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호암상 '한국판 노벨상'으로…이재용 부회장, 기초과학 백년대계 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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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준무 기자
입력 2020-08-04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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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기존 호암과학상을 물리·수학부문과 화학·생명과학부문 2개로 확대 개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한국판 노벨상'을 만든다. 삼성그룹 창업주인 고(故) 이병철 회장을 기려 제정된 호암상의 기초과학 분야 시상을 확대하는 것이다. 올 상반기 28개 연구과제에 388억원을 지원한 데 이어 호암상의 확대 개편을 통해 한국의 미래를 책임질 과학기술을 집중적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4일 호암재단은 내년부터 기존 호암과학상을 과학상 물리·수학부문과 화학·생명과학부문 등 2개로 분리해 확대 개편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호암상은 선대 이병철 회장의 인재제일과 사회공익 정신을 기려 학술·예술 및 사회발전과 인류복지 증진에 탁월한 업적을 이룬 인사를 현창하기 위해 1990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제정한 상이다. 올해 30회 시상까지 총 152명의 수상자들에게 271억원의 상금을 수여했다.

기존 과학상이 확대되면서 내년부터 호암상은 △과학상(물리·수학부문, 화학·생명과학부문) △공학상 △의학상 △예술상 △사회봉사상으로 시상된다. 수상자들에게는 상장과 메달, 상금 3억원이 각각 수여된다. 시상 분야가 늘어나면서 총 상금 또한 기존 15억원에서 18억원으로 증가한다.

이번 호암상 개편에는 이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 이 부회장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국가적 역량의 필요성을 더욱 무겁게 인식하고, 호암재단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기초과학 분야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따라 호암재단은 국내외 학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고 국제 과학계의 흐름을 반영해 개편 방안을 결정했다. 재단 측은 기존 과학상을 확대 개편함으로써 한국 기초과학 분야의 경쟁력 제고에 더욱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지난 6월 연구과제를 발표한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역시 이 부회장의 관심이 직접 반영된 것이다.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은 삼성전자가 2013년부터 10년간 1조5000억원을 출연해 기초과학, 소재,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연구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육성사업으로 선정된 연구 중 사이언스, 네이처 등 최상위 국제학술지에 소개된 사례도 지금까지 96건에 이른다.

올해 상반기에는 우주과학, 뇌종양 치료, 인공지능(AI) 등 총 28개 과제에 388억원이 지원된다. 이 중 14개 과제가 기초과학 분야에 속한다. 특히 올해엔 처음으로 국내 대학 소속 외국인 연구자 2명이 제안한 과제를 선정하는 등 국적과 무관하게 문호를 열었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의 사회적 역할 확대를 줄곧 강조해 온 이 부회장은 평소 신념에 따라 기초과학의 저변을 넓히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삼성의 지원에 따라 축적된 연구 경험과 인프라가 향후 국가적인 자산으로 꽃을 피울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호암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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