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펀드 수난시대] 활성화 대책에도 공모펀드 자금 이탈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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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봄 기자
입력 2021-04-1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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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은행들이 판매한 공모펀드에서 자금 이탈이 지속되고 있다. 연이은 펀드 사고로 펀드에 대한 투자자의 인식이 나빠지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된 영향이다.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권의 공모펀드 판매 잔액은 지난 2월 26일 기준 79조36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달인 지난 1월 말 잔액이 79조5273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 달 새 5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빠져나간 것이다. 지난해 2월 말(79조8948억원)과 비교해봐도 8500억원 이상 적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우리은행의 판매 잔액이 지난 2월 말 기준 10조5860억원을 기록해 1년새 1조6919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빠져나갔다. 이어 부산은행(1조3589억원)과 한국씨티은행(1조7969억원)이 같은 기간 각각 3945억원, 3368억원 줄었으며, 대구은행, 경남은행, 광주은행, 국민은행 등에서도 자금 이탈이 지속했다.

불완전판매 사태를 불러일으켰던 사모펀드의 경우 자금 이탈이 더 심각하다.

지난 2월 말 기준 은행권의 사모펀드 판매 잔액은 18조3245억원을 기록해 1년 사이 6조2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빠져나갔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2019년 은행권에 고난도·고위험 사모펀드 판매 제한 조치를 시행한 바 있다. 같은해 발생한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대규모 손실 사태 재발을 막겠다는 취지다. 당시 금융당국은 은행을 상대적으로 투자자 보호 장치가 잘 갖춰진 공모펀드 판매 채널로 전환한다고 방침을 정했다. 이후에도

이에 따라 은행들은 일제히 공모펀드로 눈을 돌렸다.

이러한 영향으로 은행이 판매한 공모펀드 잔액은 지난 12월 말 78조8668억원에서 지난 1월 말 79조5273억원으로 한 달 새 6600억원 넘게 늘어나며 반등하는 듯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상승분을 다시 돌려주면서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은행권의 공모펀드 판매가 지지부진한 데는 은행 고객들의 펀드 가입 수요 자체가 높지 않다는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라임자산운용, 옵티머스자산운용,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등 사모펀드를 중심으로 발생한 대규모 손실, 불완전판매 사태로 펀드 가입에 대한 투자자 인식이 좋지 않은 데다, 은행들도 적극적으로 펀드 가입을 권유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투자자보호재단의 조사 결과 펀드 투자자의 58.6%가 펀드를 사전에 결정하지 않고 판매사를 방문해 창구직원의 권유에 따라 상품 가입에 나선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 상황은 공모펀드 활성화에 적합하지 않다.

펀드수가 사모펀드 대비 현저히 적어 상품이 다양화되지 못했다는 점도 한계로 지목된다.

지난 1월 금융위가 발표한 ‘투자자 중심으로의 변화를 통한 공모펀드 경쟁력 제고방안’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공모펀드수는 4651개로 사모펀드(1만470개)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은행권 관계자는 “펀드에 대한 인식이 안좋아 지면서 투자자에게 공모펀드를 적극 권장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고객이 가입할 펀드를 사전에 정하고 방문하지 않으면 상품을 권유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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