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산·롯데-포스코 맞붙은 대연8구역, 또 불거진 도정법 위반 논란

김동현 기자입력 : 2020-09-23 17:13
공사비 8000억원 하반기 전국 정비사업 최대어 양측 주담대ㆍ이주비 무이자 지원 등 위반소지 제안 과거 한남3구역 같은 입찰무효 전철 밟을 수도

HDC현산·롯데건설 컨소시엄이 제시한 대연8구역 조감도.[사진=HDC현산·롯데건설 제공]

[데일리동방] 하반기 전국 최대 정비 사업장으로 손꼽히는 부산 대연8구역 재개발사업 시공권 획득을 위한 수주전이 과열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포스코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롯데건설 컨소시엄이 경쟁하고 있는 가운데 양측 제안서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에 위반될 가능성이 있어 자칫 사업 유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부산 남구 대연8구역 재개발 입찰 마감 결과 HDC현산·롯데건설 컨소시엄과 포스코건설이 참여하며 양측 경쟁으로 압축됐다.

대연8구역 재개발은 부산 대연동 1173번지 일원에 아파트 3530세대를 공급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공사비만 8000억원 규모로 올해 하반기 전국을 통틀어 최대어로 꼽힌다. 시공사 선정을 위한 총회는 다음달 18일 예정돼 있다.

HDC현산·롯데건설 컨소시엄은 양사 합동 시공을 통한 빠른 공사진행을 내걸었으며, 포스코건설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책임소재를 불명확하게 하는 대신 단독시공을 바탕으로 시공품질 일원화 등을 강점으로 내세워 조합원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이 발표한 대연8구역 조감도.[사진=포스코건설 제공]

이 밖에 양측이 조합 측에 제시한 조건은 대동소이하다. 우선 일반분양가 대비 절반 수준의 조합원 분양가 보장을 약속했다. 이 밖에 이주비 주택담보대출비율(LTV) 100% 지원 △조합 사업비 무이자 지원 △사업촉진비 마련 △조합원 분담금 납부 유예 △미분양 시 100% 대물 변제 등을 제안했다. 이에 더해 포스코건설은 민원처리비 명목으로 가구당 3000만원을 추가로 지급하기로 했다.

양 사가 내건 조건은 서울시내 알짜 입지에나 제안될 정도의 파격적인 수준이란 게 업계의 평가다. 그러나 조합 측에 제시한 조건 모두 과거 서울 시내에서 사업유찰로 이어진 사례가 있다.

지난해 한남3구역 재개발 최초 입찰에서 참여 건설사들은 LTV 100% 지원, 사업비 무이자 지원 등 대연8구역과 같은 조건을 내걸었다. 이 같은 조건들은 결국 정부의 특별점검 결과 사업 유찰로 이어졌다. 지난 2018년 서울 반포주공 1단지 1·2·4주구 입찰 당시에도 GS건설과 현대건설이 이사비를 무상으로 지원해 주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가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지급금지 행정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 같은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수주전에 임하는 이유는 하반기 최대 정비사업장 확보를 통한 대형 일감 확보와 상징성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또한 당국의 지방 수주전에 대한 관리감독이 허술한 점도 건설사들이 이 같은 조건을 내걸 수 있는 환경이란 지적도 있다.

또한 문제가 되는 부분은 포스코건설이 민원처리비 명목으로 제공하는 금액의 관련법 위반 여부다.

도정법 정비사업 업무처리기준에 따라 시공사는 조합 측에 이사비나 과도한 공사비 지원 등 재산상 이익을 제공할 수 없다. 그러나 지난 3월 범천1-1구역 재개발 사업 수주전 당시 현대건설이 민원처리비를 제안해 시공권을 가져간 선례도 있어 유권해석에 대한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민원처리비는 조합에 무상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민원처리가 필요한 경우 사용하는 예비비 명복이라고 할 수 있다”며 “향후 반환을 조건으로 제공되는 금액이며 조합 측이 사용할 필요가 없다면 쓰지 않아도 되기에 도정법상 문제 없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대연8구역 조합 측은 민원처리비가 관련 법령 위반 의혹을 부산 남구청에 질의해 심의를 요청한 상황이다.

이와 함께 조합 측은 포스코건설 입찰제안서에도 오류가 있다고 판단해 입찰자격 박탈을 논의하기로 했다. 조합은 포스코건설이 제시한 입찰제안서와 실제 제출한 설계도면의 차이가 크고, 1900평에 달하는 면적 오류 등을 문제삼고 있다.

포스코건설이 자격을 박탈당할 경우 HDC현산·롯데건설 컨소시엄이 단독으로 남게 돼 사업은 자동적으로 유찰되게 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양 측이 내건 무이자 제공 조건이 모두 과거 시공사 선정 무효로 이어진 항목들이기 때문에 특별점검이 이뤄질 경우 사업이 유찰될 가능성도 있다”며 “수주전이 과열될 경우 과거 한남3구역, 반포주공 사례와 같은 잣대가 적용돼야 형평성 측면에서도 논란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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