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탄핵' 없는 탄핵 맞불 메시지...'전략 없이 TV만 보고있어'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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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1-01-14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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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원 탄핵안 표결 전후 두 차례 영상 메시지...시위대 폭력 사태 규탄

  • 전날까진 '책임 회피·지지자 선동'...오락가락 메시지는 전략 부재 탓

미국 역사상 최초로 재임 기간 두 번째 탄핵 소추를 받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잇달아 영상 메시지를 공개하며 위기 타개를 꾀하고 있다. 다만, 앞서 의사당 폭력 점거 사태로 자신에게 '내란 선동' 혐의가 적용되는 등 악화한 여론에 '탄핵'이란 단어는 꺼내지도 않은채 정국을 규탄했다.
 
        [출처=유튜브/The White House]
 
1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5분13초 분량의 영상 메시지에서 자신을 향한 탄핵 소추안에 대한 입장을 공개했다. 다만, 앞서 8일 트위터 측이 트럼프 대통령의 계정(@realDonaldTrump)을 영구 정지했기에 백악관 계정(@WhiteHouse)으로 이를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단 폭력은 내가 믿는 것과 우리의 운동이 상징하는 모든 것에 반한다"면서 "나를 진정 지지하는 사람들은 이런 정치 폭력을 지지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해당 "공화당이나 민주당, 겨냥한 목표가 어디인지와 무관하게 위협과 파괴 행위를 일삼은 어떠한 폭력도 정당화할 수 없다"면서 "전주 폭력 사태에 관계된 이들은 어떠한 예외나 참작도 없이 모두 재판에 회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연방 기관에 차기 행정부로의 권력이양 과정에서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자원을 이용하라고 지시했다고도 덧붙였다.
 
해당 영상은 미국 하원에서 탄핵 소추안이 통과한 직후,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해당 사실을 공표하고 법안에 서명한 회견을 진행하는 중에 공개됐다. 자신을 향한 두 번째 탄핵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의도인 것이다.
 
다만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영상에서 '탄핵'이란 단어는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은 채, 자신의 탄핵 사태를 부른 지난 6일 의사당 폭력 난입 사태에 대해서만 규탄했다.
 
이는 해당 사태와 관련해 자신을 향한 여론이 악화한 상황에서 지지자들의 폭력 사태와 선을 긋고 자신이 이와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탄핵안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연설을 통해 지지자들을 선동해 해당 사태를 불러왔다고 비판받으면서 '내란 선동'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하원의회가 탄핵안 표결을 진행하는 중에도 한 차례 영상 메시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해당 영상에서도 탄핵과 관련한 언급을 하지 않은 채, 의사당 폭력 점거 사태와 오는 20일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의 취임식 당일 지지자들의 추가 무장시위 계획을 규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어떤 종류의 폭력이나 위법행위, 공공기물 파손이 있어선 안 된다고 촉구한다"면서 "이것은 내가 지지하는 것이 아니고 미국이 지지하는 것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까지도 의사당 폭력 점거 사태에 대한 자신의 책임을 발뺌하고 지지자들을 선동하는 듯한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멕시코 국경장벽 시찰을 위해 미국 텍사스주에 방문한 자리에서도 지난 6일 자신의 연설이 "완전히 적절했다"면서 "탄핵 사기는 역사상 가장 거대하고 가장 악랄한 마녀사냥의 연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탄핵안은 대부분의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큰 분노와 분열, 고통을 야기할 것"이라면서 또다시 지지자들을 자극할 수 있는 발언을 이어가기도 했다.
 
이와 같이 하루 만에 발언이 오락가락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의 두 번째 탄핵 추진 정국에 제대로 된 전략을 세우거나 대응 방안을 세우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13일 CNN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 일정도 없으며, 트위터 계정 정지에 따라 그가 선호하는 소셜미디어를 통한 대응 방법도 없는 상황이라면서 "탄핵 사태에 맞설 포괄적인 법적 전략이 부족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방송은 익명의 백악관 보좌관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하원의 탄핵소추안 표결 과정을 종일 백악관에서 TV로 지켜볼 것"이라면서 앞서 2019년 말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처음 탄핵을 당했을 당시 "하원 표결 시점에 맞춰 미시간주에서 선거 유세에 나섰던 것과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AP는 "그간 트럼프 대통령이 끝없이 이어지는 위기를 견딜 수 있게 해준 공화당원들 지지의 벽이 탄핵 표결을 앞두고 잠식하기 시작했다"면서 그의 가장 큰 충복이자 법적 대응을 도울 윌리엄 바 전 법무장관도 작년 말 사임했다고 꼬집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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