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세대 속마음 알아야 지속 가능”…기업들, MZ세대 덕에 ‘체질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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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혜경 기자
입력 2021-07-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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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요 기업들, MZ세대 구성원·소비자 위한 소통 분주

MZ세대가 경제 활동의 주축으로 떠오르며 우리나라 기업의 체질을 바꾸고 있다. 개인의 결정권과 취향, 개성, 일과 삶의 조화 등을 추구하는 MZ세대를 구성원과 소비자로 만난 기업들도 이에 맞춰 다양한 변화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MZ세대란 1980~2000년생을 일컫는 밀레니얼 세대와 1995~2004년생을 뜻하는 Z세대를 합친 말이다. 통계청의 2019년 인구총조사에 따르면 MZ세대에 해당하는 인구는 총 1797만4000명이다. 전체 인구의 약 34.7%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직접 말하자" 소통 창구 마련 분주
 
MZ세대의 입사가 늘어나고 있어 기업들은 세대 간 소통 창구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소통을 확대해 세대 간 갈등을 줄일 뿐만 아니라, 신사업 방향 등 기업 발전 방향을 모색하겠다는 의도다.

삼성전자는 MZ세대와 경영진이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창구인 '밀레니얼 커미티'를 부서별로 운영하고 있다.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에는 20~30대의 생각과 경험을 사업부장에게 직접 전달하는 'MZ 보드(MZ Board)'가 있다. 회사의 제품과 소비자 트렌드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이슈가 되는 중요 사안들에 대해 의견을 나누며 소통하는 창구다.

무선사업부는 2018년부터 소비자와 MZ세대의 눈높이에서 사업부 현안을 논의하고자 다양한 직군·세대의 임직원 100명을 모집해 사업부장 등 주요 경영진과 직접 소통하는 채널을 운영 중이다. 이를 통해 임원과 직원이 한자리에 모여 관심 사항을 논의하고 최신 트렌드를 공유한다.

디자인경영센터는 MZ세대의 젊은 디자이너들로 구성된 '크리에이티브 보드(Creative Board)'를 마련했다. 센터장에게 디자인, 트렌드, 조직문화에 대한 의견을 전달할 뿐만 아니라 프로젝트 리더들에게도 MZ세대의 시각과 목소리를 전달하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경영지원실은 'GenZ 멘토단'을 통해 경영진과 MZ세대 간 상호 이해를 돕고 있다. 온∙오프라인 멘토링을 통해 MZ세대의 성장과 고민을 나누고, 고객 관점에서 제품 트렌드 및 인사이트를 전달한다.

메모리사업부 역시 경영진부터 사원까지 하나의 방향을 가지도록 하기 위해 매월 사업부장 주관하에 다양한 직책·세대의 사원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갖는다.

현대자동차그룹도 대표들이 직접 임직원과 소통하는 '타운홀 미팅'을 운영 중이다. 특히 2019년과 올해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직접 나서 임직원들과 소통하며 주목받기도 했다. 올해는 '현대자동차 그룹의 미래 이야기'라는 주제로 온라인 미팅을 열고 임직원들의 사전 질문에 대해 답하고, 미래 비전에 대해 공유했다. 
 
"MZ세대한테 배우자"

경영진에게 요즘 문화를 이해시키기 위해 MZ세대를 코치로 내세운 곳도 있다. LIG넥스원은 '리버스 멘토링'을 기획했다. 대표와 주요 경영진, 1980~1990년 출생한 사원들이 모여 '역멘토링'을 하는 모임이다. 김지찬 대표이사와 이건혁 PGM사업부문장, 권병현 C4ISTAR사업부문장, 이현수 해외사업부문장, 이수영 코퍼레이트 센터장 등이 멘티가 돼 젊은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듣는다.
 
리버스 멘토링은 '꼰대와 요즘 것들', '건야호', '719', 'Global人싸', '꼰대는 없다' 등 다섯 개 팀으로 구성돼 지난 4월 첫 모임을 가졌다. 이달까지 각 팀별로 함께 최신 트렌드를 경험한다. 가상현실(VR), 디지털 기기 등 최신 IT 트렌드 체험, SNS 제작 및 운영, 성수동, 홍대, 샤로수길 등 핫플레이스 방문, 2030세대 문화·관심사 공유 등이 예정돼 있다. 첫날에는 '집단 셀카'로 출석체크를 마치며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최근 국방·민수의 경계가 빠르게 허물어지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이 가속화하고 있다. 방산업계에도 뉴노멀 시대에 부합하는 소통 채널과 리더십의 확보는 중요한 과제가 됐다. LIG넥스원은 리버스 멘토링 프로그램이 경영진과 MZ세대 사원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조직의 변화와 발전 방향을 함께 모색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지찬 대표는 "우리가 만드는 무기를 현장에서 직접 다루는 군인 대부분이 MZ세대"라며 "MZ세대의 생각이 회사와 무기 개발에도 반영돼야 국방력도 튼튼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만남을 청했다"고 말했다.
 
한화시스템은 최근 방산업계 최초로 도입한 사내벤처 프로그램인 '프런티어'를 통해 사내 아이디어 공모전을 진행하고 1990년생인 하헌우 선임연구원(대리급)을 리더로 선발하며 주목받았다. 하 선임은 새롭게 출범하는 초소형 위성용 시스템팀을 맡아 위성체를 보다 작고 가볍게, 그리고 적은 돈으로 만드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 개발을 이끈다.
 

MZ세대가 멘토가 되어 경영진을 코칭하는 '리버스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한 김지찬 대표이사와 임직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LIG넥스원 제공]

메타버스 활용으로 MZ 소비자 취향 저격

MZ세대가 주요 소비권력으로 떠오르며 기업들의 마케팅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최근 마케팅 분야에서 떠오르고 있는 화두는 '메타버스(Metaverse)다. 가상·초월을 뜻하는 메타(Meta)와 현실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가장 주목받는 메타버스 플랫폼은 네이버 '제페토'다. 증강현실(AR) 아바타로 즐기는 일종의 SNS다. 제페토는 사용자(개인)를 표현하는 아바타를 통해 가상의 공간에서 친구들과 소통하며 놀이·쇼핑·업무 등 다양한 활동을 즐길 수 있는 서비스다. 제약 없이 자유롭게 원하는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MZ세대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2018년 출시 이후 사용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며 올해 2억명을 돌파했다.
 
국내 기업들도 제페토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제페토를 통해 MZ세대 잠재 소비자들을 더욱 발굴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무관중으로 열리는 도쿄올림픽을 많은 소비자가 경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제페토 내에 '삼성 갤럭시 하우스'를 개설했다. 갤럭시 하우스 방문자들은 올림픽과 관련한 콘텐츠와 비디오 부스 등을 즐길 수 있다. 또한 갤럭시 하우스의 최상층에는 최초 공개되는 BTS 셀피존을 4주간 운영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제페토 내에서 중형 세단 '쏘나타 N라인'을 구현해냈다. 플랫폼 내 인기 맵(공간)인 다운타운과 드라이빙 존에서 쏘나타 N 라인을 시승할 수 있게 했다.

업계 관계자는 "MZ세대가 본격적인 경제활동을 시작하면서 기업 내·외부적으로 많은 변화를 만들고 있다고 느껴진다"며 "기업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MZ세대와 소통할 방법을 고민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메타버스 플랫폼은 네이버 '제페토'에 구현된 현대자동차의 중형 세단 '쏘나타 N라인'.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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