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일본] ②'성화봉송' 출발지 후쿠시마, '10년 악몽' 재현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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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1-02-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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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쿠시마, 13일 규모 7.3 강진에 '지진공포' 확산

  • 도쿄올림픽 성화봉송, 3월 25일 후쿠시마서 시작

  • 최악의 원전 폭발사고 '동일본 대지진' 우려 커져

동일본대지진 발생 이틀 후인 2011년 3월 13일 일본 미야기현 게센누마에서 쓰나미에 휩쓸린 선박과 가옥 등 엉망이 된 모습. [사진=AP·연합뉴스]


15일 국제사회의 시선이 일본 후쿠시마(福島)현으로 집중될 전망이다.

2011년 일본을 마비시킨 ‘동일본 대지진’을 연상케 하는 지진 발생으로 오는 7월 예정된 도쿄하계올림픽에 ‘경고등’이 또 켜졌기 때문이다. 지진이 발생한 후쿠시마는 도쿄올림픽의 개막을 본격적으로 알리는 성화 봉송의 시작지이다.

이런 후쿠시마에 대한 ‘지진공포’가 커지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가뜩이나 개막이 불투명한 도쿄올림픽이 아예 취소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14일 일본 기상청은 “전날(13일) 오후 11시 8분쯤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강진이 발생했고 지진해일(쓰나미) 우려는 없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번 지진이 10년 전에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의 여진으로 분석해 주목을 받았다.

기상청은 전날 새벽 기자회견에서 미야기(宮城)현 센다이(仙臺) 남동쪽 103㎞ 해역(북위 37.3도, 동경 141.8도)에서 강진이 발생했다고 했다. 진원의 깊이는 약 60㎞로 추정했다. 지진 규모는 애초 규모 7.1로 발표했다가 규모 7.3으로 수정했다.

지진 여파로 미야기현 등 일부 지역에선 약 10년 만에 진도 6강(强)의 진동이 관측됐다. 진도 6강은 일본 기상청이 분류한 10단계 중 2번째로 강한 수준으로, 기어서 이동해야 할 정도로 진동이 심한 상황을 의미한다.

이번 강진으로 후쿠시마현과 미야기현에서는 산사태, 가옥 붕괴, 대규모 정전 등의 피해가 발생했고, 100명 이상의 부상자가 나왔다.

추가 지진도 발생했다. 일본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 31분쯤 규모 5.2로 추정되는 지진이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또 발생했다.

진원지와 가까운 후쿠시마현 소우마시와 나미에마치시 등에서는 진도 4의 진동이 감지됐다. ‘진도 4’는 대부분의 사람이 놀라고, 전등 등 매달려 있는 물건이 크게 흔들리는 수준을 의미한다. 이번에도 쓰나미 경보는 없었다.
 

2011년 4월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상공에서 촬영한 원자로 3호기의 모습. [사진=AP·연합뉴스] 

◆ ‘원전 리스크’ 못 벗어난 후쿠시마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지진이 10년 전 동일본 대지진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동일본 대지진의 여파가 아직 수습되지 않은 상황에서 발생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동일본 대지진 발생 일주일 전인 2011년 3월 9일 후쿠시마현에서 규모 7.3의 지진이 발생한 바 있다.

도쿄대 지진연구소의 후루무라 다카시 교수는 NHK 인터뷰에서 “진원지나 메커니즘으로 볼 때 판의 경계에서 일어난 지진으로 보인다”며 “향후 일주일간 격렬한 흔들림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진원이 비교적 깊기 때문에 해일(쓰나미) 피해는 없다”면서도 “(지진) 규모가 크고 넓은 범위에서 강한 흔들림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전부터 도호쿠(東北) 연안의 거대 지진 영향도 남아있기 때문에 앞으로 일주일 동안은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외신은 원자력발전소 피해 여부에 초점을 맞췄다. 2011년 3월 11일 오후 동일본 대지진으로 생성된 12m에 달하는 지진해일이 후쿠시마 제1원전을 덮치면서, 원전 4기가 폭발하는 최악의 원전사고가 발생했다.

이후 일본 정부가 폭발사고 수습에 나섰지만,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고’ 논란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일본이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후쿠시마 원전의 오염수 해양 방류 가능성을 언급해 국제사회의 반발을 야기하기도 했다.

가토 가쓰노부 일본 관방장관은 지난 1월 기자회견에서 “후쿠시마 제1원전 페로 작업을 위해 오염수 처리를 미룰 수 없다”며 오염수 해양 방류 추진에 속도를 낼 것을 시사했다. 도쿄전력 측은 ‘다핵종 제거 설비’로 방사성 물질을 제거할 수 있어 안전성이 보장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2018년 한 조사에서 정화된 오염수에 세슘이나 요오드처럼 인체에 치명적인 방사성 물질이 기준치 이상으로 포함됐다는 결과가 나와 일본 정부를 향한 국제사회의 불신이 증폭됐다.

한편 동일본 대지진은 일본 기상청 관측 최대 지진이다. 당시 지진 발생으로 후쿠시마 일대 주민 1만5000여명이 사망하고, 2500여명이 실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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