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점 찍은 석유 시대…정유4사의 ‘변신은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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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선 기자
입력 2020-10-06 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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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리티시페트롤리엄, 코로나19 등으로 "석유시대 내리막길"

  • 글로벌 정유 기업 이어 국내 정유4사, 수소·신재생에너지 등 전환

“석유 시대가 정점을 찍었다.”

세계 최대 정유사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은 최근 발간한 ‘연례 에너지 전망’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예견했다. 지난해 전 세계 하루 평균 석유 소비량이 사상 처음 1억 배럴을 돌파한 것을 기점으로 내리막길을 걸을 것이란 전망이다. 코로나19의 확산은 석유 시대의 쇠락을 한층 더 부채질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정유업 자체가 이익을 높이기 어려운 사업 구조란 점도 한 몫을 한다. 원유를 정제해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을 생산하는 정유업은 원재료 가격 비중이 높아, 영업이익률 5%를 내기도 버거운 경우가 많다. 글로벌 경기와 유가 등 외부 변수도 많아 대규모 손실이 발생할 위험도 크다.
 

한 글로벌 석유 기업이 원유 채굴을 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석유 기업들은 기존 정유사업 본연의 리스크를 탈피하기 위해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환경오염의 주범이 석유 기업이란 굴레를 벗기 위해서 친환경·신재생에너지 전환에 역점을 두고 있다. 이미 BP는 오는 2030년까지 저탄소 에너지 사업에 투자를 10배 늘릴 방침을 세웠다. 전기차 충전소도 같은 기간 7500개에서 7만개로 늘릴 계획이다.

기존 정유사업을 대폭 축소하는 행보도 이어지고 있다. 로열더치셸은 필리핀 바탕가스주에 있는 하루 평균 11만 배럴 규모의 타방가오 정유시설을 전면 폐쇄하기로 했다. 미국 최대 정유사 마라톤페트롤리엄도 캘리포니아주 마르티네즈와 뉴멕시코주 갤럽의 정유공장을 한곳씩 영구 폐쇄할 방침이다.

국내 정유사들도 석유 시대의 종말을 앞두고 혁신과 사업 다각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휘발유와 경유 등 내연기관 차량을 대체할 전기차가 친환경 사업으로 부상하면서 관련 배터리 제조업에 뛰어들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이 대표적인 기업으로, 국내는 물론 유럽과 미국, 중국 등에서 대규모 설비 투자와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의 배터리 수주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무궁무진한 미래 에너지원인 수소 사업도 정유업계가 역점을 두고 있는 신사업이다. 현대오일뱅크는 2025년까지 기존 주유소 인프라를 활용해 수소충전소를 80개소로 늘리고, 2030년에는 최대 180개까지 가동할 계획이다. GS칼텍스도 지난 5월 현대차그룹과 공동으로 수소충전소 영업을 시작했고, SK에너지도 정부가 출범시킨 '수소 물류 얼라이언스'를 통해 수소 사업 참여를 저울질하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석유 제품 수요가 줄면서 국내 정유사들은 수소나 신재생에너지로 사업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면서도 “글로벌 기업에 비해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궁극적으로 정유기업들은 종합에너지 기업으로 변모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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