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진짜' 5G를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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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현아 기자
입력 2020-08-0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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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이동통신 3사는 5G 상용화 이후 첫 공식 품질평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정부는 이동통신 3사의 5G 평균 다운로드 속도는 656Mbps로 LTE보다 약 4배 빠른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5G를 이용하던 중 LTE로 전환되는 비율은 6% 수준이라고도 했다.

성적표를 본 소비자들의 반응은 "그럴 줄 알았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LTE 속도보다 5G가 4배나 빠르다는 평가결과 자체도 체감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많았다. LTE전환율이 6%에 불과하다는 결과도 공감하기 힘들다는 의견도 있었다. 

평가 결과를 5G 이용자가 체감하기 힘든 이유 중 하나로 이번 5G망을 구축한 곳에서만 5G 품질을 평가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5G 이용자가 항상 5G 망이 깔린 곳만 다녀야만 이번 품질평가의 결과를 체감할 수 있겠지만, 안타깝게도 많은 이용자는 품질평가 조사요원처럼 5G가 정확히 어느 건물과 지역에 깔려있는지 확인하며 다니지 않는다.

다만 평가 결과에는 5G 이용자들이 느낄법한 불편함을 짐작할 수 있는 여러 지표들이 담겨있다. 평균 5G 가용률이 70%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점이 대표적이다. 가용률은 5G 전파 신호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잡히는 범위를 보여주는 지표다. 지하철 지하역은 649개 중 313개역에 5G가 구축됐는데 가용률도 평균 76.3%에 그쳤다. 

지역별 편차도 이번 품질평가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5G망이 구축된 범위는 서울의 경우 전체 면적의 70%에 달했지만 6대 광역시 커버리지는 전체 면적의 합인 4049.91㎢ 23%에 불과한 931.67㎢에 그친다. 6대 광역시에 거주하는 5G 이용자는 서울 이용자와 같은 5G 요금을 내면서도 23%의 지역에서만 5G를 쓸 수 있다는 뜻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품질평가 자체를 둘러싼 논란으로도 들썩였다. 평가방식에 대한 논란부터 상용화한지 얼마 되지도 않은 시점에 굳이 이동통신사 순위를 공개해야 했느냐는 지적까지 나왔다.

사실 모든 시험은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평가도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언제나 완벽할 수 없다. 토익 점수는 만점에 가까운데도 외국인 앞에서는 얼어붙는 사람들이 많은 것처럼, 점수 자체가 피평가자의 모든 것을 보여주지는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정성적인 속성들을 평가를 통해 측정하고 검증하는 작업은 불가피하다.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려면 피평가자의 목표도달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개인은 물론이고 기업과 조직, 심지어 국가까지도 평가대상이 되는 이유다. 하반기 품질평가에선 업계도 이용자도 고개를 끄덕일만한 결과가 나올 수 있길 기대해본다.
 

[차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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