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인사이드] '갓갓' 문형욱은 이런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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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재 기자
입력 2020-05-1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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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N번방 사건의 실질적 근원이었던 '갓갓' 문형욱(24)의 신상이 공개됨에 따라 그에 대한 다양한 정보와 후문들이 연이어 터져나오고 있다. 얌전한 모범생이 디지털 성범죄의 '신'이 되기까지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정리해 보기로 한다.

이름 : 문형욱 (N번방 개설자 '갓갓')
학력 : 논곡중-은행고-한경대 건축학부(14학번, 재학중)
※서울대 기계공학과 출신이라는 루머는 사실무근
군 복무 : 사회복무요원 (만기 전역)

 

['갓갓' 문형욱의 학창시절 모습.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1. 학창 시절의 문형욱

평소 문형욱의 성격은 조용하고 온순하며 친구는 많지 않으나 대체로 원만한 교우관계를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교사들의 지시에 잘 따르고 일탈 행위와도 거리가 먼 모범생이었다.


2. 파렴치한 악마로 각성한 문형욱

하지만 2018년부터 텔레그램에 가입해 단체 대화방에서 '뀨릅'이란 대화명으로 음란물을 공유하면서부터 그의 악마적 본성이 각성하기 시작했다. 당시 텔레그램은 소위 '일탈계 운영자'들을 중심으로 일반인들의 나체 사진이나 영상 등이 활발히 공유되고 있었다. '일탈계 운영자'란 자신의 얼굴을 가린 채 나체 사진, 음란 행위 등을 공개하며 이를 보는 이용자들의 반응을 즐기는 이들을 지칭한다.


3. 문형욱의 '노예'가 되는 과정

문형욱은 일탈계 운영자들의 신상을 캐고 이를 협박의 도구로 사용할 계획을 세웠다. 신상을 캐는 방법은 어렵지 않았다. 준비할 것은 '두 개의 가상 계정'이면 충분했다. 우선 문형욱은 ①일탈계 운영자들에게 '제보자'라는 계정으로 접근, '당신의 얼굴이 지금 유출되었다. 내가 도와주겠다'며 간단한 신상정보를 요구했다. 그 다음엔 ②'협박범' 계정으로 연락해 입수한 신상정보를 거론하며 주변 지인과 가족들에게 유포하겠다고 협박했다. (실제로 일탈계 운영은 음란물 제작 및 유포 행위로 처벌 대상이 된다.) 이에 ③겁먹은 일탈계 운영자들이 앞선 '제보자' 계정으로 도움을 요청하면 문형욱은 해킹 코드를 심은 링크를 보내 이들의 트위터 계정과 암호를 알아냈다.

이후 문형욱은 범행 대상자(주로 여성)들을 텔레그램 비밀 대화방에 불러 모은 뒤 카메라 앞에서 나체로 온갖 엽기적인 행위를 하도록 강요했다. 이 비밀 대화방은 입소문을 타며 '입장객'이 순식간에 늘어나게 되었고, 문형욱은 대화방을 여러개로 나누어 '1번방'부터 '8번방'까지 운영하기 시작했다. 각 방에는 미성년자 여학생부터 성인 여성에 이르기까지 가학적인 성 착취 영상들이 연일 수 십개씩 업로드 되었다. 문형욱이 개설한 'N번방'은 각 방마다 300~700명의 '입장객'이 참여했다고 한다. 심지어 문형욱은 N번방 이용자인 이 모씨에게 고등학교 1학년 여학생을 보내며 "내 노예니 하고 싶은 대로 하라"며 성폭행을 종용했다. (이 과정 또한 촬영되었으며, 역시나 N번방에 유포됐다.)
 

[문형욱이 운영하던 N번방에서는 미성년자를 비롯한 수많은 여성들이 가학적인 행위를 강요받고 있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4. 문형욱은 조주빈과 어떤 점이 달랐나

조주빈은 본인이 고백한 바와 같이 '수익'을 목적으로 음란물을 제작하고 유포했다. 하지만 문형욱은 자신의 비인간적인 지시에 노예처럼 따르며 괴로워하는 이들을 보는 것이 그저 '즐겁기 때문에' 이와 같은 범죄를 저질렀다. 실제로 문형욱은 자신에게 복종한 피해자들을 1년 뒤엔 '해방'시켜줬고, 신상도 공개하지 않았다. 결정적으로 N번방에서 생겨난 수익을 피해자들에게 나눠주기까지 했다. 문형욱에게 있어서 이 모든 과정은 하나의 '재미있는 게임'이었던 것이다.
 

[치밀하면서도 반인륜적인 범죄를 저질렀지만 문형욱의 관심사는 오로지 '재미'였다고 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5. 디지털 성범죄의 '신(God)', 그리고 예정된 파멸

한편 2019년 4월, '와치맨(Watchman)'이라는 텔레그램 이용자가 '고담방'이라는 단체 대화방을 개설해 N번방 영상들을 팔기 시작한다. '와치맨'은 문형욱에 대한 존경의 의미로 그를 '갓갓'이라 불렀으며, 다른 이용자들이 여기에 동조하면서 문형욱은 '뀨릅'이란 대화명을 버리고 '갓갓'이란 대화명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2020년 1월, SBS <궁금한 이야기 Y>에서 방송 최초로 N번방 사건을 보도하면서 다급해진 문형욱은 조주빈과 대화를 나눴다. 그는 '폰을 버리면 증거가 없어 자수해도 처벌받지 않는다'고 자신하면서도 '나는 수능을 쳤고 정시로 대학에 갈 것이다'는 등의 거짓말을 늘어놓았다. 그리고 피해자들의 신상을 캐내는 방식을 시연하면서 그의 휴대폰 화면이 일부 공개되었는데, 이는 후일 수사 당국에서 문형욱의 신원을 특정할 수 있는 결정적인 단서가 됐다.

한편 경찰은 3월 조주빈 일당을 검거한 이래로 4월부터 문형욱의 신원을 특정해 소환조사를 진행했다. 문형욱은 자신이 '갓갓'이라는 사실을 계속 부인했으나 5월 9일, 끈질긴 수사와 심문 끝에 결국 정체가 드러나 긴급 체포됨으로써 N번방 사건의 주범이 전원 검거되었다.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 강훈, 이원호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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