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삼성 오스틴 공장 건설 지지해달라"...텍사스 반도체 연합 美의회에 S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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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장문기 기자
입력 2021-07-2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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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BSS 텍사스 연합, 미국 의회에 로비 시작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 오스틴 지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신규 공장 건설을 두고 미국 정치권에 지지를 호소했다. 인텔, TSMC 등 글로벌 기업들이 삼성과의 파운드리 전쟁을 선포한 가운데 신규 반도체 공장 건설이 다급해졌기 때문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로비법인 BGR은 지난 15일 미국 상원에 삼성 오스틴 반도체 공장과 관련한 로비등록을 마쳤다. 로비를 의뢰한 단체는 FABSS 텍사스 연합으로, 텍사스에서 반도체 관련 사업을 하는 글로벌 기업 연합이다. 삼성전자의 오스틴 법인인 삼성오스틴반도체를 주축으로 인피니온, NXP USA 등이 참여해 구축됐다. 

연합이 의뢰한 로비 내용은 삼성의 오스틴 공장 설립과 관련해 미 상원의 지지를 이끌어 달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현재 텍사스주 정부와 진행 중인 협상과 관련한 조언도 구했다. 로비 계약금은 10만 달러(약 1억1500만원)다. 로비 액수는 BGR이 로비를 진행하면서 추가될 예정이다.

BGR은 부사장이자 텍사스 책임자인 제리 스트릭랜드에게 이번 로비를 맡겼다. 스트릭랜드는 15년간 텍사스주 공직에 있었던 사람으로 텍사스 연방 사무국 운영, 주지사 수석 고문 등의 경력이 있다. 10년간 CNN, CBS, ABC 등에서 기자와 앵커 생활을 하기도 했다. 친기업 성향으로 기업과 관련된 텍사스주 법안 통과를 여러 번 성공시킨 바 있다.

삼성은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 일정 중 미국에 170억 달러(약 20조원)를 투자해 파운드리 공장을 추가로 건설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미 오스틴에 반도체 공장을 보유하고 있어 이 지역을 유력 후보군으로 두고 주 정부와 공장 설립에 따른 인센티브를 협상 중이다.

삼성 입장에서는 이미 기존 공장을 통해 기반설비와 유통망 등을 구축한 오스틴에 신규 공장을 구축하는 것이 가장 큰 동반상승 효과를 볼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으로 인해 대미 협상력이 약해진 삼성이 로비라는 수단을 썼다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기업과의 파운드리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증설이 필수인데, 총수 부재로 인해 주 정부와의 협상력도 약화됐으며, 인센티브와 관련해서도 협상 실무자들이 쉽게 결정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오스틴과의 협상 결렬에 대비해 텍사스 테일러와 뉴욕·애리조나도 후보군으로 두고 있지만 기반시설이 없는 지역에 공장을 건설할 경우 투자효율이 감소하고 비용은 늘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SK그룹의 경우는 미국 투자와 관련해 최태원 회장이 직접 방미길에 나서며 협상력 강화와 미국 내 네트워크 구축에 힘쓰는 반면, 삼성은 중대한 사안을 앞두고 총수가 없어 난감한 상황”이라며 “미국 내 로비는 합법이지만 이 부회장이 있었다면 로비 과정이 필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미국 텍사스 오스틴 공장.[사진=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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