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시타부터 카드깡까지 '아사리판'…여기가 국회야, 대한체육회야 [이동훈의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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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기자
입력 2021-01-11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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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한 이종걸, 유준상, 이기흥, 강신욱(왼쪽부터·기호순)[사진=각 후보 캠프 제공]


제41대 대한체육회장 선거가 아사리판이다. 후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정치인' 처럼 흠집 내기에 치중하고 있다. 이게 국회인지, 체육회인지 헷갈릴 정도다.

골프 시타로 시작해 제소, 자격 논란, 검찰 고발에 이어 카드깡 논란까지 나왔다.

지난 9일 후보자 정책토론회부터 흠집 내기가 시작됐다.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은 강신욱 후보(66·기호 4번)다. 그는 고(故) 최숙현 선수 발인 다음 날 이기흥 후보(66·기호 3번)가 골프를 쳤다며 자료 사진을 들어 보였다. 그리고는 "시스템보다는 사람이 문제다. 사람이 바뀌어야 체육회가 바뀐다"고 주장했다. 얼마 뒤 이기흥 후보는 "불우한 후배 선수들을 위한 성금 모금이었다. 시타만 하고 왔다"고 반박했다.

토론회가 이어졌다. 이번에는 이종걸 후보(64·기호 1번)가 이기흥 후보를 겨냥했다. "후보 자격이 없다"는 주장을 폈다. 그는 이기흥 후보의 '징역' '브로커' '직계비속 위장 취업' 등을 키워드로 내세웠다. 다음 순서였던 유준상(79·기호 2번) 후보가 거들었다. 그는 "이 이야기가 사실이면 문제가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체육회 정관에 결격 사유가 있다. 그게 왜 빠졌는지도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를 지켜보던 이기흥 후보는 "가짜 뉴스다. 제소하겠다"고 반박했다. 토론회가 끝난 뒤 그는 이종걸 후보를 경기도·대한체육회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소했다.

늦은 밤, 제소 소식을 들은 이종걸 캠프는 입장문을 통해 "사실관계 설명 없이 허위 사실이라고 제소부터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정식으로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다. 철저한 수사를 통해 진실이 밝혀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음 날인 10일 오전에는 유준상 캠프에서 입장문을 냈다. 내용은 토론회 당시 이야기한 '체육회 정관 결격 사유'에 대한 부연 설명이다.

유준상 캠프은 "지난해 10월 신설된 조항에 따르면 관리단체로 지정된 종목단체의 임원은 5년이 지나야 선거에 출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이기흥 후보가 수영연맹 회장 당시인 2016년 3월 관리단체로 지정된 바 있다. 이 기준(5년)으로 따지면 출마 자격이 없다. 군수 자격도 없는 사람이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셈"이라고 덧붙였다.

오후에는 이기흥 캠프가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흑색선전하지 말자는 말에 이어 "강신욱 후보가 '카드깡'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켰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기흥 캠프는 "대다수 훌륭한 감독님들이 아직도 카드깡이나 하는 범법자로 비추어지게 됐다. 석고대죄하고 해당 후보는 사퇴하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강신욱 후보는 "저열한 선거꾼 행태"라며 비난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흠집 내기다. 대한체육회장 선거가 7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선거는 대한체육(大韓體育)의 백년대계(百年大計)가 걸려있다. 모든 후보자는 국회와 같은 '아사리판'을 멈추고, 체육인을 위한 공약에 집중해야 한다. 코로나19 확산 속 체육인들이 원하는 것은 '아사리판'이 아니라, 삶을 이어갈 수 있는 '동아줄' 같은 공약이 아닐까.

아쉬운 점은 또 있다. 후보자를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인 정책토론회 영상이 유튜브 등에서 삭제됐다. 이를 알린 유준상 후보는 "선관위가 동영상을 볼 수 있게 해야 한다. 무엇이 두려운가"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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