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 줄이고 임기 단축…은행들, '조직 슬림화'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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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근 기자
입력 2021-01-06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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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지털 혁신·비대면 금융 트렌드에 선제적 대응

  • '보고체계 간소화' 조직개편…지점 통폐합도 계속

  • BNK, 임원 연임임기 2→1년으로 "긴장감 갖도록"

시중은행 한 지점 창구의 모습. [사진=자료사진]

[데일리동방] 신년을 맞아 조직 개편을 마무리한 은행권은 공통적으로 임원 수를 줄여가며 경영 체계를 정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별 '디지털 혁신'이 주요 경영전략으로 제시된 가운데, 언택트(비대면) 금융 트렌드에 대응하는 취지로 보고 라인을 최소화하는 작업이 경쟁적으로 이뤄지는 모습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조직 슬림화'를 목표로 지난해 말 대규모 희망·명예퇴직 신청을 받은데 이어 영업·지점 통폐합, 본사·지역본부 임원 수 감축을 대대적으로 단행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17개 그룹 조직을 15개로 줄였다. 1개 그룹의 장(長)을 맡는 임원 자리가 2개 줄어든 셈이다. 대신 본부와 부서 수는 각각 19개에서 23개, 103개에서 113개로 늘렸다. 상무급 이상의 임원 자리를 줄인 반면 본부장 이하의 실무 책임자를 늘려 수평적 보고체계를 확대했다는 설명이다. 국민은행은 또 중간 관리자급인 팀장 수를 조정해 보고 체계를 더 간소화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은행은 '책임 경영'을 기치로 경영진의 직위 체계를 축소했다. 기존 상무-부행장보-부행장으로 운영되던 3단계 체계에서 부행장보 직급을 없애 상무-부행장의 2단계 체계를 구축했다. 상무급에서 부행장으로 직접 보고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 부행장급 경영진이 각 그룹별 책임 경영에 주력하도록 한다는 전략이다.

하나은행은 기존 18개 그룹을 15개로, 19개 본부(단)를 17개로 각각 조정했다. 지역 영업본부들을 통폐합시키고, 부서 중심이던 업무 체계를 팀(Unit·유닛)으로 전환한 것이 핵심이다. 이에 따른 임원 자리는 12개가 줄었다. 특히 유닛 중심의 조직 개편은 부서장이 갖고 있던 전결권을 팀장에 넘겨 의사결정 단계는 '팀장-임원-최고경영자(CEO)'로 대폭 축소됐다.

우리은행은 5개 사업그룹을 줄이며 임원 수를 감축했다. 개인그룹·기관그룹·부동산그룹을 '개인기관그룹'으로, 기업그룹·중소기업그룹·외환그룹을 '기업그룹'으로, HR그룹과 업무지원그룹을 '경영지원그룹'으로 각각 통합했다. 기존 상무-부행장보-부행장으로 올라가는 직급 체계는 상무직을 없애 부행장보-부행장으로 축소한 결과, 지주사와 은행을 통틀어 38명이던 임원은 32명으로 줄었다.

이같은 조직 슬림화에 대해 은행들은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는 한편, 궁극적으로 비대면 금융과 디지털 전환에 가속이 붙는 양상이라고 입을 모은다. 또 영업·지점 통폐합과 본부 조직 축소는 지속될 전망으로 인건비, 운영비 절감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조직의 군살빼기는 앞으로 계속될 것"이라며 "디지털을 화두로 전통적 은행권은 물론 더욱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핀테크(금융기술)·빅테크(대형정보통신업체)와의 경쟁 속에 슬림화 작업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BNK금융그룹은 임원의 연임 임기를 최대 2년에서 1년으로 줄이는 내용의 지배구조 내규를 최근 개정했다. 시중은행의 임원 임기가 통상 '2+1년'인 것을 반영한데 이어 임기가 길어지면 관리가 느슨해지는 측면을 고려했다는 것으로, 핵심 계열사인 부산·경남은행의 임원 연임 임기도 1년으로 줄었다.

BNK금융 관계자는 "시중은행의 임원 임기와 맞춰 업권 흐름을 따라가기 위한 목적도 있다"며 "연임 임기를 축소하면 임원 개인과 함께 조직의 긴장감을 높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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