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 수 늘리고, 카테고리 강화"…유니클로 외연 확장 '재시동'

김충범·오수연 기자입력 : 2020-09-27 15:00
이달 부산 범일점, 안성 스타필드점 연이은 출점 나서 유니클로 측 "운영 효율화 방침일 뿐" 업계, 불매운동 희석 대비한 사전 조치로 해석

[사진=연합뉴스 제공]

지난해 7월 촉발된 일본 상품 불매운동 여파로 줄줄이 매장을 닫으며 침체일로를 걸었던 유니클로가 최근 점포 수를 늘리고, 카테고리를 강화하는 등 다시금 외연 확장에 나섰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유니클로는 최근 부산 범일점을 열었다. 이어 다음 달에는 안성 스타필드점을 오픈하는 등 연이은 출점에 나선다. 신규 출점은 지난 5월 광명점 오픈 이후 처음이다.

유니클로 범일점은 인근 전통시장 상인들의 거센 반대로 지난해 12월부터 약 9개월간 표류하던 상태였다. 범일점 매장 인근에는 전통시장 4곳이 위치하며 시장 내 의류 매장도 2000여곳에 달한다. 전통시장 상인들이 상권 침해를 이유로 반발한 것이다.

부산지방중소벤처기업청까지 자율조정을 중재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접점을 찾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극적으로 상생 방안 합의에 이르면서, 범일점이 문을 열게 됐다.

이 같은 유니클로의 출점 행보는 매우 이례적이다. 유니클로가 지난 1년간 지속적인 매장 폐점 절차를 밟아왔기 때문이다. 작년 8월 말 187개였던 매장 수는 지난달 164개까지 감소했다.

특히 지난달에는 서울 강남점을 포함, 무려 10개 매장이 문을 닫기도 했다. 일본 상품 불매운동에 따라 매출이 급감했고, 코로나19로 인한 오프라인 점포의 불경기 영향까지 더해진 탓이다.

이 같은 침체 분위기는 실적에도 반영됐다. 에프알엘코리아에 따르면 유니클로의 2019 회계연도(2018년 9월~2019년 8월) 매출은 1조3781억원, 영업이익은 199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0.4%로 미미하게 올랐고, 영업이익은 14.9%나 떨어졌다.

하지만 이달 부산 범일점을 비롯, 내달 안성 스타필드까지 문을 열게 되면 전국에 운영 중인 유니클로 매장은 모두 166개가 된다.

유니클로가 매장 축소 전략에서 다시금 확대로 기조를 바꾼 것 아니냐는 업계의 추측이 나오는 이유다.

유니클로 운영사인 에프알엘코리아 관계자는 "매장을 출점하고 폐점하는 것은 내부적으로 진행하는 효율적인 운영 방침의 하나일 뿐이다. 다만 (8월 폐점의 경우) 시기가 겹치다 보니 일각에서 그렇게 본 것 같은데, 별도 (전략 수정) 부분은 없다"며 "안성 스타필드 출점 뒤 올해 하반기 중 추가 출점 및 폐점 계획은 확정된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유니클로는 제품 카테고리 강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유니클로는 지난 16일 온라인 전용 상품으로 에어리즘 시트와 에어리즘 베개 커버 등 침구류를 출시했다.

기존에는 담요, 룸슈즈 등 품목만 판매했으나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홈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추세를 반영,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 키우기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에프알엘코리아는 유니클로의 자매 브랜드인 지유(GU) 운영을 중단한 바 있다. 온라인 스토어는 지난 7월, 한국 내 오프라인 매장은 8월 문을 닫았다. 지난 2018년 9월 한국에 첫 매장을 오픈한 GU는 중단 당시 오프라인 매장 세 곳과 온라인 스토어를 운영 중에 있었다.

에프알엘코리아 관계자는 "지유는 현재 오프라인 영업 매장을 종료한 상태다. 온라인의 경우 재정비 기간을 거쳐 다시 한번 소비자에게 인사를 드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에프알엘코리아가 조심스레 외형 확대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롯데그룹 2인자인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과 올해 초 한국 유니클로 공동 대표에서 물러난 와키바야시 타카히로 전 대표는 에프알엘코리아 기타비상무이사에 임명됐다. 롯데그룹의 2인자인 강 부회장이 등기임원에 오른 만큼, 그룹 차원에서도 유니클로에 힘을 실어주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한일 관계의 변화 조짐도 감지된다.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등 강경한 조치로 불매운동을 촉발한 아베 전 일본 총리가 물러나고 스가 요시히데 신임 총리 정부가 새롭게 자리한 만큼, 한일 외교 관계에 온풍이 불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온다. 한일 관계가 개선되면 일본 불매운동도 자연스레 누그러질 개연성이 있다. 다만 부산 지역 시민단체들이 지난 25일 유니클로 범일점 앞에서 일본 역사 왜곡 규탄 시위를 여는 등 불매운동 약화가 순조롭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제기된다.

불매운동이라는 치명적 변수에도 유니클로 입장에서 한국 시장을 놓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에프알코리아는 작년 불매운동이 본격화되기 전까지 6년 연속 국내 전체 의류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며 국내 브랜드들을 압도한 바 있다.

한 경제학과 교수는 "유니클로 제품은 대체로 모노톤의 기본 아이템으로 구성돼있고 가격도 저렴해 많은 잠재수요를 확보하고 있다"며 "불매운동이 희석될 경우 잠재수요는 고정수요로 전환되고, 이는 곧 실적 상승으로 직결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연이은 출점도 이 같은 가정을 대비한 조치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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