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시대 맞이한 두산중공업 부활 시동···올해는 밥캣·퓨얼셀 쌍두마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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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1-03-02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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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이 분당 사옥 시대를 맞이하면서 핵심계열사 두산중공업의 부활에 본격 착수한다. 두산중공업은 가스·풍력터빈발전 등을 중심으로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나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두산그룹은 마지막 핵심 캐시카우인 두산밥캣과 미래 핵심 사업으로 주목받는 두산퓨얼셀을 두산중공업 자회사로 배치해 두산중공업의 부활을 앞당긴다는 계획이다.

1일 재계에 따르면 올해 두산그룹은 서울 동대문 시대를 마감하고 분당 시대를 맞았다. 지난달 두산그룹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신사옥인 '분당두산타워'를 준공하고 본격적으로 입주를 시작했다. 두산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의 일부 부서가 첫 출근을 하고 ㈜두산, 두산밥캣, 두산큐벡스 등이 순차적으로 입주를 마무리하고 있다.

이제 분당 시대를 맞이한 만큼 그룹의 위상을 재고해야 할 상황이다. 아울러 두산그룹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3조원 규모의 재무구조 개선계획(자구안)을 매듭짓기 직전인 상태다. 때문에 지금까지 주로 계열사 매각에 시선이 쏠렸다면 이제부터는 두산중공업 등 핵심 계열사의 사업 실적이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핵심 계열사인 두산중공업의 청사진이 당장 밝아보이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두산중공업은 가스·풍력터빈발전, 수소연료전지 등을 중심으로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변혁에 성공한다면 현 정부의 친환경 뉴딜 정책 기조와 맞물려 새로운 발전동력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가스터빈은 지난해 9월 독자개발에 성공해 올해부터 내년까지 실증(실험 가동)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풍력터빈도 내년에야 상용화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결국 가장 중요한 미래 사업 부문이 당장 실적을 올릴 수 없는 셈이다.

다만 두산그룹도 이에 방책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핵심계열사를 매각하는 과정에서도 두산중공업을 위해 든든한 자회사를 붙여줬기 때문이다.

우선 두산그룹의 마지막 캐시카우로 꼽히는 두산밥캣을 꼽을 수 있다. 두산밥캣은 지난해 1~3분기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실적이 좋지 않았으나 4분기에는 영업이익 1315억원을 기록해 반등에 성공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두산밥캣의 올해와 내년 실적이 각각 4747억원과 5458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울러 최근 두산그룹은 ㈜두산의 사업차량BG(지게차 사업부)를 물적분할한 뒤 두산밥캣에 넘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게차 사업부는 매년 1조원에 가까운 매출액과 5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알짜 사업부다. 해당 방안이 현실화된다면 두산중공업의 실적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같이 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두산의 알짜 사업부가 두산중공업의 계열사로 탈바꿈한 사례가 적지 않았다. 두산밥캣 다음으로 두산중공업의 실적을 책임져야 할 두산퓨얼셀이 그 주인공이다.

두산퓨얼셀은 종전까지 수소를 활용한 연료전지 사업을 맡은 ㈜두산 사업부였으나 지난 2019년 10월 인적 분할을 통해 독자 회사로 출범했다. 이후 ㈜두산과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보유한 지분 전량을 넘기면서 두산중공업 산하로 이동했다.

그 결과 두산중공업은 당장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누렸을 뿐 아니라 미래 핵심사업을 영위하는 계열사를 산하에 두게 됐다. 두산퓨얼셀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국내 발전용 연료전지 발주 시장 점유율 70% 달성을 이어오고 있다. 때문에 재계는 앞으로 정부의 친환경 수소 정책이 구체화될수록 두산퓨얼셀이 수혜를 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두산그룹은 지난해 계열사 매각에 집중했다면 분당 시대를 맞은 지금부터는 두산중공업 등 핵심 계열사의 실적을 정상화해야할 시기"라며 "다소 시간이 필요한 친환경 에너지 부문이 충분히 성장할 때까지 두산밥캣과 두산퓨얼셀로 실적을 견인해 실적 정상화를 앞당기려는 구조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분당두산타워 전경. [사진=두산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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