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美 AMD와 손잡고…반도체 파운드 초일류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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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선 기자
입력 2021-02-03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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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텔 파운드리 수주 ‘절반의 성공’...TSMC, 애플 독점에 기회 생겨

  • 116조원 현금자산, 대규모 인수합병 예고...이재용 결단 타이밍 중요

삼성전자가 미국 AMD의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를 따낼 가능성이 커지면서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달 삼성전자는 인텔사의 그래픽저장장치((GPU) 물량을 수주할 가능성이 점쳐졌으나, ‘사우스브리지’ 칩셋을 따내는 데 그쳤다. 대신 GPU 파운드리는 전 세계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대만 TSMC에 돌아갔다.

3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AMD는 GPU와 가속처리장치(APU) 일부를 삼성전자에 위탁생산을 맡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동안 AMD의 중앙처리장치(CPU)와 GPU, APU 등은 주로 대만 TSMC가 위탁생산해왔다.
 

세계 최대 기술 전시회 'CES 2021'에서 AMD 최고경영자(CEO) 리사 수 박사가 올해 선보일 신기술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CES 2021 생방송 화면 캡처]



현재 AMD는 젠4 아키텍처(반도체 기본 설계) 기반 CPU와 RDNA3 아키텍처 기반 GPU 생산을 TSMC 5나노미터(㎚·1㎚는 10억분의1m) 공정 라인에 맡겼다. 하지만 최근 애플이 TSMC의 첨단 반도체 생산 라인을 독점하다시피 하면서, AMD는 자사 제품 양산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큰 상황이다.

실제 TSMC는 현재 아이폰12의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5㎚ 공정으로 생산 중이며, 아이폰13과 아이폰14의 AP 칩 물량까지 수주하면서 3㎚ 공정까지 예약 받은 상태다.

이런 가운데 AMD 역시 현 생산량에 50% 이상 추가 물량을 생산할 방침이라, TSMC 외에 파운드리 다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말이 다변화라고 하지만, 실제 선택지는 삼성전자가 유일하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AMD가 내부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위탁생산 업체는 모두 5㎚ 이하급 최첨단 반도체 제품이 검토 대상이다. 전 세계에서 10㎚ 이하 미세공정이 가능한 업체는 TSMC와 삼성전자 두 곳뿐이다.

삼성전자로선 마다할 이유가 없다. 앞서 인텔 GPU 파운드 수주전에서 TSMC에 밀려 사우스브리지만 수주하면서 ‘절반의 성공’에 그쳤기 때문이다. 다만 인텔과 거래를 시작하면서 향후 대규모 추가 수주 기회를 노릴 수 있게 된 점은 유의미하다는 게 업계 평가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AMD 파운드리를 따낼 경우, 세계 5대 팹리스(퀄컴·브로드컴·엔비디아·미디어텍·AMD) 중 3곳을 고객으로 삼게 된다. 이를 통해 파운드리 점유율 면에서 TSMC를 따라잡고 2030년 시스템 반도체 1위 달성도 빨라질 수 있다.
 

[아주경제 그래픽팀]


이 과정에서 삼성이 글로벌 반도체 기업을 인수·합병(M&A)할 것이란 가능성도 커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8일 2020년 4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3년 내 의미 있는 인수·합병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삼성전자가 기업 M&A를 공식화한 것은 2017년 자동차 전장 회사인 하만 인수 이후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분야에 국한된 M&A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업계에서는 향후 반도체 관련 시설투자와 동시에 시너지를 낼 곳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관측이다.

무엇보다 삼성전자는 현재 실탄이 넉넉하다. 작년 3분기 기준으로 총 116조2000억원에 달하는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최윤호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사장은 “지난 3년간 주주환원 정책 기간 M&A 등을 제대로 실행하지 못해 보유 현금이 늘었다”며 “지속적인 현금 증가는 회사에 부담을 주기에 공격적인 시설투자와 의미 있는 M&A로 현금 보유 위험성을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재용 부회장이 옥고를 치르고 있는 터라, M&A가 속도감 있게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재계 관계자는 “대형 M&A는 오너의 빠른 판단과 의지가 중요한데, 이 부회장이 현재 경영진과 소통이 원활치 않은 상황이라 시의적절한 투자가 가능할지 우려스럽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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