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코로나19 상륙 더 빨랐다?…5개 주서 '재작년 12월' 확산 가능성 제기

최지현 기자입력 : 2021-06-16 10:30
美국립보건원, 지난해 1~3월 채취 혈액 표본 대상 항체검사 분석 '지난해 1월 20일 워싱턴주' 공식 발병 시기·지역과 상이한 결과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당초 알려진 것보다 1개월 더 빨리 진행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15일(이하 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혈액 표본 분석을 통해 최소 2019년 12월부터 미국의 5개 주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퍼졌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는 NIH가 10년 동안 100만명 이상의 정밀 건강 정보를 추적하는 연구 사업인 '우리 모두 연구 사업(All of Us Research Program)'의 일환으로 진행한 것으로, 미국 존스홉킨스대 블룸버그 공중보건대학원 소속 유행병학자 케리 알토프 등 전문가들이 연구진에 참가했다.
 

지난해 3월 미국 뉴욕시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가 응급 이송되고 있다.[사진=로이터·연합뉴스]


연구진은 지난해 1월 2일에서 3월 18일 사이 미국 전역에서 채취한 2만4079개의 혈액 표본을 분석한 결과 △일리노이 △매사추세츠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 △미시시피 등 5개 주에서 채취한 9명의 혈액 표본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항체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항체는 인체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최소 2주 후에 발견되기 때문에, 해당 표본에서 코로나19 항체를 발견한다면 미국에선 최소 2019년 12월 하순부터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었다는 의미가 된다.

항체를 발견한 혈액 표본 중 가장 먼저 채취된 것은 지난해 1월 7일 일리노이주에 거주하는 연구 참가자의 표본이었으며, 다음 날인 1월 8일 채취된 매사추세츠주 거주 참가자의 혈액 표본에서도 항체를 검출했다.

이는 지리적으로 1770㎞나 떨어져 있는 미국 중북부의 일리노이주와 동북부 지역의 매사추세츠주에서 모두 최소 재작년 12월 24일부터 코로나19가 확산한 상태였다는 점을 암시한다.

연구진은 또한 △지난해 2월 3일 위스콘신주 △같은 해 2월 15일 펜실베이니아주 △2020년 3월 6일 미시시피주에서 각각 채취한 혈액 표본 역시 코로나19 항체 검진에서 양성 반응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이번 분석 결과로 미국의 최초 발병 시기를 더욱 특정할 수 없게 됐다고 결론 내면서 이미 해당 시기에 미국에선 지리적으로 광범위한 지역에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던 것으로 추정했다.
 

15일(현지시간)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발표한 논문에서 코로나19 항체를 발견한 혈액 표본 채취 지역과 시기를 정리한 표. 위에서부터 일리노이, 매사추세츠,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 미시시피주.[자료=임상전염병(Clinical Infectious Diseases) 갈무리]


앞서 미국의 코로나19 최초 발병 사례는 지난해 1월 20일 워싱턴주에 거주하는 환자로 중국 후베이성 우한을 여행했던 이력을 보유했다.

코로나19 항체가 발견된 혈액 표본을 채취한 지역인 △일리노이주에선 지난해 1월 24일 △매사추세츠주는 같은 해 2월 1일 △위스콘신주는 2월 5일 △펜실베이니아주는 3월 6일 △미시시피주는 3월 11일에 각각 첫 감염 사례가 나온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아울러 연구자들은 이번 분석에서 그간 코로나19 사태 초기 미국의 최대 확산지이자 해외 유입 지역으로 꼽혔던 워싱턴·캘리포니아·뉴욕주와 뉴욕시에서 채취한 혈액 표본에서는 항체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또한 연구는 "코로나19 항체를 발견한 9명의 혈액 표본 중 5명이 흑인이었고 2명은 히스패닉 계열, 2명은 백인이었다"면서 "코로나19 확산 초기에도 필수 노동자에 더 많은 인구가 종사하는 소수 인종이 사회 구조적 요인으로 감염 위험에 더 크게 노출됐다는 추정에 더욱 힘을 싣는다"고도 덧붙였다.

다만, 일각에서는 혈액 항체 검사에서 '위양성(false positive)'이 나올 가능성도 지적했다. 혈액 검사에서 확인한 항체가 코로나19가 아닌 일반 감기를 일으키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일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해당 검사에서 위양성이 나올 확률은 10만분의1 수준"이라면서 "그럼에도 위양성 결과를 피하기 위해 각 혈액 표본을 2차례씩 검사하는 등 각별히 주의를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해당 연구는 혈액 표본의 항체 검사 만을 진행했을 뿐 해당 참가자들의 해외여행 이력 등 구체적인 역학 정보를 검토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미국 코로나19 확산세의 근본적인 기원 지점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한계도 지녔다.

해당 연구는 15일 영국 옥스퍼드대학이 발행한 학술지인 '임상전염병(Clinical Infectious Diseases)' 72권에 게재했으며 향후에도 연구진은 미국의 코로나19 기원과 관련한 추가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15일(현지시간) 임상전염병(Clinical Infectious Diseases)에 게재된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해당 연구 논문.[자료=임상전염병(Clinical Infectious Diseases) 갈무리]


  • 아주경제 공식 카카오채널 추가
  • 아주경제 공식 유튜브 구독
  • 아주TV 공식 유튜브 구독
  • 아주TV 공식 페이스북 좋아요
컴패션_PC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네티즌 의견 0
0 / 300

실시간 급상승

9.9초 더보기

아주 글로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