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돋보기] 오프라인 매장의 종말? 애플스토어는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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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준 기자
입력 2021-02-24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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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플 마니아 성지 애플스토어... 제품을 어떻게 가지고 노는지 알려주는 공간

  • 애플스토어, 전 세계 25개국에 500개 이상 운영···다양한 서비스로 인기

  • 국내 애플스토어 2호점은 여의도 IFC몰에 오는 26일 오픈, 방문 예약제 운영

애플이 오는 26일 여의도 IFC몰 지하 1층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 반대편에 국내 2호점이자 전 세계 512번째 애플스토어인 '애플 여의도'를 개장한다. 비대면 시대에 애플은 왜 오프라인 매장을 오히려 더 늘리고 있을까.
 
"어떻게 가지고 노느냐에 더 관심을 둘 것" 잡스 철학 담긴 애플스토어

미국 버지니아주 타이슨스코너에 들어선 애플스토어 1호점. [사진=애플 공식 홈페이지]

애플스토어는 애플 공동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였던 스티브 잡스의 경영 철학이 담긴 장소다. 소비자와 관계를 중요시한 잡스는 2001년 5월 미국 버지니아주에 애플스토어 1호점을 열었다. 잡스는 매장을 소개하는 영상에서 “이곳에는 제품을 어떻게 가지고 노는지 알려주는 공간이 절반 이상이다. 앞으로 사람들은 컴퓨터를 사는 것보다 어떻게 가지고 노느냐에 더 관심을 둘 것이다”고 말했다.

당시 대부분의 언론이 애플스토어는 잡스의 패착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언론은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애플 이용자들이 자신들을 위한 공간이 생기길 원하는 걸 알지 못했다. 애플스토어는 개장 3년 만에 연 매출 10억 달러(약 1조 1000억원)를 달성하며 애플 브랜드를 상징하는 곳으로 자리 잡았고 2015년 0.1㎡당 매출액 4798달러(약 532만원)를 기록하며 미국 내 오프라인 매장 매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3132달러(약 347만원)인 보석판매점 티파니였다.

이후 애플은 2003년 일본 도쿄 2호점을 시작으로 현재 전 세계 25개국에 500개 이상 애플스토어를 세워 운영하고 있다. 애플 이용자들에게 애플스토어는 성지 같은 곳이다. 신제품이 나오면 다른 곳은 쳐다보지도 않고 애플스토어 앞에 모여 제품을 구매한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애플은 애플스토어를 ‘또 하나의 본사’로 여기고 제품 판매에 관한 모든 결정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 덕분에 애플 제품 이용자들은 애플스토어에서 불필요한 사전 과정을 생략하고 A/S나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오프라인 매장을 사양 산업으로 여기고 외주를 주는 경우가 많은 다른 제조사와 달리 애플은 모든 애플 스토어 직원을 직접 고용해 운영한다. 애플이 직접 뽑고 가르쳐야 고객에게 친절하고 우수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이러한 정책을 통해 애플스토어 방문객은 담당 직원 한 명에게 직접 제품에 대해 설명을 듣고 얼마든지 체험해볼 수 있다. 구매 강요 같은 것은 없다. 만약 애플스토어에서 애플워치, 아이폰, 에어팟, 아이패드, 맥 등 주요 애플 제품과 애플이 승인한 공식 서드파티 제품, 소프트웨어 등을 구매하면 단순 변심이라도 14일 이내에 즉시 환불을 해주고 있다.

애플스토어는 교류의 장이 되기도 한다. 애플은 애플스토어에서 일반인들에게 사진, 음악, 코딩 등 분야를 알려주는 무료 교육 프로그램 ‘투데이 앳 애플’도 진행한다. 국내 아이돌 그룹 NCT 127이 미국 뉴욕 브루클린 애플스토어의 ‘투에이 앳 애플’에 참여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처럼 애플을 상징하는 애플스토어는 건물 그 자체로 주목을 받기도 한다. 스티브 잡스가 직접 디자인에 참여한 뉴욕 5번가 애플스토어 유리 큐브는 미국에서 특허를 받은 장식용 건물이다. 이스탄불 애플 스토어는 유리 랜턴으로 2014년에 구조기술자협회상을 수상했다. 2016년 뉴욕 애플스토어 4곳은 100여년 전에 지은 은행과 우체국 등을 보전하면서 영업 중이라는 이유로 체어맨 어워드(Chairman's Award)를 받기도 했다.
 
수백만명 다녀간 애플 가로수길···2호점 여의도로 인기 이어간다

국내 두 번째 애플스토어 '애플 여의도'.[사진=강일용 기자]

지금까지 국내 애플스토어는 2018년 1월 서울 강남 가로수길에 들어선 애플 가로수길이 유일했다. 애플 가로수길은 수백만명 이상 고객들이 방문하면서 가로수길의 랜드마크가 됐다. 디어드리 오브라이언 애플 리테일·인사 수석 부사장은 “한국 고객들의 열정과 사랑은 애플 직원 모두에게 큰 영감을 불어 넣는다”고 말했다.

전 세계 500번째였던 애플 가로수길 개장 행사에선 그 중요성을 고려해 애플 리테일스토어와 온라인스토어 관련 사업을 총괄하는 안젤라 아렌츠 부사장과 리처드 윤 애플코리아 대표가 직접 방문객들을 맞이하기도 했다. 애플 가로수길 공사 현장 가림막에 쓰인 ‘반가워요’라는 단어만으로도 애플 이용자들은 많은 기대를 보였다. 애플스토어 공사 현장 가림막은 애플스토어마다 특색있는 개성을 보여주는 맞춤 로고가 쓰인다. 애플은 개장 행사에서 이 로고를 기념 티셔츠로 제작해 방문객들에게 증정했다.

애플 여의도 가림막에는 ‘곧 만나요’라는 문구가 쓰였다. 매장에는 애플 여의도 전용 로고가 사용됐다. 애플은 이번 로고에 대해 “석윤이 디자이너의 작품으로 여의도 고층빌딩에서 영감을 받아 섬의 변화와 다양한 문화적 특징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애플 여의도 전용 로고.[사진=강일용 기자]

애플 여의도는 오는 26일 오전 10시에 개장한다. 오브라이언 부사장은 “애플 가로수길 개장 이후 한국에서 두 배 이상 커진 규모로 더 많은 고객을 만날 수 있어 큰 영광으로 생각하며 금요일 애플 여의도 개장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애플 여의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매장 내 손님 수를 제한하고 방문 예약제를 실시한다. 방문을 원하는 고객은 애플 여의도 홈페이지를 통해 시간을 선택할 수 있다. 예약 가능 인원은 1회 1인이며 양도는 불가능하다.

기자가 애플 여의도 앞에서 만난 직장인 A 씨(36)는 "애플 여의도가 운영을 시작한다고 해서 시간을 내 왔는데, 아직 겉만 보고 들어가 보지 못해 아쉽다. 예약 후 오는 금요일에 다시 방문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사진=아주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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