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훈의 투어웨이] 애벌레 이소미, 나비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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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기자
입력 2020-10-2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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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LPGA 휴엔케어 여자오픈서 생애 첫 승 기록

우승 확정 직후 캐디와 포옹하는 이소미(右)[사진=KLPGA 제공]


이소미(21)는 이번 시즌 선두권에 이름을 자주 올렸다.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을 시작으로 대유위니아 MBN 여자오픈, 팬텀 클래식, KB금융 스타 챔피언십 등에서다.

덕분에 올해 프레스룸에서 자주 만날 수 있었다. 주로 2·3라운드에서였다. 그러나, 최종 라운드에서는 그의 모습을 좀체 찾아볼 수 없었다. 마지막 날 번번이 선두권에서 내려오거나, 선두를 추격하는 데 실패하며 트로피를 놓쳤기 때문이다.

그는 코로나19로 지각 개막한 5월부터 지금까지 프레스룸에 방문해 생애 첫 승을 고대하며 이러한 말을 남겼다. 알 듯 모를 듯 짓는 미소와 함께 말이다.

6월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에서는 "우승을 목표로 하면 부담된다"며 "'우승하자'는 욕심보다는 '보기 없는 플레이'를 이어가겠다"고 의식했다.

8월 대유위니아 MBN 여자오픈에서는 "첫 승에 실패하고 나서 부모님과 함께 우승과 첫 승에 대한 생각을 내려놓기로 했다"며 "느리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천천히 갈 생각"이라고 마음을 다잡았다.

9월 팬텀 클래식에서는 "우승 기회를 놓쳐서 많은 생각을 했다. 혼자서 생각하는 편이다. 상대편 때문에 그러는 것은 없다"고 질문을 피하기도했다.

이처럼 이번 시즌 첫 승과 인연이 없어 보였던 그가 이날 프레스룸에 방문했다. 고대하던 생애 첫 트로피와 함께 말이다.
 

생애 처음으로 최종 라운드에 프레스룸에 방문한 이소미와 생애 첫 트로피[사진=KLPGA 제공]


25일 전남 영암군에 위치한 사우스링스 영암 컨트리클럽 카일필립스 코스(파72·6420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휴엔케어 여자오픈(총상금 8억원) 최종 3라운드에서다. 이날 그는 버디 5개, 보기 1개를 엮어 4언더파 68타를 적어냈다.

이소미는 최종합계 9언더파 207타로 김보아(25·8언더파 208타)를 한 타 차로 누르고 우승했다. 우승 상금 1억4400만원과 생애 첫 우승이라는 타이틀을 획득했다.

10월 휴앤케어 여자오픈에서 우승자 신분으로 프레스룸에 방문한 이소미는 "드디어 우승이다. 이번 시즌 챔피언 조에서 수차례 우승에 도전했다"며 "캐디와 함께 '내일 또 치는 거다'라며 마인드 컨트롤을 했다. 그랬더니 우승으로 올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전에는 '내가 우승할 수 있나' '이게 이렇게 어려운가'라고 생각했다"는 그가 이제는 "우승 욕심을 부리겠다"고 선언했다. 마치 나비처럼 말이다. 고치 속에 있던 기간은 길었지만, 스스로 뚫고 나와 화려한 날개를 폈다. 애벌레였던 이소미는 결국 나비가 됐다. 이제는 훨훨 날아갈 일만 남았다.

 

[사진=이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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