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매각, 흑자전환에 복잡해진 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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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규 기자
입력 2020-08-10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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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별도기준 ‘어닝 서프라이즈’...LCC 등 자회사 포함 연결 실적 촉각

  • HDC현산, 대면협상 ‘대표이사 급 격상’ 수용...재실사 필요 강조

  • 법적 책임 회피 여전...분위기 반전 가능성 제한적

[사진=아시아나 제공]

[데일리동방] 거래종결을 촉구하며 대면협상을 제안한 금호산업에 HDC현대산업개발이 이를 수용하면서도 재실사 고수로 맞섰다. 이를 두고 아시아나항공이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하자 인수합병(M&A) 당사자들이 이전과 달리 움직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자회사를 포함한 연결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어 양측이 더욱 신중하게 움직일 수밖에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만큼 아직까지는 양측 모두 법적 책임을 지지 않는 선에서 움직이는 것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아시아나항공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4.7% 감소한 8186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151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지난 1분기까지 영업손실 확대가 지속된 것으로 고려하면 고무적인 수치다.

분위기를 반전시킨 것은 화물운송이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확산으로 긴급구호용품 수요 증가 등이 영향을 미쳤다. 화물과 일반 여객기 공급 감소가 항공기 전반 단가 상승으로 이어진 점도 호실적에 일조했다.

코로나19 영향이 단기 내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아시아나항공이 현재 기댈 수 있는 곳은 화물뿐이다. 저유가와 원화 강세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는 녹록지않은 환경 속 위안이 되는 요소다.

하반기 실적은 추가 개선보다 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대외변수와 매크로 환경에 민감한 항공업이 여객에서 화물로 무게중심을 이동해 실적을 방어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능동적 대응으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된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인수합병(M&A) 결정을 앞두고 있다. 지난 7일 아시아나항공 대주주인 금호산업은 HDC현산에 거래종결을 위한 대면협상을 제안했다. HDC현산은 지난 9일 금호산업 제안을 받아들이면서도 재실사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채권단은 재실사를 거절하고 매각 계약 이행 마감일을 오는 11일로 정했다. 시장은 금호산업과 HDC현산 대면협상이 이번 거래를 새 국면으로 이끌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극적 타협으로의 전환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의견이 엇갈리는 가장 큰 이유는 실적이다. 아시아나항공 ‘어닝서프라이즈’은 HDC현산의 인수부담을 덜어주는 요인이다. 그러나 이번 발표된 실적은 연결이 아닌 개별제무재표 기준이다. 아시아나항공 자회사인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저비용항공사(LCC)는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할 것으로 관측된다.

아시아나항공 반기보고서는 오는 14일에 공시된다. HDC현산 입장에서는 이를 확인할 시간이 필요하다. 재실사 기간을 12주로 고수하는 것은 코로나19 영향을 3분기까지 지켜보겠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한 분기 실적 호조에 기대 인수를 강행하는 것도 무리인 탓이다.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실적부진을 감안하면 새 인수자 찾기는 금호산업과 채권단이 추진하는 ‘통매각’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 분리매각 추진 시에는 판을 새로 짜야하고 매각 시기도 늦어지는 부담을 안게 된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 실적이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면 자회사 부진도 상쇄할 수 있어 향후 매각 조건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실적이 예상치를 뛰어넘으면서 매각 주체나 인수자 셈법이 복잡해졌다”며 “금호산업이 제안한 대면협상을 HDC현산이 대표이사 급으로 격상해 역제안한 것도 전략적 움직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단기간에 인수무산이라는 기존 분위기에서 큰 반전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양측 모두 거래가 성사되지 않을 경우를 감안해 법적 책임을 지지 않는 선에서 접근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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