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워진 코스닥에 급증한 CB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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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준호 기자
입력 2021-01-26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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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작년 말 이후 코스닥시장에서 전환사채(CB) 전환청구권 행사 건수가 급증하고 있다. 코스닥지수가 1000선 돌파를 눈앞에 두는 등 상승세가 이어지자 주식으로 전환 후 매도 차익을 얻겠다는 투자자들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지난해 12월부터 이날까지 코스닥 상장사가 발행한 CB에 대한 전환청구권 행사 공시 건수는 총 198건으로 나타났다. 전년 같은 기간(134건)과 비교하면 약 47% 증가한 규모다.

전환청구권 공시 건수는 코스닥지수가 연말 랠리를 시작한 하반기 이후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8월 70건에 그쳤으나 10월과 11월에는 각각 111건, 119건으로 늘었다. 12월 이후에도 코스닥지수가 10% 이상 오르며 상승세가 지속되자 전환청구권 행사 건수도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CB는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채권이다. 일정 기간 이후 채권자의 청구가 있을 때 미리 정해진 조건대로 발행회사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 만기까지 기다려 원금과 이자를 얻을 수도 있지만, 주가가 상승세라면 주식으로 전환해 더 큰 차익을 남길 수 있는 구조다. 이자율이 3~4% 수준으로 크지 않지만 주가 상승에 따른 수익을 기대할 수 있고, 주가가 하락할 경우 전환가액 조정(리픽싱)이 가능하다.

투자자는 낮은 위험 대비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고, 기업은 상대적으로 싼 가격에 자금을 마련할 수 있어 코스닥 기업들의 주요 자금조달 수단으로 쓰인다. 다만 총 발행주식 대비 전환청구 주식이 많을 경우 기존 주주 입장에선 오버행 이슈로 악재가 될 가능성이 있다. 채권을 주식으로 바꾼 투자자들이 대규모 매도에 나서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신주 발행을 통해 주식을 지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코스닥 상장사인 비보존 헬스케어는 지난 19일과 20일 두 차례의 전환청구권 행사를 공시했다. 지난해 발행한 12~14회차 CB에 대한 공시로 전환되는 주식은 총 발행주식의 8.5% 규모다. 모두 지난해 한 차례씩 리픽싱이 이뤄져 현재 주가 대비 수익 실현이 가능하다. 비보존 헬스케어의 경우 지난해 CB로만 800억원가량의 자금을 조달했기 때문에 향후 주가 변동성이 커질 우려가 있다.

지티지웰니스는 지난 22일 전환청구권 행사 공시 이후 이날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장중 8.6%까지 하락하는 등 크게 부진했다.  발행주식의 9.13%에 해당하는 135만4265주에 대해 청구가 이뤄졌다. 해당 CB의 경우 표면이자율(쿠폰금리)과 만기이자율이 모두 0%다. 이자 수익을 기대할 수 없는 데다가 전환가액도 3692원으로 1만원선인 현 주가보다 싸기 때문에 대부분 매도 물량으로 시장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전환청구권 행사 공시가 모두 기업 주가에 악재로 작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물량이 클 경우 상승폭이 제한될 수 있다"며 "기존 주주들의 경우 변동성 확대에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코스닥시장 전환청구권 공시 건수 추이 [자료=금윰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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