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돈을 번다'....불로소득에 증세로 맞서는 정부

임애신 기자입력 : 2020-07-12 14:34
다주택자 취득세·종합부동산세·양도소득세 동시 인상 초강수 주식으로 2000만원 이상 소득 낸 개인투자자에도 양도소득세 부과
정부가 주택이나 주식으로 벌어들인 불로소득 일부를 환수하기 위한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태어날 때부터 '금수저'·'흙수저'로 나뉘며 사회적 양극화가 심해지는 상황에서 더는 돈이 돈을 버는 상황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정부는 최근 7·10 부동산 대책을 통해 다주택자와 단기 차익을 노리는 투기성 거래를 줄이기 위한 세 부담 확대를 발표했다. 다주택자의 취득세, 종합부동산세, 양도소득세를 한꺼번에 끌어올리는 방식이다. 

취득 단계에서부터 다주택자와 법인에 주택에 대한 취득세율을 최대 12%까지 끌어올린다. 다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중과세율도 최고 6.0%로 높인다. 기존 종부세 최고세율이 3.2%임을 고려하면 세 부담이 배증하는 것이다.

양도소득세는 다주택자와 1~2년의 단기거래(1∼2년)를 동시에 겨냥한다. 다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에 있는 주택을 양도할 경우 적용하는 중과세율을 지금보다 10%포인트 높인다. 기본세율까지 합치면 2주택자와 3주택자의 양도세율은 각각 62%, 72%에 달한다.

단기차익을 노린 2년 미만 단기보유 주택거래에 대해선 양도소득세율을 1년 미만 보유는 40%에서 70%로, 2년 미만은 기본세율(6∼42%)에서 60%까지 부과하도록 했다.
 

[그래픽=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최근 당정 협의 등에서 '12·16 대책', '6·17 대책', '7·10 대책'에 포함된 종부세 세율 인상에 따른 세수 효과를 약 1조6500억원으로 추정했다. 다만, 정부의 의도대로 다주택자와 법인 등이 보유한 주택을 처분하면 이보다 세수가 줄 수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최근의 정책이 증세 목적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임재현 기재부 세제실장은 "(부동산 대책으로) 증세 효과가 일부 있겠지만, 다주택자와 법인이 주택을 매도하는 효과를 기대하는 대책이므로 효과가 나타나면 종부세 증세 효과는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양도세 중과를 당장 시행하지 않은 것도 그 일환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7·10 대책 발표 후 열린 브리핑에서 "양도세 적용은 내년 6월 1일부터 양도하는 주택분부터 적용한다"면서 "양도세 부담을 고려해 그 전에 주택을 매각하라는 사인으로 받아들이면 좋겠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부동산세 확대분을 서민 등을 위해 사용하기 때문에 증세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홍 부총리는 "다주택자 종부세율 중과세율 인상으로 늘어난 수입(세금)은 서민 주거복지 재원 등으로 활용하겠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에 종부세를 낸 사람은 전 국민의 1% 수준이다.
 

서울 송파구 잠실 아파트 단지 상가의 부동산 중개업소 [사진=연합뉴스]
 

앞서 발표한 주식 양도소득세 역시 마찬가지다. 정부는 오는 2023년부터 주식 양도소득에 세금을 매긴다. 2000만원까지는 세금이 없다. 2000만원을 제한 나머지 이익이 3억원 이하이면 20%, 3억원 초과는 25%의 세율을 적용한다.

현재 2000만원이 넘는 수익을 내는 '슈퍼 개미'는 약 30만명. 전체 주식 투자자의 상위 5%가 이에 해당한다. 기재부는 양도소득세 개편으로 약 2조1000억원의 세수가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렇게 확보한 세금을 증권거래세 인하로 사용한다.  

김문건 기재부 금융세제과장은 최근 열린 '금융 세제 선진화 추진 방향 공청회'에서 "직장인이 일을 하면 세금을 내고, 아르바이트생이 아르바이트를 해도 국가에 세금을 낸다"면서 "정작 돈이 돈을 버는 것에는 세금이 붙지 않는다"며 세제 개편의 배경을 밝혔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돈이 돈을 버는 불로소득으로 인해 우리 사회의 양극화가 점점 심화하고 있다는 판단에서 과세 형평성을 확보하려는 것"이라며 "이로 인해 세수 확대가 따라올 수 있는데 이를 다른 계층의 세제 혜택으로 연결해 세수 확대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제11회 2020GGG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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