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푸드빌 '통매각설' 부인하지만...고심 커지는 C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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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수 기자
입력 2020-09-23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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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현 회장 2017년 '그레이트 CJ' 투자 지속하며 재무부담 커져...'내실 경영' 밝히자마자 코로나19 확산

  • CJ푸드빌, 알짜 사업과 시설 잇달아 매각 추진...그룹내 '비핵심 계열사' 입지 축소 관측도

CJ푸드빌 '뚜레쥬르' 매장 전경. [사진=CJ푸드빌 제공]

[데일리동방] CJ푸드빌이 투썸플레이스를 매각한 데 이어 뚜레쥬르까지 매물로 내놓으며 '통매각설'이 꾸준히 불거지고 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최근 몇 년간 핵심 계열사 위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확산으로 외식업 실적 타격이 커지면서 CJ푸드빌에 대한 고민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CJ푸드빌은 지난달 뚜레쥬르를 매물로 내놓았다. 지난해 투썸플레이스를 홍콩계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앵커에쿼티파트너스에 매각한 데 이어 내놓는 두 번째 매물이다. 
 
브랜드와 생산기지도 잇달아 매각하고 있다. 지난 14일에는 유일한 생산기지인 충북 진천공장을 CJ제일제당에 207억원에 양도했고, 지난달에는 CJ제일제당과 공동보유하던 '비비고' 상표권을 CJ제일제당에 169억원에 매각했다. CJ푸드빌은 이에 대해 "경영 효율화 목적"이라면서 "자산 양도 재원은 빕스·계절밥상·제일제면소 등 외식업 성장을 위해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CJ그룹, 비핵심 계열사 정리하며 재무부담 덜어내 
 
업계에서는 CJ그룹이 외식업 위주인 CJ푸드빌을 통째로 팔고 간편식 사업에 집중하려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양수한 진천공장은 CJ푸드빌이 빕스·계절밥상 메뉴를 구현한 레스토랑 간편식(RMR)을 생산하던 시설이다. CJ제일제당은 이를 급성장하고 있는 가정간편식(HMR) 생산 시설로 활용할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CJ푸드빌과 공동보유하던 비비고 브랜드를 넘겨받아 'K푸드' 선봉장에 서기도 했다. 특히 '비비고 만두'는 올해 글로벌 매출 1조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CJ그룹 이재현 회장은 그룹 차원에서 향후 식품(CJ제일제당)·물류(CJ대한통운)·문화(CJ ENM) 세 부문을 중심으로 체질을 개선하면서 꾸준히 비핵심 계열사를 정리하고 있다. 이에 지난 2018년에는 CJ헬스케어, 지난해에는 CJ헬로를 매각했다.
 
CJ푸드빌 내에서 수익성이 높은 브랜드인 '투썸플레이스'와 '뚜레쥬르' 처분에 잇달아 나서고 있다는 점도 매각설에 힘을 싣는다. 
 
투썸플레이스는 연간 매출액이 약 3000억원, 영업이익이 300억원 내외로 '알짜 사업'에 속했다. 당시 신용평가사 등은 투썸플레이스 지분을 매각하면 회사의 전반적 사업기반이 약화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최근 매물로 내놓은 '뚜레쥬르'도 국내 2위 프랜차이즈 베이커리로 25.8%의 점유율을 보유하면서 수익성에 기여해 왔다.
 
CJ는 투자로 인한 차입금 부담이 커지면서 올해부터 투자를 줄이는 '내실 경영'에 들어갈 것이라고 지난해 11월 밝혔다. 이재현 회장은 2017년 경영에 복귀하면서 2020년 매출 10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그레이트 CJ'라는 비전을 제시하며 대규모 인수합병에 나서 왔다.

지난해 8월 CJ제일제당은 미국 카히키·독일 마인프로스트를 인수한 데 이어 슈완스컴퍼니를 국내 M&A 사상 최대규모인 2조원에 인수한 바 있다. CJ대한통운도 미국 DSC로지스틱스 등을 인수하면서 덩치를 키웠다. 이 과정에서 CJ그룹 부채비율은 2015년 138.9%에서 지난해 말 176.3%까지 증가했다. 이처럼 수익성이 악화하자 CJ는 그룹 차원에서 비주력 사업부를 정리하고 유휴 자산을 매각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고 있다.

 

[사진=인터넷]

◆ 프랜차이즈 외식업, 미래 성장 가능성 불투명
 
그러나 상반기 코로나19 확산으로 내실을 다지겠다는 CJ그룹의 계획에 제동이 걸리면서 매년 적자를 내는 CJ푸드빌 입지는 더욱 불안해지고 있다.

CJ푸드빌은 2015년 이후 4년째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8093억원으로 2017년 1조4275억원에서 40% 감소하면서 1조원 이하로 뚝 떨어졌다. 영업손실은 2017년 38억원, 2018년 434억원, 지난해 40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코로나 직격탄'을 맞으며 2000억원 적자를 낸 CJ CGV 또한 매각 리스트에 올라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그러나 코로나19 상황이 회복될 경우 포화상태인 국내 시장을 제외하고서라도 해외에서 견조한 매출을 낼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업계는 평가한다.
 
반면 국내 외식산업은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어 추가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과거 신성장동력 마련을 위해 해외 사업으로 눈을 돌렸지만 줄줄이 철수하며 고배를 마셨다.

신용평가사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질 경우 해외 시장에서 성장할 가능성이 남아있는 CGV와 달리 국내 외식시장은 나날이 축소하고 있다"면서 "CJ푸드빌에 대한 그룹 차원의 고민은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던 대기업들도 최근 몇 년간 외식 사업에서 발을 빼거나 몸집을 줄이고 있다. 반면 유사 업종 기업을 사들이면서 시너지 효과를 도모하는 사모펀드 등이 비교적 높은 인지도를 갖춘 외식업체를 사들이는 모양새다.
 
두산그룹은 버거킹과 KFC 등을 잇달아 매각하면서 2014년 외식업 사업에서 일찍이 철수했다. 현재 KFC코리아는 KG그룹이 인수해 운영하고 있고, 버거킹은 사모펀드인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가 인수했다. 최근 매물로 나온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도 지난 2016년 사모펀드에 매각됐다. 삼양그룹 삼양 F&B도 지난 4월 14년만에 세븐스프링스 영업을 종료하고 외식업에서 철수했다.

 

[사진=인터넷]


◆ 코로나19 변수로 외식업 M&A도 '눈치보기'..."당장은 매각 안 할 것" 전망도
 
업계는 CJ그룹이 당장 CJ푸드빌을 매각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외식업 매력도가 크게 떨어져 시장에 내놓는다고 해도 높은 가치를 인정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번 뚜레쥬르 인수전이 예상보다 난항을 겪고 있다는 점도 이를 보여준다. 이번 뚜레쥬르 인수전에는 사모펀드(PEF) 등 5~6곳만 최종적으로 참여했다. 식음료(F&B)업체를 잇달아 인수하며 유력 전략적투자자(SE)로 거론됐던 KG그룹은 이번 인수전에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CJ가 매각설을 부인하며 '깜깜이'로 매각을 진행해 가맹점주와 갈등을 빚고 있는 점도 난항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CJ푸드빌은 코로나19로 인한 특수한 상황인 만큼 향방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아직까지 뚜레쥬르 매각 여부도 확실하게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추후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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