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세 '백전노장' 다시 한 번 더"...낸시 펠로시 美하원의장 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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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0-11-19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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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년까지 8년간 역임할 듯...공격력·후원금 대체불가

  • 의회 선거 패배 놓고 '진보파 포용' 책임론 불거지기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임기 내내 날을 세우며 진검대결을 펼쳤던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회 의장이 '2년 더' 임기를 연장하게 됐다. 이에 따라 올해 대선 승리로 집권당에 올라선 민주당이 '강한 야당'에서 '강한 여당'으로 탈바꿈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의 의회 국정연설 당시 연설문을 찢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사진=로이터·연합뉴스]


18일(현지시간) 미국 민주당 하원은 공식 트위터를 통해 "하원 민주당의 용감한 지도자로서 다시 한 번 더 제117대 미국 하원의회의 의장 후보로 선출된 펠로시 의장에게 축하의 말을 전한다"고 발표했다.

이날 온라인 화상회의를 통해 당내 하원의장 선거를 치른 민주당은 단독 출마한 낸시 펠로시의 재추대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펠로시 의장은 오는 2021년 1월3일 미국 하원 본회의에서 정식 선출될 예정이다.

1940년생(만 80세) 펠로시 의장은 이탈리아계 이민자 계통으로 아버지인 토머스 달레산드로가 연방 하원의원과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시장을 역임한 정치인 집안 출신이다. 대학 졸업 후 사업가 폴 펠로시와 결혼한 후에는 평범한 가정주부로 지냈다.

이후 1987년 47세의 늦은 나이로 캘리포이나주 민주당 하원의원에 당선하며 정계에 입문한 후 지난 2003년부터 민주당 1인자 역할을 맡아왔다.

2년마다 치러지는 하원 선거에서 연이어 18선을 달성했을 뿐 아니라 미국에서 여성으로서 최초로 정당 수장과 하원의장을 역임해, 현재까지 미국에서 가장 높은 권력 서열에 오른 여성 인사다.

미국 대통령직 승계법에 따라 하원의장은 대통령 유고시 부대통령 다음으로 권한 대행을 맡는 권력서열 3위 자리다.

지난 2007~2011년 조지 W. 부시 행정부 당시 제52대 연방 하원의장에 처음 취임한 후 2019년 트럼프 행정부에서 재임해 올해까지 총 6년간 하원의장을 역임했다.

올해 대선 전부터 '기정사실'에 가까웠던 화했던 펠로시의 하원의장 연임은 예상 외로 거센 반발에 직면하기도 했다.

민주당의 백악관·상원·하원 석권을 점쳤던 '블루 웨이브' 달성 실패와 부진한 의회 선거 결과를 당내 진보파와 온건파가 분열 위기에 빠진 가운데, 고령의 나이와 장기집권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오며 펠로시에 대한 책임론도 불거졌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3일 대선 투표 직후 펠로시 의장은 차기 하원의장 재출마 입장을 밝혔고, 이후 당내 다른 하원의원이 공식적으로 하원의장 선거에 도전장을 내지않았다.

그러나 선거 이후 상원 다수당 확보 실패와 하원 의석수 상실 등의 개표 결과가 나오기 시작하자, 당내 온건파 진영은 이를 사실상 '의회 선거 패배'로 규정하고 진보파의 과격한 정책으로 중도층 유권자들을 잃었다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이들은 펠로시 의장에게도 '당내 세력 조정'이라는 정당 수장의 역할에 실패했다면서 하원의장 연임 포기를 요구하기도 했다.

펠로시 의장은 대선 승리를 위해 미국 진보 정치의 거목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비롯한 진보 진영의 협력이 필수적이라 판단해 이들을 적극적으로 포용해왔기 때문이다.

장기재임으로 인한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당 서열 1위 펠로시 의장과 2위인 스테니 호이어 하원 원내대표는 2003년부터, 제임스 클라이번 원내총무는 2007년부터 각각 현재의 자리를 지켜왔다.

이에 대해 시사주간지 애틀랜틱은 "미국인들이 펠로시의 장기 집권에 싫증을 내기 시작했고, 자신의 지역구이자 민주당 텃밭인 캘리포니아에서 걷히는 엄청난 규모의 후원금을 이용해 당을 장악한 것에도 불만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현실적으로 현재 민주당에 펠로시만한 인물이 없기 때문에 대대적인 저항이 있진 않았다. 지난 4년 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정면으로 맞서며 보여준 전투력과 막대한 후원금을 그 누구도 대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의 의회 국정연설 당시 연설문을 찢는 장면은 올해 미국 워싱턴DC 정가에서 가장 화제가 됐던 장면 중 하나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펠로시 의장은 이번 임기를 마지막으로 하원의장에서 물러나겠다고 공언한 상황이다.

이날 그는 선출 소감을 밝히는 자리에서 이번 임기가 마지막인지를 묻는 말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함께 전환기에서 미래로 향해 나아가는 길을 준비하고 싶기에 내가 가진 지렛대를 약화하고 싶지 않다"고 즉답을 피했다.
 

낸시 펠로시 미국 민주당 소속 하원의장.[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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