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도 따상 실패, 크래프톤은?..."공모가 밑돌 가능성 열어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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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은 기자
입력 2021-08-09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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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작 게임이 변수?..."중국발 규제가 걸림돌 될 것"

손현일 크래프톤 인도법인 대표 [사진=크래프톤 제공]
 

하반기 기업공개(IPO) 대어로 꼽힌 카카오뱅크가 상장 첫날 예상보다 부진한 주가로 마감하면서, 오는 10일 증시에 입성하는 크래프톤 역시 기대치를 밑도는 주가 흐름이 예상된다. 일각에선 공모가 하회 가능성까지도 열어둬야 한다며 보수적인 관점을 제시했다. 
 
"상장 초반, 공모가 밑돌 가능성 열어둬야"
8일 금융투자업계 견해를 종합하면 오는 10일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앞둔 크래프톤은 상장 초기 주가가 공모가 주위를 횡보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기관 수요예측, 일반청약에 이어 우리사주조합 청약까지 저조한 결과를 나타내면서 공모가 고평가 인식이 굳어진 데다, IPO 시장 분위기가 지난 상반기만 못하다는 지적이다. 

크래프톤의 우리사주 청약률은 20.3%에 불과하다. 실권주 137만9321주가 발생했다. 카카오뱅크(97.4%), SK바이오사이언스(97.8%) 등에 크게 못 미치는 기록이다. 앞서 2~3일 일반청약 결과도 증거금 5조358억원, 경쟁률 7.79대1 등으로 저조하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크래프톤의 상장 초 주가는 공모가 전후로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단기적으론 공모가를 하회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앞서 상장한 카뱅의 경우 청약 경쟁률이 높았고 공모가도 규제당국 눈높이에 상당히 맞췄음에도 시초가가 5만3700원으로 따상과는 거리가 멀었다"면서 "크래프톤은 청약에서도 흥행하지 못했다. 개인보다 정보 측면에서 우위에 있는 기관조차도 의무보유 확약을 절반도 하지 않았고 우리사주 청약도 미달이었다. 비우호적 수급은 고평가에 기인한다"고 했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도 "회사 임직원조차 설득하지 못한다면 주가 측면에서 공격적으로 흘러가긴 어려울 듯싶다"며 "공모가 대비 업사이드가 가능할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이종원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크래프톤은 고평가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고 당분간은 그 기조가 유지될 것이다. 기존 긍정적 모멘텀 대부분은 지금 가격대에 선반영된 상태"라며 "상당 수준의 구주매출 금액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크래프톤은 PER(주가수익비율)이 높다는 지적이 계속돼왔다. 증권가는 크래프톤의 PER를 25배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20배 수준이다. 

김현용 연구원은 "크래프톤이 지난해 벌어들인 순이익은 5000억원이 안 된다. 지난해 기준으론 PER가 50배를 넘는다"면서 "올해 전년 대비 50~100%씩 이익이 늘어난다고 가정해도 PER가 25~30배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굉장히 크다"고 지적했다. 
 

[사진=크래프톤 제공]

신작 게임이 변수?..."중국발 규제가 걸림돌 될 것"
추후 신작 게임이 흥행을 거두면 주가가 반등할 가능성이 있지만, 이 역시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중국발 규제가 거세, 게임 업황 자체가 좋지 않다는 관측이다.

크래프톤은 중국 익스포저가 높은 편이다. 텐센트가 개발·서비스하는 '화평정영'에 대해 기술 서비스를 제공하고 수익배분 구조에 따라 수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황승택 센터장은 "상장 이후 신규 게임 기반으로 성장이 가능하다는 걸 검증해야 주가 리레이팅이 가능하다"면서 "신규 게임 성과를 마냥 공격적으로 보기에는 애매하다. 중국발 규제 우려가 불거졌고, 이로 인해 전반적으로 게임 시장에 대한 센티멘털(투자 심리) 자체가 낙관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에서 규제를 하기 시작하면 나머지 시장도 그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중국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지니까 예전처럼 프리미엄을 줄 수 없게 되는 것"이라며 "중국시장이 글로벌 마켓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크지 않나"라고 첨언했다. 

배틀그라운드라는 '원히트원더'를 벗어나야 한다는 부담이 큰 크래프톤으로서는 이런 환경이 우호적으로 다가올 수 없다. 김현용 연구원은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외 다른 IP로의 매출 다변화를 꾀해야만 하는 시점"이라며 "크래프톤 매출에서 배틀그라운드의 비중이 90%를 넘는다"고 지적했다. 

이종원 연구원은 "크래프톤이 타임라인에 맞춰 신작 게임을 정상적으로 출시할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라고 언급했다. 

높은 배틀그라운드·중국 의존도와 더불어 플랫폼이 다변화돼 있지 않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됐다. 김현용 연구원은 "플랫폼이 모바일, PC, 콘솔 등으로 다변화돼 있어야 하는데 크래프톤은 모바일밖에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황승택 센터장은 "모바일 시장은 흥행 여부를 예측하기가 어렵다"며 "온라인 게임 대비 타깃층이 다양해 기호도 다양한 편"이라고 했다. 

게임 업황 자체의 한계가 여실한 만큼 게임 외적으로 외연을 확장할 수 있어야 하는데, 크래프톤은 이 부분에서도 타사 대비 약하다는 평가다. 김현용 연구원은 "넥슨은 미디어를 강화하고 있고 엔씨소프트도 유니버스 플랫폼을 통해 신사업을 키우고 있다. 컴투스의 경우에도 게임 외적으로 지분을 사들이고 있다"며 "크래프톤은 아직 이런 측면에서 걸음마 단계라는 생각"이라고 했다. 

다만 아직까지는 신규 게임에 대한 호응도가 나쁘지 않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는 소수의견도 존재했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파트장은 "오는 9월 말 출시 예정인 뉴 스테이트는 흥행 가능성이 크다. 지금까지 글로벌 사전예약은 2500만명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조만간 애플 앱스토어 론칭 예정이라 출시시점까지 4000만명 달성은 무리없을 것"이라며 "국내에선 아무리 많이 받아도 700만명인데, 4000만명이면 남다른 스케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뉴 스테이트가 글로벌에서 배그 모바일 유저를 일부 가져올 수 있다면 내년 기준 영업이익은 2조원 이상도 가능할 것"이라면서 "주가는 중장기적으로 완만하게 우상향할 것이다. 12개월 적정주가와 시총을 각각 72만원, 36조5000억원으로 제시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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