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신·숭인 도시재생 1100억원 집행내역 퍼즐 맞춰보니 곳곳 '물음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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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환 기자
입력 2021-03-0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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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체 어디에 얼마 썼냐" 물어도 아무도 모르는 상황

  • 어떤 부서에서 무슨 사업했는지 파악 불가능한 상태

  • 매년 비용 추가 중…집행내역 최신화, 구조상 불가능

창신·숭인동 도시재생에 반발하는 주민들이 ‘깜깜이 예산집행 내역’을 들여다보기 위한 대대적인 감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완료됐다던 사업이 수년째 계속 진행되고 있거나, 현재까지 투입된 예산에 관한 답변이 부서마다 달라 정확히 어디에 얼마나 어떤 돈이 투입됐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창신숭인 도시재생사업 예산 현황 [자료=제보자]


2일 서울시에 따르면, 창신·숭인동에 지난 2014년부터 이달까지 집계된 도시재생사업 관련 예산은 약 1168억3300만원이다.

여기에는 사업 초기 마중물사업 200억원과 연계사업 607억3300만원, 별도사업(노후 주거지 거리경관 개선) 61억원, 창신동 낙산근린공원 주차장 복합시설 조성사업 300억원이 포함됐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더 많은 예산이 투입됐을 가능성이 크다. 어떤 부서에서 어떤 사업을 도시재생 예산으로 책정해서 집행했는지 모두 파악하지 못한 상태여서다.

서울시 설명을 종합하면, 시의 각 부서에서는 도시재생 지역으로 선정된 곳에 노후 주거지 개선사업이나 보도블럭 공사, 전신주 정리와 같은 각종 사업을 매년 우선적으로 진행한다.

전통적인 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처럼 하나의 주체가 금융계획에 따라 특정 기간에 사전에 설계한 사업을 단계적으로 완성해가는 방식과는 전혀 다른 개념인 셈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정비사업은 단기간에 (창신·숭인동 재개발 기준) 약 10조원을 투입해 정확히 무엇을 어떻게 짓겠다는 개념이 나오지만, 도시재생은 향후 30~50년간 천천히 바꿔 가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매년 비용이 계속 추가될 것”이라며 “추진 주체가 명확하지 않고 매년 어떤 부서에서 어떤 사업을 도시재생이라는 이름으로 진행했는지 알기 어렵다”고 부연했다.

실제로 예산현황을 보면 주관부서가 △주거재생과 △공원녹지과 △일자리창출과 △주차관리과 △보도환경개선과 △소상공인지원과 △물재생기획과 등 중구난방이다.

매년 또는 분기마다 서울시 내 전 부서의 예산 집행내역을 최신화하지 않는 이상 정확히 어디에 어떤 예산이 얼마나 사용됐는지 알 수가 없다는 얘기다.

더 큰 문제는 보안 시스템상 각 과에서는 다른 과에서 추진하는 사업계획과 진행 상황을 볼 수 없다는 점이다. 즉, 최신화 자체가 불가능한 구조다.

이런 방식의 도시재생에 반대해 뭉친 ‘공공재개발 추진위원회’ 주민들은 행정감사를 요청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종로구청과 서울시에 지속적으로 비용 관련 정보공개를 요청하고 있다.

공공재개발 추진위 관계자는 “국회든 서울시의회든 도시재생 비용에 관한 감사를 해야 한다”며 “깜깜이 예산에 대해 7년간 한 번도 감사하지 않았다는 건 정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2017년에 끝났다던 안전안심 골목길 조성사업이나 공중선 정비는 올해에 또 진행하고, 보도블록도 새로 깔더니 도시재생이라고 한다. 대체 돈이 어떻게 얼마나 허투루 쓰이는지 알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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