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저온 설 명절 귀성길 전기차 운행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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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기자
입력 2021-02-1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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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소보다 운행거리 20~30% 짧아…충전 대기시간도 길어

설 명절 장거리 운전을 할 경우 전기자동차를 이용하는 것이 일반 차량보다 효율적일까. 전문가들은 명절 장거리 운전의 경우 전기차의 연비(전비·電比)가 평소 도심 주행보다 급격히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설 명절인 겨울철에는 전비가 더욱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짧아지는 셈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기차 충전소를 사전에 파악하고 안전운행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명절 교통체증·장거리 운전 전비 평소보다 20~30% 짧아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는 최근 '설 연휴 장거리운전 안전대책 연구' 보고서에서 전기차로 설 연휴 장거리운전 시 20~30% 짧아지는 주행거리를 고려해야 한다는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연비 측정을 위한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도심지 및 고속도로 주행실험, 설 연휴에 4시간 이상 운전경험이 있는 300명의 설문조사를 반영했다.
 
연구소는 겨울철 고속도로 주행시 일반 내연기관차는 연비가 33% 향상되는 것과 반대로 전기차의 전비(연비)는 24% 하락해 평소보다 주행거리가 33.4%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설 연휴 기간에는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충전을 위해 대기하는 시간도 평소보다 더 오래 걸리므로 귀성·귀경길에 충전 계획 등을 잘 세워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소의 현장실험에 따르면 내연기관차는 도심 주행보다 고속도로 주행 시 연비가 33% 향상됐지만, 전기차는 고속도로 주행시 오히려 24% 감소했다.
 
연구소가 활용한 차량은 내연기관차 소나타, 전기차 아이오닉이다. 도심 운전은 광화문 주변에서, 고속도로는 광화문~여주 휴게소(76.97km)였다.
 
소나타는 도심 도로 운행 시 연비가 11.7km/l였지만, 고속도로에서는 15.6km/l로 도심보다 고속도로의 연비가 높게 나왔다. 반면 아이오닉은 도심 주행 시 1회 충전에 203km를 운전할 수 있었지만, 고속도로에서는 1회 충전에 154km를 운행하는 데 그쳤다.
 
이수일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 박사는 "전기차로 설 연휴 장거리 운전 계획을 가진 분들은 평소 비해 20~30% 주행성능이 감소할 것을 고려하여 충전 위치를 미리 계획하고 안전운행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현대해상]

◇겨울철 전기차 운행거리 평소보다 33.4% 감소
 
연구소가 전기차 운전자 150명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겨울철 영하로 기온이 떨어진 경우는 평소에 비해 주행거리가 33.4% 감소했다 응답했다. 설 연휴 기간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충전을 위해 20분 이상 대기하는 비율은 21.5%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소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1회 충전 시 전기차의 겨울철 주행거리는 평일 297.4km였지만, 기온이 영항 5도 이하로 내려갔을 경우에는 198.1km로 평일보다 66.6% 급감했다.

[사진=현대해상]

응답 비율로 보면 전기차의 평일 1회 충전 후 가능 운전거리가 200km 이하인 비율은 14.3%에 불과했다. 이어 250km(11.9%), 300km 이하(38.1%), 350km 이하(21.4%), 350km 초과(14.3%)였다.
 
반면, 영하 5도 이하일 때에는 1회 충전 후 가능 운전거리가 200km 이하인 비율이 43.3%로 가장 높았다. 이어 250km(21.4%), 300km 이하(18.6%), 350km 이하(11.9%), 350km 초과(4.8%)였다.
 
또 설 연휴 기간 휴게소 충전 대기시간이 20분 이상 소요되는 경우는 73.9%에 달해 평일(52.4%)보다 크게 늘었다.
 
응답 비율로 보면 평일 휴게소 충전 대기시간은 10분 미만이 38.1%로 가장 높았다. 이어 10~20분(9.5%), 20~30분(19.0%), 30~40분(26.2%), 40~50분(2.4%), 50분 이상(4.8%)이었다. 반면, 설 연휴에는 휴게소 충전 대기시간은 10분 미만이라고 답한 비율이 14.3%에 불과했다. 이어 10~20분(11.9%), 20~30분(28.6%), 30~40분(26.2%), 40~50분(4.8%), 50분 이상(14.3%)이었다.

[자료=노르웨이 자동차연맹(NAF)]

◇기온 하강에 따른 배터리 성능 저하가 원인
 
노르웨이 자동차연맹(NAF)은 현재 판매중인 전기차 20종에 대한 겨울철 주행거리 테스트 진행 WLTP 기준 대비 실제 도로에서의 주행거리 차이 측정한 결과 전기차는 낮은 기온과 고속도로 운전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르웨이 자동차연맹이 전세계에서 전기차 보급률이 가장 빠른 나라 중 하나인 노르웨이에서 총 20대의 전기차 테스트를 통해 겨울철(영하2도) 배터리 성능 저하가 주행거리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를 실험한 결과 국제 표준 배기가스 시험방법(WLTP) 기준 대비 평균 18.5% 주행거리가 감소한 결과가 나왔다.
 
가장 오차가 적은 모델은 현대차의 코나EV(WLTP 기준 449km, 테스트결과 405km), 가장 오차가 큰 모델은 오펠 암페라 e(WLTP 기준 423km, 테스트결과 297km)였다.
 
노르웨이 자동차연맹은 전기차가 저온에 전기차의 배터리 수명이 줄어든 이유로 기온 하강에 따른 배터리 성능 저하와 고속도로 주행 시 브레이크를 많이 사용하지 않아 배터리 회생에너지가 거의 발생하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전기차 등록 대수 늘었지만 충전소는 제자리
 
환경부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전기차 등록 대수는 8만9918대, 수소차는 5083대다. 전기차 신규 등록 수는 2017년 1만4354대, 2018년 3만1183대에 이어 지난해에는 3만5075대로 증가했다. 수소차도 지난해에만 4197대 신규 등록했다.
 
하지만 충전소는 턱없이 부족하다. 지난해 말 기준 전기차 충전소는 총 1만6000여 곳, 수소차 충전소는 33곳(연구용 8곳 포함)뿐이다. 고속도로로 한정하면 그 숫자는 더 적어진다.
 
정비업체 관계자는 "전기차 1대에 보통 충전소 2.5기가 필요하다"며 "충전소 설치 지역 역시 차량 유동량 등을 감안하지 않아 실제 이용하는 데 지장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기차의 경우 충전 시간도 오래 걸려 적은 수의 충전소에 차가 몰릴 경우 대기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며 "전기차 이용자의 불편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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