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부자들] 소액 지방투자 20년…"월급 묻고 연봉 더블로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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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환 기자
입력 2020-04-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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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달 평균 200만원 임대수익+매매차익 5억원 실현

  • 큰 한 방보다는 안정적인 수익률…반전세·월세 선호

  • 전세가율·대지지분 높고 값싼 저층 노후아파트 선점

<편집자주> 우리는 한 해에 부동산 자산이 수억원씩 불어나는 시대에 살아왔습니다. 혹자는 이 기회의 땅에서 큰돈을 벌었고, 누군가는 적은 이윤에 만족하거나 손해를 보면서 부자들의 뒷모습을 바라보게 됐습니다.

그래서일까요. 30대 이상 성인남녀가 두 명 이상 모인 곳에서는 어김없이 "누가 어디에 뭘 샀는데 몇억원을 벌었대"와 같은 주제가 으레 오갑니다. 삽시간에 궁금증의 초점은 그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에 맞춰지죠.

이에 본지는 소위 '아파트부자'로 불리는 이들의 이야기와 재테크 노하우를 여러분께 소개하고자 합니다. 성공담과 실패 경험뿐 아니라 기회와 위기를 마주했을 때의 심정과 전략, 그 결과까지 전하겠습니다. 매주 월요일 30부작으로 연재합니다. 이 기록으로써 우리 모두 나름의 교훈을 얻어가길 바랍니다.

[그래픽 = 김효곤 기자]


"매달 월급 한 번 더 받고 집 팔 때 연봉 한 번 더 받는다는 생각으로 20년간 투자해왔어요. 서울보다는 지방에서 수익을 실현하는 방법도 괜찮은 것 같아요."

아파트부자들 열다섯 번째 주인공은 직장생활 20년간 지방 위주의 소액 투자로 안정적인 임대수익과 차익을 실현해 온 건설업계 40대 직장인이다.

그는 수십, 수백 억원대의 자산을 운용했던 최근 사연자들과 달리 세금과 이자를 제외하고 매달 평균 200만원가량의 임대수익과 약 5억원의 매매차익을 실현한 투자자다.

레버리지와 전세보증금을 극대화해 주택 매수에 나서는 공격적인 방식을 선호하지 않고, 자기자본도 많지 않은 직장인이라면 주목해볼 만하다.

이번 사연 주인공의 특징은 큰 한 방보다는 일정한 '수익률'을 설정하는 성향이다. 종목은 입지가 좋은 정비사업 대상지 위주로 삼았다. 시세 상승 여력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우선, 준공 20년차 이상의 저층 노후 아파트 중에서 대지지분이 넓고 전세가율이 높은 매물을 찾아다녔다. 주말마다 수도권과 광주, 부산 등 지방 광역시를 돌았다고 한다.

수도권과 광역시는 향후 꾸준한 인구 유입 또는 임대 수요가 있는 곳이다. 대중교통이 가깝고 도보로 통학할 수 있는 학교가 있어야 하는 입지는 기본이라는 얘기다.

층수가 낮고 대지지분이 넓어야 하는 이유는 여유 용적률과 일반분양 물량이 많아져 수익성이 좋고 재건축·재개발 이후 새집의 더 넓은 평형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매입한 아파트는 우선 한 차례 전세로 놓은 후 반전세 또는 월세로 전환해 임대료를 받았다. 매도 시점은 매입가의 두 배 정도 오른 시점으로 잡아 차익을 챙겼다.

정비사업이 완료될 때까지 기다리면 시세가 천정부지로 솟을 가능성이 크지만, 욕심을 부리지 않고 본인이 생각했던 '적당한 수익'이 나오면 빠진 셈이다.

첫 투자는 그가 첫 직장을 얻은 지난 2000년으로 돌아간다. 지난해 시공사를 선정하면서 재건축 사업이 본궤도에 오른 경기도 성남에 있는 A아파트다.

단지 규모는 4층짜리 300가구였고, 매물은 65㎡(19평)에 대지지분 39㎡(12평)로 3000만원이었다. 전셋값은 2500만원이 맞춰져 있어 실투자금은 500만원에 불과했다.

IMF 이후 집값이 하락하면서 전세 수요가 많아진 현상이 반영된 결과다. 이 매물은 약 2년 뒤 6000만원에 팔았다. 임대료를 빼고 차익만 놓고 봐도 연 수익률은 8.3%다.

"당시 성남에 있는 한 단독주택에서 살고 있었기 때문에 잘 아는 지역에서 시작했어요. 교통 여건이나 초·중·고교 등 입지적 가치를 잘 아는 곳이니까요."

"재건축을 선택한 이유는 모은 돈이 1000만원 정도밖에 없어서 서울에 투자하기가 어렵기도 하고, 노후 아파트의 미래 가치를 최저점에 사서 고점에 팔기 위해서죠."

"지방에서는 교통과 학군이 좋은 입지를 기본적으로 보고, 최소 중학교까지는 도보거리에 있는 단지를 매입했어요. 그래야 임대가 잘 나가니까."

그는 이런 전략으로 △광주 운암동 B아파트(최고 5층·59㎡) △부산 남천동 C아파트(12층·55㎡), △성남 대지지분 66㎡ D단독주택 △수원 연무동 재건축 구역 84㎡ E아파트 △거제도 아파트 두 채 등을 매입했다.

이 중에서 성남 D단독주택은 리모델링비 포함 1억6000만원에 지난 2014년경 매입해 지난달 3억원에 처분했다. 재개발 호재로 2억5000만원까지 올랐다가 정비구역 대상에서 해제되자 급매로 나온 매물이었다.

보증금 7000만원에 대출 2000만원, 나머지 자기자본으로 매수금을 조달했고, 리모델링 후 지하 1층~지상 2층 세 가구에서 전세와 반전세, 월세를 맞췄다.

"공시가격에서 조금만 더 주고 산 셈인데, 리모델링만 조금 하면 수익이 나쁘지 않겠다 싶더라고요. 새집이 없다 보니 오히려 임대도 잘 되고요."

"어떻게 보면 남들이 빠져나올 때가 저한테는 기회였던 거죠. 거제도의 경우도 최근에 집값이 40~50% 빠졌거든요. 돈 100만원에 세금 빼면 들어간 게 없어요."

"월세 맞춰놓고 그냥 잊고 사는 거예요. 사람들은 왜 샀냐고 하는데, 부동산에서 끝없는 내리막은 없는 것 같아요. 빠진 집값이 언젠가 회복하면 저한테는 다 수익이잖아요."

최근에는 부동산 자산을 정리하면서 현금을 쌓기 시작했다. 현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인해 다주택자 부담이 커졌고, 앞으로 또 다른 폭락기가 왔을 때 필요한 자금을 쌓아두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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