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텔 닛코 광저우의 외관. 출입구는 일반객용과 격리자용으로 구분되어 있다. =8월, 광둥성 광저우시]
중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방역 대책으로 해외 입국자 전원을 격리조치하고 있는 가운데, 광둥성 광저우시의 일본계 호텔 '호텔 닛코 광저우'(広州日航酒店)는 격리 대상자들을 숙박객으로 수용하고 있다. 지금까지 총 2600여명을 수용했다. 동 호텔이 격리 대상자 수용시설로 지정될 때까지의 경위와 방역체계, 그리고 일본계 특유의 격리 대상자들을 위한 '환대' 서비스 등을 소개한다.
닛코 광저우는 3월 하순부터 격리 대상자들의 수용업무를 시작했다. 지금까지 수용한 격리 대상자 중 90%는 해외에서 귀국한 중국인 유학생이라고 한다. 일본인은 10% 정도이며, 전원 광저우일본상공회 등이 준비한 전세기를 통해 입국한 일본계 기업 관계자들이다. 7월 10일에 도착한 전세기 1호기의 약 160명, 8월 7일의 2호기 약 190명은 모두 닛코 광저우에서 격리 관찰 조치를 받았다.
키사누키 미치루(木佐貫満) 총지배인에 의하면, 닛코 광저우가 격리 대상자 수용시설이 되기까지는 중국 지방정부의 강한 요청이 있었다고 한다. 광저우시는 신규 수용이 필요한 격리 대상자가 하루에 3500명에 이르는 날도 있어, 수용시설 확대가 절박했다고 한다.
■ 호텔의 구조가 강점으로
격리 대상자의 수용시설이 되기 위해서는 당국의 승인이 필수적이다. 수용시설로 지정되면, 원칙적으로 숙박할 수 있는 사람은 격리 대상자에 국한되며, 일반 숙박객은 받을 수 없다. 그러나 닛코 광저우는 광저우시 톈허구(天河区)에서 유일하게 격리 대상자와 일반 숙박객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호텔로 승인받았다. 이처럼 동시 수용이 가능했던 결정적인 요인은 바로 건물 구조에 있었다. 닛코 광저우는 구조상 숙박객용, 종업원용, 격리 대상자용 입구와 엘레베이터를 각각 분리할 수 있어 격리 대상자 전용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호텔 내에서 각각의 대상자들이 우연히 조우할 가능성이 없는 셈이다. 닛코 광저우 관계자에 의하면, 격리 대상자를 수용하기 시작한 3월 하순부터 지금까지 호텔 내 접촉으로 인해 코로나에 감염된 것으로 보이는 사례는 1건도 보고되지 않았다고 한다.
■ 일반 투숙객, 종업원들도 불안
한편, 격리 시설로 지정됨에 따라 호텔 경영상 손해보는 측면도 있었다. 닛코 광저우는 고객들로부터 숙박문의가 올 경우, 반드시 "우리 호텔은 격리 대상자를 수용하고 있다"는 점을 공지했다. 수용을 시작한 초기에는 동 사안을 고지하면, 문의했던 대부분의 고객들이 숙박을 꺼렸다고 한다.
고객들만 숙박을 꺼린게 아니었다. 초기에는 종업원들도 감염을 우려해 격리구역 업무를 꺼리는 등 저항감을 나타냈다. "가족들이 격리업무를 담당하지 않기를 바라는 종업원들도 있었다"고 관계자는 밝혔다.
또한 호텔 매출의 약 30%를 차지하는 연회나 각종 회의 분야에도 타격이 있었다. 격리시설이 된 만큼 기업들이 리스크 관리를 위해 호텔 이용을 회피했으며, 이는 매출감소로 이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키사누키 총지배인은 격리 대상자 수용은 호텔에 "필요했던 조치"라고 보고 있다. 신종 코로나 감염 확산이 본격화했던 1월 하순부터 2월에 걸쳐, 중국의 호텔업계는 객실가동률이 급속하게 하락했으며, 닛코 광저우도 5%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 일정 정도의 수익을 확보를 할 수 있는 것이 격리 대상자 수용 사업이었다.
