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돋보기] 갤럭시에서도 클럽하우스 된다? 직접 설치해보니...

정석준 기자입력 : 2021-03-03 11:36
클럽하우스 비공식 안드로이드앱 나와··· 러 개발자가 API 분석해 개발 IOS앱 기능 대부분 구현, 이용 여부 선택은 본인 몫이라고 경고 클럽하우스 개발사도 안드로이드 앱 정식 출시 위해 SW 개발자 채용
아이폰의 전유물이었던 음성 SNS ‘클럽하우스’의 비공식 안드로이드 앱이 나왔다. 아직 정식 출시된 것은 아니지만 삼성 갤럭시를 포함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설치된 스마트폰에서 충분히 클럽하우스를 즐길 수 있었다.
 

[그래픽=우한재 기자, whj@ajunews.com]


3일 안드로이드 업계에 따르면, 오픈소스 공유 플랫폼 ‘깃허브'에 안드로이드 버전 비공식 클럽하우스 앱이 올라왔다.
 
러시아 매체 ‘러시아 비욘드’에 따르면 비공식 클럽하우스 앱은 러시아 소프트웨어 개발자 그리쉬카가 만들었다. 그리쉬카는 페이스북 러시아 버전인 VK와 텔레그램 등에서 근무했던 인물이다. 그리쉬카는 본인 SNS에 “안드로이드에서 클럽하우스를 기다리는 것은 지루했다. 그래서 하루 만에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리쉬카는 클럽하우스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사용해 비공식 클럽하우스 앱을 개발했다. 이후 업데이트를 통해 프로필 사진 업로드, 알림 받기 등 공식 앱에 있는 기능을 하나씩 추가했다.
 
뉴스프로플러스 등 해외 매체는 “클럽하우스 운영자들은 현재 문제를 해결하고 정식 버전이 나올 때까지 이 같은 베타 버전을 유지하기를 원할 것이다. 그리쉬카의 앱은 발전 속도를 높일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기자가 직접 깃허브에서 비공식 클럽하우스 앱 파일(APK)을 내려받아 설치해봤다. 앱을 설치하니 애플 앱스토어에 공개된 클럽하우스(Clubhouse)와 조금 다른 이름인 '하우스클럽(Houseclub)'이라는 아이콘이 생겼다. 아이콘 모양은 클럽하우스 내 발언권을 의미하는 이모티콘인 손 모양이다. 클럽하우스의 저작권을 회피하면서 관련 앱이라는 것을 표현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앱을 실행하면 가장 먼저 경고 문구가 나온다. 비공식 앱인 만큼 보안 등 문제에 생길 수 있어 사용자의 주의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앱은 "이것은 비공식 앱이다. 이것을 사용하면 당신의 클럽하우스 계정이 영원히 퇴출당할 수도 있다. 책임은 본인 몫이다"고 경고했다.
 
또한 비공식 앱의 APK 파일을 설치하기 위해 안드로이드폰에서 외부 앱 설치 기능을 활성화해야 하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외부 앱 설치 기능을 활성화하면 스미싱 등 해커의 공격에 취약해진다. 비공식 앱을 설치한 후 외부 앱 설치 기능을 다시 비활성화하는 것을 추천한다.

경고 문구를 확인하면 SMS를 통해 휴대폰 인증을 하고 나면 클럽하우스 ‘초대장’을 확인하는 단계가 나온다. 클럽하우스는 가입이 자유롭지만, 이용을 위해서는 초대장이 필요하다. 초대장은 기존 이용자 1명당 2장씩 주어진다.

지인에게 초대장을 받고 비공식 앱을 다시 켰다. 이번에는 곧바로 이름을 등록하는 화면이 나왔다. 여기서 앱은 또 한 번 “이 비공식 앱에 등록하는 것은 자체적인 실험적인 기능이다. 당신이 공식 앱에 등록한 게 아니라면 언제든지 퇴출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iOS(애플 운영체제)를 이용하는 기기를 사용하는 것이 더 낫겠지만 안드로이드에서도 여전히 이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비공식 클럽하우스 앱은 공식 앱에서 이용할 수 있는 기능·서비스 대부분을 지원한다. 가입을 마치고 클럽하우스에 입성한 첫 화면에는 현재 진행 중인 대화방이 보였다. 대화방 목록에서는 한국어, 영어, 아랍어 등 다양한 언어가 보였고 현재 참여 중인 인원수를 확인할 수 있다.

방 제목이 한국어인 한 대화방에는 27명의 사람이 소통하고 있었다. 사회자 격인 모더레이터가 발언권을 준 인원은 10명 내외였다. 이들은 일면식도 없는 사이지만 클럽하우스에서 본인들이 하루 동안 겪은 일들을 소개하고 서로 안부를 묻고 있었다.

굳이 발언권이 없어도 클럽하우스를 즐기기에는 충분했다. 화자만 음성 메시지를 보내고 청자는 댓글로만 소통하는 음성 기반 플랫폼 ‘팟캐스트’와는 결이 달랐다. 클럽하우스는 라디오처럼 켜두고 개인 업무를 보다가도 필요할 땐 곧바로 발언권을 요구해 대화에 참여할 수 있는 기능이 돋보였다.

한 클럽하우스 이용자는 "처음에는 클럽하우스에서 청자 역할만 했었지만 직접 대화에 참여하면서 더 재미를 느꼈다. 나중에는 어느새 내가 대화를 주도했고 밤마다 몇 시간씩 클럽하우스를 애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비공식 앱은 본인 인증 관련 오류가 많아 인스타그램 같은 타 SNS와 연동과 데이터 동기화 기능을 사용하는데 제약이 있었다. 대화방을 직접 만들거나 특정 방을 검색하는 것도 불가능했다. 클럽하우스에서 오가는 대화를 청취하는 용도로만 이용할 수 있었다.
 
아직 신생 SNS인 만큼 클럽하우스 내에서 여러 가지 문제도 눈에 띄었다. 이날 한 대화방에서는 돌아가면서 책을 읽기도 했다. 같은 책을 공동으로 구매한 사람들이 돌아가면서 각자 맡은 부분을 읽는 식이다. 이 소통 방식은 저작권 문제와도 맞물린다. 다수가 있는 곳에서 저작권자 허락 없이 책 내용을 공개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방에서 진행된 ‘K팝 들려주기’ 역시 같은 문제에 해당한다.

다른 대화방에서는 미성년자들이 참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음주를 포함한 부적절한 내용이 담긴 대화가 거리낌 없이 오가고 있었다.
 

클럽하우스 개발자 '폴 데이비슨' [사진=유튜브 'The Business of Fashion']

IT업계에 따르면 안드로이드폰 이용자도 올해 내로 공식 클럽하우스 앱을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클럽하우스의 개발사 ‘알파 익스플로레이션’이 최근 본격적으로 안드로이드 버전 개발에 나섰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지 CNBC는 알파 익스플로레이션이 안드로이드 버전 개발을 위해 안드레센 호로위츠로부터 약 1억 달러(약 1123억원)를 투자받았다고 보도했다. 또한 지난달 안드로이드 개발자인 모페와 오군디페는 본인 SNS에 "오늘은 내가 클럽하우스에 합류한 첫날이다. 이 팀에서 안드로이드 생태계에 기여하게 돼서 매우 기쁘다"고 밝히며, 안드로이드 클럽하우스 앱 개발에 착수했음을 암시했다.

비공식 앱은 이러한 알파 익스플로레이션의 행보를 기다릴 수 없는 안드로이드폰 사용자만이 설치·이용 시 따르는 문제점을 정확히 인식하고 활용하길 추천한다.
 

[사진=아주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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