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남북경협 속도...개성공단 언제쯤 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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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원·박경은 기자
입력 2021-06-02 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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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인영 통일부 장관, 한미정상회담 계기 남북교류사업자들과 접촉...광폭행보

  • 이달 방미 의제에 남북경협기업 논의 내용 올라갈 듯

이인영(오른쪽) 통일부 장관이 1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을 만나 면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미정상회담 이후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광폭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남북경협 분위기 조성을 통한 톱다운(Top-down·하향식) 방식으로 북한과 대화 기회를 마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장관은 1일 오후 4시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만나 금강산 관광 사업 추진 방향 및 정세 상황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 장관과 현 회장의 회동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 장관은 6월을 북한과 대화 재개를 위한 '골든타임'으로 보고 있다. 하반기 대선 국면에 접어들면 남북 간 대화 분위기를 위한 동력 확보가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이 장관은 지난달 25일에는 이재철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을 면담했고, 오는 4일에는 금강산 관광 사업자이자 남북경협 핵심 기업가인 이중명 대한골프협회장 겸 아난티그룹 회장을 면담한다. 

이번 남북경협 기업들과의 면담은 이달 말 예정된 이 장관의 방미 일정에 주요 의제로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한·미공동성명에서 남북 대화·관여·협력에 대해 지지를 표명하고 2018년 판문점 선언을 존중하기로 했다.

◆이인영-현정은 대북 접촉 논의됐나..."금강산 관광 의지 분명" 

이 장관은 이 자리에서 "코로나19 상황이 개선되면 금강산 개별관광을 추진하겠다는 우리의 의지는 변함없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대북 관련업체 일각에선 양측이 이번 면담을 통해 향후 대북사업 재개를 위한 북한 접촉 방안 등을 논의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장관은 "한·미 정상 간 판문점 선언을 존중하고 조 바이든 미 대통령도 남북의 대화, 관여, 협력을 지지하는 의사를 분명히 보여줬다"며 "현재 코로나19 상황으로 어려움은 있지만 금강산이 열리면 이산가족 면회소 등 관련 시설들의 개보수 작업도 추진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도적 측면에서 이산가족, 실향민 방문부터 시작해 향후 원산, 마식령 등 협력 공간이 확대됐으면 한다"고 했다.

현 회장은 "한·미정상회담 계기로 현대그룹도 기대가 크다"면서 "현대는 금강산 문제를 남북 모두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풀어가기 위해 '남북 공동개발 구상'을 마련해 북측과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 회장은 "이를 위해 우리 정부도 신변안전, 기반시설 등 공공 인프라에 적극 참여해주길 건의한다"고 덧붙였다. 

◆금강산 관광부터 개성공단까지...남북경협 '올스톱'

이번 면담으로 관계 악화로 중단됐던 남북 경제협력 사업이 재개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특히 현대그룹이 금강산 관광 사업을 펼쳐온 만큼 그간 육·해로를 통해 진행돼왔던 금강산 관광이 다시 시작될지가 최대 관심사다. 금강산 관광은 1989년 1월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방북을 계기로 1998년 11월 18일 시작됐다.

이후 2003년 9월 육로관광이 시작됐고, 2005년 6월엔 금강산 관광객이 100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2007년 5월과 2008년 3월엔 각각 내금강관광, 승용차관광이 실시됐다. 하지만 2008년 7월 북한군에 의한 고 박왕자씨 피살 사건이 발생하며 금강산 관광은 현재 전면 중단된 상황이다.

남북 경협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개성공단도 지난 2016년 2월부로 운영이 중단됐다. 개성공단은 남북이 전 세계 기업 유치를 목표로 합작해 조성한 최초의 산업단지다. 2010년 9월 입주기업 생산액이 10억 달러를 돌파하고 2012년 1월에는 북한 근로자가 5만명을 돌파하는 쾌거를 얻었다.

그러나 당시 북한의 무력 도발이 잇따르자 박근혜 정부는 '전면 중단'이라는 초강수를 띄웠고, 입주기업들이 모두 철수한 이후 현재 빈 껍데기만 남은 상태다.

북한은 지난해 6월 대북전단살포 행위를 '용납 못할 도발 행위'로 규정하고 개성공단 내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시키기도 했다. 김연철 당시 통일부 장관은 이 같은 남북 관계 악화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며 돌연 사의를 표명했다. 

다만 개성공단 재개는 금강산 개별 관광보다 시간이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개성공단 재개의 경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상임이사국이 제재 면제를 허용해야 한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를 완화 또는 해제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결의가 채택돼야 하는데 미국 등 5개 상임이사국 중 한 국가라도 비토권(거부권)을 행사하면 해제될 수 없다. 북한과의 모든 합작사업을 금지하는 대북제재 결의 때문에 개별관광보다 개성공단 재개가 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와 함께 남북철도연결사업 재개 여부도 주목받는다. 남북은 관계에 훈풍이 돌던 지난 2018년 11월 남북 철도 현지 공동조사 및 착공식을 거쳐 지난해 동해북부선 철도(강릉~제진) 연결 계획까지 확정했다. 다만 '하노이 노딜'과 '스톡홀름 노딜' 등으로 정세가 급격히 악화하며 관련 사업이 중단된 데 더해 코로나19 대유행 사태까지 겹치며 현재까지 교착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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