상도 자연스럽게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과 미국 모두 소매판매와 산업생산 증가율이 반락하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는 지속될 공산이 크다”면서 “이번 주에 있을 미국과 중국의 경제지표 발표는 경기 피크아웃 논란을 재차 확대시킬 수 있는 이벤트”라고 말했다. 이어 “논란이 일단락되기 위해서는 향후 발표될 경제지표 수준에 대한 투자자들의 눈높이가 충분히 조정돼야 하지만 아직까지는 여전히 조정 과정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의 의미 있는 상승 시도를 위해서는 연준이 서둘러 테이퍼링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불식돼야 한다”며 “분기점이 될 수 있는 잭슨홀 미팅 전까지 코스피의 박스권 등락을 감안한 트레이딩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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