닛코 광저우는 지방 정부와의 계약을 통해 일정 수의 객실을 격리자용으로 확보, 언제든지 제공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당국은 공항에 도착한 격리 대상자들을 각 시설에 배정하고 있으며, 시설에 부족함이 없도록 항시 당국과 조율을 하고 있으며, 안정적으로 일정 수 이상의 객실은 항시 가동하고 있는 상태라고 한다.
애초에 격리 대상자 수용은 지방 정부의 강한 요청으로부터 시작됐으나, 결과적으로 수익을 지탱하는 사업으로 이어졌다. 또한 격리 사업을 운영하는 가운데 상황도 호전되기 시작했다.
당초는 '격리 호텔'이라고 숙박을 꺼렸으나, 5월 노동절 연휴 즈음부터 격리 호텔이라는 것을 알고도 투숙객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키사누키 총지배인은 "중국에서 감염자 수 발생이 어느 정도 안정되기 시작했으며, 일반 중국인들이 신종 코로나 방역작업에 익숙해졌던 것이 요인이 아닐까"라고 분석했다. 종업원들의 의식도 변하기 시작했다. 경영진이 격리사업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자 종업원들도 긍정적인 자세로 업무에 임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연회나 회의 부문은 여전히 부진하다. 키사누키 총지배인은 "모든게 다 좋을 수는 없다"면서, 동 분야의 사업이 회복되는 시기를 기다리겠다는 자세다.

[격리 대상자를 위해 제공된 객실의 모습 =8월, 광둥성 광저우시]
■ 식사가격, "맛도 메뉴도 완벽"
지금까지 다양한 업무를 경험해 본 호텔 종업원들도 격리 업무를 담당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악전고투의 나날이 이어지고 있다. 그런 가운데 전세기 1호기와 2호기를 이용한 일본인주재원들의 호텔에 대한 평가는 매우 높은 것으로 보인다.
2호기로 광저우에 도착한 제조업 기업의 일본인 주재원은 호텔에 대해, "일본 특유의 배려가 느껴진다"고 평가했다. 식사에 대해서도 "맛도 메뉴도 완벽하다"고 말했다.
식사는 호텔에서 조리한 도시락이 1일 3식 제공된다. 식사와 관련해서는 호텔 내 일식당의 이와이 토모노리(岩井友則) 조리장이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와이 조리장에 의하면, 메뉴가 중복되지 않고 질리지 않도록 특히 신경쓰고 있다고 한다. 격리 대상자들은 40대나 50대 연령층이 많기 때문에 균형잡힌 식단에도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격리자를 위한 점심 식사인 '돈가스 도시락'을 시식해 본 결과, 돈가스에 사용된 고기는 기름이 없는 부분을 사용했으며, 부드러운 맛으로 조리되어 있었다. 격리 대상자들은 극단적으로 운동량이 적기 때문에, 이를 배려한 메뉴다. 이와 같은 배려가 전달됐는지, 식사에 관한 평가는 전체적으로 높다.
호텔의 대응에 대해, 1호기를 통해 입국한 일본인 주재원은 "14일간 무사히 지낼 수 있었던 것은 종업원들의 따뜻한 '환대' 서비스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호기로 도착한 다른 일본인 주재원은 "신종 코로나로 부임이 지체됐지만, 늦어진만큼 앞으로 열심히 해 만회해 나가겠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키사누키 총지배인은 일본인 격리 대상자 수용에 대해, "동포여러분들의 숙박이라 평소와는 또다른 사명감을 갖고 업무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과 광저우를 잇는 국제 정기편 운항상황을 보면, 7월 26일부터 선전항공의 나리타-선전 항공편, 8월 12일부터 중국남방항공의 나리타-광저우 항공편이 각각 운항을 재개했다. 앞으로는 이들 항공편으로 광저우를 방문하는 일본인 주재원들도 늘어날 것으로 보여지며, 공항 도착 후 어느 호텔에 머무를지는 당국이 결정하기 때문에 닛코 광저우 호텔을 직접 지정할 수는 없다고 한다. 호텔측도 격리 대상자를 선택할 수는 없지만, 공항에서 이송되는 격리 대상자를 항상 '환대'하는 마음으로 맞아들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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