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기상예보 틀려도 홍수 대비 1차적 책임은 수자원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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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태 기자
입력 2020-08-13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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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년 대비 홍수기 댐 수위차 상당해...일기 예보 탓보다는 최악 시나리오 준비했어야

기록적인 폭우로 홍수 피해가 잇따른 가운데 물관리 전문기관인 수자원공사도 1차적인 책임을 벗어나기는 힘들어 보인다. 기상청 예보를 탓하며 강우량 오차를 주장하더라도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사전 방류량 조절 등이 미흡했기 때문이다. 이번 폭우 기간 동안 수자원공사의 댐 관리가 소홀했다는 지적을 받는 곳은 합천댐, 섬진강댐, 용담댐 등이다.

13일 수자원공사 등에 따르면 폭우가 내렸던 2017년 7월 16일과 지난 8월 6일을 비교해보면 이들 댐의 수위는 상당한 차이를 보인 것으로 파악됐다.

2017년 7월 16일의 경우, 합천댐은 151.6m, 섬진강댐은 176.5.m, 용담댐은 247.8m 수준이었다. 지난 6일과 비교했을 때 합천댐은 24m, 섬진강댐·용담댐은 15m나 수위가 낮았다. 2017년에는 미리 방류를 했다는 의미다. 기록적인 폭우가 예고된 상황에서 수공의 댐 방류 조치가 다소 늦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공사 측은 집중호우가 본격화된 7일 낮 12시 섬진강댐에서 초당 400t을 방류하기 시작했다. 같은 날 오후 8시 방류량은 초당 600t으로 늘었다. 8일 오전 6시 30분 초당 1000t, 오전 8시 30분 초당 1500t, 오전 10시 40분 초당 1700t, 오전 11시 30분 초당 1868t까지 방류량이 늘었다. 오전 11시 30분 방류량은 섬진강댐의 최대방류량이다.

최대방류량에 달할 정도로 수문을 열 수밖에 없었던 데는 섬진강 댐이 감당할 수 있는 한계인 해발 197.7m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실제 8일 오후 2시 30분에는 계획홍수위보다 0.19m가 더 오른 수준(해발 197.89m)이었다는 게 공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연속된 집중호우 속에서 방류량보다 유입량이 더 많았다는 게 수공의 해명이다.

하지만 예상치 못했던 강우량에 대비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홍수기 동안 해당 댐의 수위가 제한수위에 육박하거나 수차례 초과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합천댐은 7~8일 홍수기 제한수위보다 0.8m 낮은 수준에 그쳤다. 섬진강댐은 같은 기간 홍수기 제한수위보다는 3m가량 낮추기는 했어도 8일 오후부터는 제한수위를 넘어섰다. 용담댐도 지난달 12~13일 제한수위를 일부 초과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수차례 오차를 보이는 기상청의 예보에 대해서도 수공이 안일하게 대처했다는 지적이 들린다. 수공은 기상청의 예보대비 2~3배가량 강우량이 많았다고 해명했다. 이상 기후로 인해 강우량이 급증할 가능성에 대비하지 않았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공사 관계자는 "당초 7월 말에 집중호우가 끝날 것이라는 예보가 있었기 때문에 그에 맞춰 방류량을 조절한 것"이라며 "다만, 물관리 기관으로서 다각적으로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8일 오후 경남 하동군 하동읍 두곡리 두곡마을 일대가 전날부터 내린 폭우로 물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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