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VER(네이버)와 카카오가 나란히 분기 최대 실적을 새로 쓰면서 시가총액 3위 쟁탈전의 추이에 이목이 쏠린다. 양 사 모두 투자 확대를 통해 신사업 부문을 중심으로 하반기에도 이익 증가가 예상되는 상황이어서 주가 상승 랠리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파죽지세' 네이버·카카오 주가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일 종가 기준 네이버는 44만4500원, 카카오는 14만5500원으로 마감했다. 시가총액은 각각 73조151억원과 64조6690억원으로 코스피 3, 4위를 나란히 달리고 있는 형국이다.
두 종목의 지난해 말 대비 주가 상승률은 코스피 상승률의 4~6배 수준이다. 코스피는 지난해 말 2873.47포인트에서 3270.36포인트로 13.81% 상승하는 데 그쳤다. 반면 네이버는 29만2500원에서 44만4500원으로 51.96%(15만2000원) 급등했다. 카카오는 액면분할 전 38만9500원에서 14만5500원으로 변동했다. 5대1 액면분할이었음을 감안하면 주가가 86.77% 급등한 셈이다.
주가가 고점에 달했던 시기는 지난 6월과 7월이다. 먼저 카카오는 지난 6월 23일 종가 기준 16만9500원을 달성, 역대 최고 주가를 기록했다. 네이버는 이보다 한 달 뒤인 지난달 23일 45만2000원을 기록하면서 최고가를 경신했다.
◆ 주가 급등에 개전한 시총 3위 쟁탈전
주가 급등은 시가총액 3위 쟁탈전에 불을 지폈다. 카카오는 지난 6월 15일 시가총액 64조원을 달성, 당시 63조원이었던 네이버를 제치고 시가총액 3위에 올랐다. 이어 바로 다음날 네이버가 다시 3위 자리를 탈환했지만 6월 17일 카카오가 65조원으로 올라서며 재탈환, 한동안 3위 자리에 군림했다.
카카오는 3위를 수성하면서 몸집을 지속적으로 불렸다. 지난 6월 23일 종가 16만9500원을 기록하면서 시가총액 75조원을 달성하면서다. 당시 일각에서는 카카오가 시가총액 2위 SK하이닉스를 넘어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이날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90조원으로 카카오와 약 20% 격차를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네이버가 반격의 서막을 올리면서 카카오가 주춤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13일 72조원을 기록하며 전일 대비 시가총액을 5.38%나 올린 네이버는 카카오에 빼앗겼던 시가총액 3위 자리를 한 달여 만에 탈환했다. 이어 15일과 16일 이틀 연속 시가총액 73조원을 유지했고 잠시 숨을 고른 뒤 23일에는 주가가 45만2000원을 기록하면서 시가총액 74조원을 돌파했다.
반면 지난달 13일 71조원이었던 카카오 시가총액은 16일 69조원으로 떨어진 후 21일에는 64조원으로 급락했다. 약 일주일 새 7조원에 달하는 시가총액이 증발한 셈이다.
◆ 주춤하는 주가에 쟁탈전 소강상태
다만 최근 들어 시가총액 3위 쟁탈전은 소강상태다. 두 종목의 주가가 횡보 흐름을 보이면서 상승랠리에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먼저 카카오는 주가가 14만원대에 머물러 있다. 지난달 21일 전일 대비 4.61%(7000원) 하락한 14만5000원으로 떨어진 카카오 주가는 13거래일 연속 14만원대에서 박스권을 형성하고 있다. 지난 4일 한때 15만원에 거래되며 박스권을 벗어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결국 15만원 돌파에 실패했다.
네이버도 주춤하는 모양새다. 주가가 지난달 28일 전일 대비 2.21%(1만원) 하락한 44만2000원으로 마감한 이후 전고점인 45만2000원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 나란히 분기 최대 실적…쟁탈전 재점화할까
지루했던 소강상태는 이번주를 끝으로 종식될 전망이다. 양 사 모두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주가 상승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포문을 연 진영은 네이버다. 네이버는 지난달 22일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6635억원과 영업이익 335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0%, 영업이익은 9% 증가한 수치다.
특히 커머스·핀테크·콘텐츠·클라우드 매출 비중이 처음으로 50%를 넘기면서 아직 '성장성'이 남아 있음을 시사했다. 커머스와 핀테크 분야는 연간 4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했고 네이버페이 결제액도 9조1000억원으로 47% 증가했다.
카카오도 이에 질세라 반격의 봉화를 올렸다. 카카오는 지난 6일 2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3522억원과 영업이익 1626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2%, 66% 증가한 수치다. 실적 자체는 네이버에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상승률만 보면 큰 폭으로 네이버를 앞선 셈이다.
신사업 부문의 매출 증가율도 카카오가 앞섰다. 카카오페이와 모빌리티 등 신사업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3% 성장했다. 특히 카카오페이 오프라인 결제액 폭증에 힘입어 온·오프라인 전체 결제액이 65% 증가한 24조5000억원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 '우세' 네이버, 시총 3위 수성할까
증권가는 네이버의 우세를 점치고 있다. 카카오에는 없는 '메타버스'를 비롯해 장기 성장성 측면에서 우위에 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달 5일부터 한 달간 목표주가 상향 조정을 가장 많이 받았다. 14개 리포트가 목표주가를 상향했다. KB증권과 미래에셋증권, 신한금융투자 등을 비롯해 카카오페이증권도 네이버의 우세를 점쳤다.
이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커머스 확장 전략이 본격화되면서 네이버 쇼핑의 평균 배송 기간이 크게 단축될 전망이다. 정기구독 서비스도 출시될 예정"이라며 "검색플랫폼, 광고의 고성장세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전 부문 사업 확장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허제나 카카오페이증권 연구원은 "네이버는 커머스, 파이낸셜, 콘텐츠, 클라우드 등 전 사업 영역에 걸쳐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중"이라며 "2분기 실적을 통해 30%를 상회하는 견조한 톱라인 성장, 특히 전사 매출비중 50%를 초과 달성하기 시작한 신규사업 성과는 그간의 투자 결실이 가시화되고 있음을 방증한다. 2분기를 시작으로 하반기 이익증가모멘텀은 보다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 '성장성'의 카카오, 일발역전 가능성은
카카오도 여전히 이익 증가 초기 국면인 만큼 주가 상승 여력이 충분히 남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투자증권은 목표주가 18만원을 유지했고 미래에셋증권은 목표주가를 19만2000원으로 상향했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의 이익 증가를 이끌고 있는 톡비즈의 성장은 지속될 전망"이라며 "높은 광고효과로 광고주 유입이 지속되고 있으며 커머스 또한 기존 주 고객층이 아니었던 40~50대의 유입 및 카테고리 다각화로 객단가가 동반 상승 중"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모빌리티, 핀테크 등 핵심 신사업들의 성장도 여전히 견조하다. 특히 모빌리티와 핀테크는 여전히 매출 증가 초기 국면으로 향후 이익 기여도는 점차 높아질 것"이라며 "웹툰 지식재산권(IP) 인지도가 세계적으로 높아지고 있으며 이를 통해 영상콘텐츠를 제작, 흥행시키는 시너지 효과가 서서히 가속화될 전망"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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