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무력도발 위협하는데...볼턴 회고록에 한미 동맹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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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은 기자
입력 2020-06-22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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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존 볼턴 전 美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회고록 출간

  • "트럼프 '한국, 50억달러 안 내면 미군 철수' 지시"

  • 北 몽니 속 공고해야 할 한·미 동맹 흔들리는 모습

미국 백악관을 배경으로 18일(현지시간) 촬영된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의 표지. [사진=연합뉴스]

 
북한의 대남(對南) 압박이 연일 이어지는 와중에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이 한·미 동맹을 흔들었다.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 내용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 특별협정(SMA) 협상에서 총액을 50억달러로 타결하지 못할 경우 주한미군을 철수하고 한·미 군사훈련을 중단해야 한다고 수 차례 요구했다.

북한이 대남전단(삐라) 살포는 물론 무력 도발을 예고하고 있어 어느 때보다도 한·미 동맹을 공고히 해야 한다는 요구가 줄을 잇고 있다.

그러나 볼턴 전 보좌관 증언에 따른 파장으로 양국 관계가 오히려 흔들리는 모양새다.

22일 외교가에 따르면 오는 23일(현지시간) 발간 예정인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난 방'에 이 같은 내용이 담겼다. 회고록은 출판을 앞두고 21일(현지시간) 해적판으로 온라인상에 배포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아프가니스탄 문제 등에 관한 회의를 하던 당시 한국에서 진행 중이던 한·미연합훈련을 언급, "그 워게임은 큰 실수"라며 "우리가 (한국의 미군기지 지원으로) 50억달러 합의를 얻어내지 못한다면 거기에서 나오라"고 말했다고 볼턴 전 보좌관은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한국에서 무역으로 380억달러를 잃고 있다. 거기에서 나오자"라고 강조하는 한편, 당시 진행된 한·미 훈련에 대해서도 "이틀 안에 끝내라. 하루도 연장하지 말라"고 요구했다고 전해졌다.

이보다 앞서 볼턴 전 보좌관이 같은 해 7월 방위비 협상차 한국과 일본을 연이어 방문한 후 워싱턴D.C.로 돌아와 결과를 보고하는 자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과 한국에) 80억달러와 50억달러를 각각 얻어내는 방식은 모든 미군을 철수한다고 위협하는 것"이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것이 당신을 매우 강한 협상 지위에 올려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볼턴 전 보좌관은 적었다.

급기야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추가 보고를 받은 후 "이것은 돈을 요구하기에 좋은 타이밍"이라며 "존(볼턴 전 보좌관)이 올해 10억달러를 가져왔는데 미사일 때문에 50억달러를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미군 주둔국에 대한 비용 분담과 관련해서는 "그 액수와 방식은 다양했고 실제 비용이 얼마나 되는지에 대한 실질적인 합의는 없었다. 미국 국방부의 창의적인 회계 기술에 따라 거의 모든 비용 수치가 높든, 낮든 정당화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신범철 국가전략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이날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에 대해 "미국 모든 영역의 외교 신뢰도를 낮추고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 2기가 출범한다고 하더라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신뢰도가 낮은 상황에서 외교 관계가 제대로 작동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지난 2018년 4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18개월간 백악관에서 일하다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경질당했다.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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