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도시전쟁]북방 '넘버3' 쟁탈전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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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재호 특파원
입력 2020-04-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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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칭다오 20년 지위, 정저우가 위협

  • GDP 턱밑, 내수·교통 우위로 압박

  • 산업 구조 개선·인재 유치가 관건

중국 북방 지역의 경제 중심지를 노리는 정저우시 전경. [사진=정저우시 인민정부 홈페이지 ]


중국 북방 지역에서 베이징과 톈진에 이은 3대 경제 도시 지위를 놓고 칭다오와 정저우가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각종 경제 지표에서 칭다오가 소폭 앞서 있지만 정저우가 인구·교통 측면의 우세, 광활한 내수 등을 앞세워 1~2년 내에 역전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칭다오 20년 '넘버3' 지위 흔들

1978년 개혁·개방 이후 1999년까지 베이징·톈진과 더불어 북방 경제를 이끌었던 도시는 랴오닝성 선양이다. 1999년 기준 선양의 국내총생산(GDP) 총액은 1013억 위안(약 17조5000억원)으로 같은 성의 다롄과 산둥성 칭다오를 앞섰다.

2000년대 들어 랴오닝성 등 동북 지역의 경제가 쇠퇴하고 산둥성 연해 지역의 가공·중개 무역이 급성장하면서 처지가 뒤바뀌었다. 산둥성 경제 중심지인 칭다오는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20년 연속 북방 경제 3위를 지켜왔다.

허난성 정저우의 추격은 2010년부터 시작됐다. 2011년 GDP 기준 20대 도시에 진입했고 2015년에는 선양을 제쳤다. 2016년 다롄까지 따돌린 정저우는 지난해 GDP 순위가 전국 15위까지 치솟았다.

27일 중국 국가통계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정저우와 칭다오는 모두 6.5%의 성장률을 달성했다. 칭다오의 GDP 총액은 1조1741억 위안으로 정저우(1조1589억 위안)보다 152억 위안 앞섰다.

1인당 GDP는 칭다오가 12만4282위안, 정저우가 11만3139위안으로 박빙이고, 일반 공공예산수입 규모도 칭다오 1241억 위안, 정저우 1222억 위안으로 엇비슷하다.

위신안(喩新安) 중국지역경제학회 부회장은 제일재경과의 인터뷰에서 "향후 1~2년 내에 정저우가 칭다오를 추월할 것이라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후발 주자로서의 장점이 더 많고 잠재력도 더 크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정저우, 교통·내수 우위 확실

위 부회장은 "정저우는 중국 내륙 교통의 허브이며 내수 시장도 광활하다"며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대외 무역이 타격을 받아 내수 확대 정책이 강화되면 정저우가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통계를 살펴보면 지난해 항공편을 이용한 국제 화물 운송은 베이징·상하이·광저우·선전·정저우 등 5개 도시에 90%가 집중됐다.

항공 운송 측면에서 중국 대표 도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성장한 셈이다. 철도도 베이징~광저우, 간쑤성~하이난성을 잇는 고속철이 열십자로 교차하는 요충지다.

인구 우세도 눈여겨볼 만하다. 지난해 기준 정저우의 상주인구는 1035만명으로 칭다오(950만명)를 앞선다. 지난해 21만6000명이 증가하는 등 상주인구 수가 9년 연속 15만명 이상씩 늘고 있다.

특히 정저우의 배후 시장인 허난성은 상주인구(9640만명) 기준으로 중국 내 1위, GDP 규모로는 5위다. 허난성의 도시화율은 53.2%로, 전국 평균보다 7%포인트 이상 낮아 성장 공간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겅밍자이(耿明齋) 허난대 경제학원 명예원장은 "정저우는 허난성의 유일한 중심 도시인 반면, 칭다오는 같은 성의 지난, 옌타이 등과 경쟁하고 있다"며 정저우의 경우 광활한 내수 우위를 홀로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지난해 보유 자금(정저우 2조3356억 위안, 칭다오 1조7876억 위안) 규모의 격차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혁신역량 제고, 인재 유치가 관건

정저우가 경제 총량과 함께 질적 측면에서도 북방 경제 3위를 굳히려면 낙후한 산업 구조 개선을 위한 우수 기업·인재 유치가 필요하다.

현재 정저우에는 버스 제조업체로 잘 알려진 위퉁(宇通)자동차와 아이폰 위탁 제조업체 폭스콘 정도를 제외하면 유명 기업이 없다.

첨단기술 기업 수는 2048개로 칭다오(3829개)와의 격차가 확연하다.

겅 원장은 "한 도시의 경제 발전은 GDP 총량뿐 아니라 구조도 봐야 한다"며 "경제 구조의 측면에서 정저우와 칭다오 간에는 장기적 차이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중국 교육부가 추진하는 100대 유망 대학 육성 프로젝트 '211대학'에 포함된 허난성 소재 대학은 정저우대가 유일하다. 우수 인재 수급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에 허난성은 40억 위안을 투입해 정저우대와 허난대를 함께 일류 대학으로 키우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또 베이징사범대와 인민대, 중국민항대 등 유명 대학과 손잡고 분교와 연구원 유치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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