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내기 골프했지만 도박 안했다" 알펜시아 대표...법적으로 본다면

한석진 기자입력 : 2021-01-18 11:57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리조트 전경. [아주경제 DB]


심세일 알펜시아리조트 대표(57)가 직원들과 공짜 라운딩과 상습적으로 '내기골프'를 한 것으로 확인돼 3개월 감봉 처분을 받는다.

알펜시아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를 위해 지난 2009년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용산리·수하리 일대 491만㎡(약 149만평)에 조성한 리조트다.

모회사인 강원도개발공사는 "감사위원회를 열고 지난 14일 심 대표 등 알펜시아 임원 2명에 대해 '감봉' 3개월 징계를 내렸다"고 18일 밝혔다.

공사는 '알펜시아 임원과 강원도개발공사 간부 등이 자사 골프장뿐 아니라 평창 인근 지역 골프장에서 코스 점검을 이유로 1년여간 무료 라운딩과 내기 골프를 했다'는 내용이 담긴 부조리 신고를 접수한 뒤 지난달 29일부터 감사에 착수했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점검 라운딩은 사전계획 수립 등으로 근거를 남겨야 하지만 동반자 선정이나 라운딩 시간 등에서 절차상 흠결이 확인됐다.

내기 골프 의혹은 간식비와 캐디피 명목으로 돈이 오갔고 나머지 금액은 돌려줬으나 공적 기관 임직원으로서 부적절한 행위인 것으로 판단했다. 이를 근거로 심 대표 등에게 징계를 결정했다.

심 대표는 "라운딩을 하며 돈내기를 한 건 사실이지만 (그 돈은) 캐디피 등 사용료와 운동 뒤 식사비로 쓰고 일부 남는 금액은 전부 다 본인들이 가져갔다"며 "(내기 도박이라면) 누군가가 따거나 잃어야 하는데 결과적으로 돌아갈 때 그런 일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알펜시아 골프장 그린피는 퍼블릭 기준으로 주중 13만원, 주말 17만원이다. 캐디피는 13만원, 카트피는 9만원이다.

법은 이른바 내기골프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형법 제246조 제1항은 '도박을 한 사람은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다만 일시오락 정도에 불과한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형법 246조에서 도박죄를 처벌하는 이유는 정당한 근로에 의하지 아니한 재물 취득을 처벌해 경제에 관한 건전한 도덕법칙을 보호하는 데 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도박이란 '재물을 걸고 우연에 의해 재물 득실을 결정하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여기서 우연은 '당사자에 있어서 확실히 예견 또는 자유로이 지배할 수 없는 사실에 관해 승패를 결정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6도736 판결).

개인 기량이 아닌 운에 따라 승패가 좌우된다면 도박으로 볼 수 있다는 취지다.

대법원은 "당사자 능력이 승패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 해도 다소라도 우연성 사정으로 영향을 받는다면 도박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일반적으로 골프는 참가자 실력에 따라 결과가 판가름 나기 때문에 우연성이 배제된 스포츠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대법원은 "골프가 당사자 기량 의존도가 높은 경기 일종이지만, 골프 경기장은 자연 상태에 가까워 상황이 달라지기 쉽고 핸디캡 조정 같은 방식으로 승패 가능성을 대등하게 할 수 있다"며 이를 도박이라고 판단했다.

개인 실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매 홀 결과를 확실히 예견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어느 일방이 그 결과를 자유로이 지배할 수는 없다는 취지다. 내기골프는 보통 홀마다 돈을 걸고 가장 적은 타수를 기록한 사람이 돈을 가져가는 이른바 '스킨스 방식' 내기를 많이 한다.

대법원은 1타당 50만원에서 100만원 사이 판돈을 걸고 내기골프를 친 4명에게 "도박 혐의가 인정된다"며 징역 6개월~8개월에 집행유예 1~2년을 선고했다.

심 대표 경우처럼 내기골프 후 딴 돈을 바로 돌려줬다고 해도 도박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내기골프를 한 것 자체가 도박행위에 해당해서다. 다만 딴 돈을 돌려준 것은 양형참작 사유는 될 수 있다.

만약 재미를 위해 판돈을 낸 것일 뿐 경기가 끝난 뒤 딴 돈을 모두 돌려주기로 약속하고 내기골프를 쳤다면 도박죄가 성립하지 않을 수 있다.

심 대표는 지난 2017년 취임했다. 2001년 LG건설 리조트개발사업부로 입사해 엘리시안 강촌 스포츠사업 총괄부장, 강촌사업부 사업부장 상무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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