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자' 외국인 vs '사자' 개인 '화력전'…'10만전자' 환상이 없던 외국인이 웃었다

강현창 기자입력 : 2021-07-28 00:10

[표=한국거래소 자료 종합]


또 졌다. 올림픽이 아니라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 얘기다. 삼성전자를 둘러싸고 펼쳐진 수급 다툼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외국인의 총알받이가 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의 매도세가 거세다. 연초 9만원선에서 오가던 삼성전자 주가는 연중 꾸준히 떨어지며 최근에는 7만원대를 기록 중이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해 4만원대로 저점을 찍은 뒤 꾸준히 올라 코스피 상승을 주도했다. 저점 대비 주가가 두배 이상 오르자 시장에서는 '역시 대장주'라는 감탄과 함께 너도나도 매수에 동참했다. 상승세가 계속되자 삼성전자 투자자들은 한때 '십만전자'(주가 10만원)를 꿈꾸기도 했다.

하지만 주가가 오르자 외국인의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마치 삼성전자 주가 10만원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되기를 기다린 모양새다.

외국인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삼성전자를 모았다. 연초에는 외국인이 삼성전자 전체 지분의 55% 이상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2월부터 매도에 집중했다. 그 결과 최근에는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53%대로 줄었다. 2월부터 최근까지 외국인이 팔아 치운 삼성전자의 주식은 총 1억주가 넘는다. 액수로는 8조4000억원이 넘는 규모다.

심지어 외국인은 삼성전자에 대해 일반 매도주문만 낸 게 아니다. 있는 주식을 파는 것도 모자라 남의 주식도 빌려서 팔았다. 바로 공매도다.

지난 6월 800억대 수준이던 삼성전자의 공매도 잔고는 7월에는 2000억원을 넘었다. 이 기간 코스피 전체 공매도의 70%가 외국인 주도였다는 점에서 삼성전자 공매도 물량 대부분도 외국인으로 추정된다.

외국인이 이처럼 대규모 매도에 성공할 수 있던 것은 내놓은 주식을 사준 주체가 있기 때문이다. 바로 개인투자자들이다. 개인투자자들은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가 이뤄지는 동안 매수를 멈추지 않았다.

대부분의 주식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수급상황에 따른 투자전략으로 추종매매를 추천하는 게 일반적이다. 수급이 주가에 큰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큰손' 외국인의 매도세가 뚜렷한 상황에서 반대로 매수에 나서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는 얘기다.

하지만 개인은 외국인과 과감한 화력전을 벌였다. 명분은 있었다. 바로 실적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53.37% 증가한 12조5000억원으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고 지난 7일 밝혔다. 이에 환호한 개인투자자들은 매수에 집중했다. 잠정실적 발표 이후 3거래일 동안 개인은 1조원 규모의 삼성전자 주식을 매수했다.

반면 이 기간 외국인은 5800억원 수준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기관도 5000억원이 넘는 주식을 팔았다.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아라'는 증권가의 격언대로 움직인 셈이다. 외국인에게는 '10만원'에 대한 환상이 없었다.

결과적으로 외국인의 차익실현을 개인투자자들이 도운 셈이 됐다.

지난해 하반기 삼성전자의 주가가 오르는 동안 외국인은 총 2조7780억원 규모의 삼성전자 주식을 사들였다. 개인은 7291억원을 사는 게 고작이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지난 26일까지 삼성전자 주가가 떨어지는 동안 개인은 6조3583억원이 넘는 삼성전자 주식을 샀다. 이 기간 외국인은 2조9253억원 규모의 삼성전자 주식을 팔았다.

종합해보면 주식이 오르는 동안 외국인은 과감한 매수에 나섰고 고점에 다다르자 미련없이 차익실현에 나섰다. 개인은 주식이 오르는 동안에는 매수에 나서지 못하다가, 외국인이 매물을 던지자 이를 모두 받아 손실을 입었다.

이처럼 삼성전자 투자 희비가 실적보다는 수급이 결정한 것을 두고 금융투자업계는 당분간 투자에 대한 주의를 당부했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외국인의 최근 20거래일 누적 코스피 현선물 순매도대금은 6조5000억원으로 지난 2010년 이후 상위 2.6%"라며 "외국인 순매도 강도만 놓고 보면 과거 경험상 약화를 기대할 수 있는데 문제는 외국인순매수 전환 실마리를 당장 찾기 어렵다는 데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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