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2020] 스가, '살기 위해' 올림픽 강행 vs 아베, 정계 복귀 '걸림돌 피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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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1-07-22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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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2개월만 하루 5000명 확진 육박...'하루 앞' 개막식 비상

도쿄올림픽 개막식을 하루 앞둔 가운데, 일본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하루 5000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나 비상이 걸렸다. 22일 일본 공영방송 NHK는 전날 하루 동안 일본 전역에서 발생한 신규 확진자를 4943명으로 집계했다. 이는 한 주 전인 지난 14일(3191명)보다 1752명이나 급증한 수치다.

앞서 일본에서 하루 신규 확진자가 5000명을 넘어선 경우는 지난 1월과 5월 각각 2·3차 비상사태 발효 당시 두 차례였으며, 지난 5월 22일(5037명)을 마지막으로 아직 5000명을 넘어선 적이 없다.

대부분의 올림픽 경기가 치러지는 수도 도쿄도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도쿄도에서는 전날 하루 동안 1832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해 1주일 전(1149명)보다 1.5배 이상 급증했다. 또한 도쿄도의 신규 확진자가 하루 1800명을 넘은 것은 지난 1월 이후 약 6개월 만에 처음이다.

특히, 일본 정부의 코로나19 전문가 자문회의 대표인 오미 시게루 코로나19 대책 분과회 회장은 지난 20일 니혼TV에 출연해 올림픽의 영향으로 도쿄도의 신규 확진자가 오는 8월 첫째 주에는 하루 3000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오미 회장의 코로나19 확산세 전망이 대체로 정확했던 데다, 도쿄도의 하루 최다 확진자 기록인 지난 1월 7일 2520명을 넘어선다는 전망에 도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NHK는 "오는 23일 올림픽이 개막하지만, 급격한 확산세에 대한 우려 속에서 대회가 진행하는 것을 피할 수 없게 됐다"면서 "도쿄도 내 (방역) 전문가들은 '신규 확진자가 급속히 증가하면 의료 붕괴 위기에 직면한다'는 강한 경계감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사진=AP·연합뉴스]

 
스가, 살기 위해 올림픽 강행vs아베, 정계 복귀 '걸림돌 피하기'

이런 상황에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역대 최저 내각 지지율 경신에도 도쿄올림픽 개최를 끝까지 밀어붙이고 있다. 도쿄올림픽·패럴림픽 개최 성공만이 오는 9월 치러질 것으로 예상되는 중의원 선거에서 지지율 하락세를 뒤집을 '살길'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전날 월스트리트저널(WSJ) 일본판과의 대담에서 스가 총리는 "올림픽 개최 취소는 쉽고 편안한 길이지만, 정부의 역할은 도전하는 것"이라면서 비판 여론을 의식해 "일단 국민들이 TV를 통해 올림픽을 본다면 마음이 달라질 것"이라고 발언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일본 정부와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조직위) 사이의 엇박자도 나오고 있다.

전날 조직위는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따라 대회 중에도 올림픽 개최를 중단할 수 있다고 시사한 반면, 일본 정부는 오는 8월 24일 개막하는 도쿄패럴림픽은 유관중 경기로 개최할 수도 있다고 밝히며 여론의 비판을 받았다.

한편,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유치의 일등 공신으로 꼽히는 아베 신조 총리는 23일 올림픽 개막식 불참 의사를 알리며, 슬그머니 발을 빼는 분위기다. 올림픽 개최에 대한 거센 비판 여론이 향후 자신의 정계 복귀에 걸림돌이 될 것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베 전 총리는 총리 재임 중이던 2013년 9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 출석해 직접 발표까지 하며 대회 유치에 공을 들였고, 현재까지 조직위의 명예 최고 고문 자리도 맡고 있다.

전날 도요타자동차와 파나소닉 등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최상위 후원사를 비롯한 후원 기업들의 개막식 불참과 올림픽에 대한 거리 두기도 본격화한 상태다.

올림픽 개막을 계기로 일본을 방문하는 각국 정상급 인사 역시 역대 최저 수준인 20명 미만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이 중 행정 수반급 국가 정상은 차기 하계 올림픽 개최국인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한 명뿐이다.

23일 개막식 참석 인원 역시 당초 계획보다 대폭 줄어들었다. 교도통신은 전날인 21일 조직위가 개막식 참석 인원을 950명 수준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조직위는 당초 관람객을 제외한 대회 관계자, 정관계 인사, 후원사 임직원 등 1만여명을 개회식장에 입장시킬 예정이었다. 아베 전 총리를 비롯한 정치인과 후원사들의 개막식 불참 의사와 무관중 개최 방침에도 1만명 이상이 개막식에 모인다는 계획에 대한 여론이 악화하면서 개막식 입장 인원을 대폭 줄인 것으로 풀이된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사진=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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